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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젊은 세대는 자포자기로 사치하는 것일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1. 29. 15:09

부정적인 사회 전망과 소비현상을 연결짓는 일은 예전부터 익숙하게 관찰되어 왔다. 이런 맥락에서 흔히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 때문에 현재를 즐기자는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냥 보통의 생각으로 보자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과히 틀리지 않아 보인다. 일단 경제적인 관점에서 조금씩 도토리를 모으듯이 축적을 해보았자, 예전처럼 재산을 만들지 못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월급은 적고, 집값은 오르니, 집을 마련하려고 근검절약해야할 시간이 길수록 지치고 힘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렵게 아등바등 모으면서 사느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즉, 미래의 욕구 충족보다는 현재의 욕구충족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과감하게 지르는 행동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자포자기 상태에서 사치를 즐기는 것이라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분석을 대하면, 요즘 젊은 세대는 모두 현실을 즐기며, 그렇게 해야할 것으로 생각되게 만든다. 사회현실이나 경제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현재소비주의를 당연시 하는 것이다. 당연시 할수록 젊은 세대의 현재를 위한 소비행태는 촉진될만해 보인다.

그것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업체들이나 마케터들에게도 유용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찰나적인 소비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몇가지 오류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현재의 소비주의에 치중하는 것이 낳을 결과에 대해서 배제한다. 그리고 이를 일반화 하면서 그런 소비주의를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어려운 현실을 감내하며 자본을 축적하려는 이들에게 압력을 주게 된다. 마치 현재를 즐기지 않으면,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특히 이런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대세의 흐름을 따라가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을 위해 가치 투자를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자포자기나 좌절감 이전에 자아충족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축적된 자본이 없다는 것은 부채의 상승과 연결이 된다. 현재의 소비주의에 빠질수록, 개인이 부채에 빠질 수 있는 것은 국가채무의 증가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는 이런 현재주의 소비가 기업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구매력을 축적할수록 더 큰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구매력을 축적할 수 있도록 만들지 않으면, 소비는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소비주의에 익숙할수록 대박 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근로의욕은 저하된다.

무엇보다 새로운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이 적극적으로 소비진작될 수 없게 된다. 이미 오랜 동안 인정 선택 받았던 제품들만 판매된다. 새롭게 창조적으로 시도하고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외면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을 통해 개척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퇴색하게 만든다. 새로운 세대의 적극적인 구매력 확대가 장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의 아이템 즉 전체 경제 규모를 크게 만들지 않는 상품들에 대한 소비만 늘어난다. 내구재 같은 항구적이고 큰 규모의 경제 영역은 담아내지 못한다. 이는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 관점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자포자기형 사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현재 진단을 내리는 데 그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좌절의 소비를 당연시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하지도 다 그렇게 소비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젊은 세대들 가운데에도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자본을 축적하는 이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한 이들이 여전히 그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의 행동을 긍정적이라며 독려하며 무조건 크게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되는 점이 있을 수 있다. 미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닌 것은 분명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소비주의에 빠지는 것 보다 미래를 고민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태도가 더 바람직 하다. 바람직한 방향성을 검토하고 그것으로 이끌어가는 노력도 문화 프레임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단지 현재의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이러하다는 것만 보여주는 것은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소비 마케팅만 확장 시킬 뿐이다.

단기적인 소비가 아니라 전체적이고 체계적인 소바가 낳을 수 있는 긍정성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미래 소비를 위한 사회경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해야 한다. 고용구조, 집값, 금융 시스템, 결혼 육아등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소비주의에 빠져들 지라도 부딪혀야 할 현실의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그런 소비에만 머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