문화국가 만들기

한강 작가의 효과를 확장 지속한다굽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2. 6. 10:21

-한강 신드롬에서 다시 최고은을 생각한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2011129일 작가 최고은이 안양시 석수동 월셋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최고은 작가가 남긴 메모는 어려운 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사실상 최고은 작가는 가스와 전기가 끊긴 추운 방안에서 굶어 죽은 것이다. 췌장염은 고통을 더욱 가중했다. 이때 최고은 작가의 죽음 때문에 젊은 창작자의 현실이 다시금 부각이 되었다. 작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런 공감대의 형성으로 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지원책이 되어 버렸다. 더구나 매우 적은 예산밖에 없는데 말이다. 젊은 작가들은 예술인을 증명하기도 어려웠다. 작품 활동 경력이 적거나 미약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치열한 창작 정신으로 버티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작의 기회이자, 알릴 수 있는 계기였다. 여전히 최소한 밥은 굶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청년 작가들에게는 절실하다.

 

명성이 있거나 일정한 반열에 오른 작가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세계 3SF 상 가운데 하나인 필립 K. 딕상 후보에 한국인 최초로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가 올라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 필립 K. 딕상뿐만 아니라 정보라 작가는 이미 2022'저주 토끼'로 부커상,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등에서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정보라 작가는 이론적인 기본기와 실력이 탄탄한 작가이다. 또한, 전문 번역가로 러시아/폴란드 문학 번역에서는 베테랑이다. 하지만 현실은 11년째 시간강사였다. 우수 강사로 총장상도 일곱 차례나 받았지만, 저임금과 격무에 시달리다가 퇴직금도 못받고, 그만두고 말았다. 대학강사가 초단기근로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퇴직금과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고 이에 부당하다며 연세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우려곡절 끝에 주 40시간 이상 노동이 일부 받아들여져 최종적으로 퇴직금 등 3,300여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교수나 시간강사의 퇴직금과 수당 지급 기준도 같아야 한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정보라 작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보라 작가와 같은 훌륭한 작가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가 학교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자기 임금에 대해서 소송을 벌이는 처지에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정보라 작가가 염원한 것은 창작을 할 수 있는 안정된 토대였을 것이다.

 

한강 작가도 서촌에서 서점을 하고 있었는데, 대학 교수인 남편과 헤어지고 아들을 건사하기 위해 독립서점을 운영한 것으로 추측했다. 남편과 헤어진 사실도 노벨상 수상 때문에 뒤늦게 알려진 것이지만, 천하의 한강 작가도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 작가들도 아이를 키워야 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서점은 적자가 심하게 누적된 상황이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대부분 국민의 독서율을 문제를 이야기하거나 번역 예산 등을 말한다. 나아가 출판이나 서점 아울러 도서관 진흥책도 말한다. 하지만 창작자들에게 대한 지원책 등은 찾아볼 수가 없다. 특히 젊은 작가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예산을 만들고 제도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작가가 있어야 작품 창작이 있고 그 작품을 독자들이 읽기 위해 사며 아울러 해외 여러 나라에 번역을 할 것이 아닌가. 언제나 작가들은 스스로 생겨나는 것일까. 꼭 그들에게 돈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최소한 밥은 먹고 창작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고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가교 구실이 중요할 뿐이다. 디지털 흐름에 문화콘텐츠 예산이 많이 배분되는데 생색내기 좋고 연관된 곳이 많기 때문이리라. 이에 비해 출판에는 예산이 적으며, 더욱 문학에 대한 지원은 말할 것도 없다. 문학은 매우 거대한 규모인 것 같지만, 매우 영세한 소수자들의 영역이다.

 

특히 출판 문학은 크게 성장하는 웹소설과 다른 영역에 있지만, 많은 예술작품 영역에서 영감을 주는 뮤즈와 같다. 그런데도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어떤 성과가 있을 때만 눈길을 주다 떠난다. 숟가락 얹기도 상당히 심한 편임을 애써 여기에서 부각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통해 미래 세대들이 더 꿈을 가지고 지속화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최고은 작가의 죽음과 한강 작가의 수상이 기묘하게 겹치는 이유이다. 이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학이 K 콘텐츠의 수원지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은 바로 지금이라는 점에서 2025년에는 이전의 과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시간에도 청년 작가가 어디에서 굶주리고 병마와 싸우며 예술혼을 불태우다 자기의 몸까지 사르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