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경영 이론과 사고법 100

핑프족의 심리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1. 7. 14:12

-핑프족은 암기교육의 산물일까.


핑프족은 핑거(finger Princess) 혹은 핑거 프린스(prince)의 약자어이다. 손가락 공주, 손가락 왕자라는 뜻을 가진 셈이다. 이전에 엄지 공주라는 말은 있었다. 동화에서 엄지만한 공주를 가리키는 말이다. 1835년 안데르센이 발표한 동화로 정말 엄지만한 공주로 사람에게는 작은 나비와 두꺼비는 정말 크기만했다. 그들은 인간에게는 정말 하찮을지 모르지만 엄지공주에게는 무섭기만 했다. 아름다운 나비조차. 핑거공주, 핑거 왕자라고 해야 겠지만 핑프족은 말 그대로 종족이다. 핑프가 손가락만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형태는 다른 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핑프는 생김새가 아니라 그들의 행위를 보고 핑프라고 한다. 손가락으로 클릭이나 질문을 던져서 정보를 취합하는 몰입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스스로 고민하거나 생각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정보도 다른 사람에게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물어보는 사람들을 뜻한다. 물론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남이 물어보면 자기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자세하게 가르려춘다. 비록 가르침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말이다. 핑프족은 질문만던지면 알아서 모셔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름이 붙어진 것이다. 


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 입시교육 내지 암기식 교육의 여파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암기를 중심으로한 입시교육에서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얼마나 많이 지식을 암기했는가를 주용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이 스스로 답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누군가 만들어놓은 답을 맞추는데 익숙하다. 그렇기때문에 자기 스스로 답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자기 주장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이론을 많이 암기하고 있는 이들이 똑똑하며 그들이 전문가가 된다. 사회적으로 좋은 지위와 입지를 갖추게도 된다. 어떻게 보면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는 것이다. 


이런 왕자와 공주들은 사실 우수한 학생들일가능성이 높다. 심리적으로는 의존적 성격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서지 못하는 샤이한 사람들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책을 관찰하거나 그것을 판단하는데만 능숙하고 실제 실천을 통해 만들어내는 액터들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사회전체가 허약한 창조토대를 갖게 된다. 포털 서비스 등 검색 사이트가 이러한 행위들 때문에 광고 수입을 얻는 등 수익 모델을 구축한 것도 사실이다. 네이버 지식인에 질문을 던지면 그것을 자발적으로 댓글을 단다. 잘하면 포인트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형 인간이란 바로 이런 핑프족들을 말하는것일수도 있다. 하나의 시스템 안에 있는 지식은 천편일률적일테니 말이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도 이런 질문을 통해서 간단하게 정보를 취합해 얻으려는 왕자병, 공주병이 전이되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도 이제 이를 의식하는 영상들이 대거 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지식으로는 정말 최고의 전문가들만 겨루는 자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자명한 일이다. 현실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몸으로 부딪히는 이들이다.  핑프족은 스스로 해결하지 않을 뿐더러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행태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견해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책임을 지지않는 것. 우리 사회는 한편으로 다른 이들의 탓으로 돌리면 그것에 대해서 유야무야 되는 풍토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글 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평론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