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헌식(박사, 평론가, 한국연구소)
예상못한 NFT 국악에도?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기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과 맞물려 등장한 암호 화폐보다 NFT가 문화예술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음악에서 더욱 NFT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음악 환경이 내재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도유망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악계에서도 최근에 전통문화 자원과 문화 코드를 활용해 NFT를 발행하고 있다. 이는 전통음악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통해 대중화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블록체인은 물론이고 NFT에 대한 개념을 잡기는 힘든 상황에서 마치 우후죽순처럼 많은 NFT 발행 플랫폼이 선을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그 기본적인 개념과 특성 그리고 방향성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따라서 우선 NFT의 개념은 무엇이고 이와 함께 파악해야 할 부대 개념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음악에서 구체적으로 NFT를 적용하는 과정은 무엇이며 국악에 적용된 두 유형의 사례에서 그 특징을 정리하고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NFT가 도대체 뭔데? 다르고도 연결된 NFT 유형 그리고 음악 NFT
NFT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이다. 소유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인데, 복제가 안 되기에 대체 불가능이라는 말을 쓴다. 이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 속에서 구현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당장에 실감하게 만든 것이 NFT다. 그럼 블록체인은 무엇인가. 블록체인 기술은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탄생했다. 중앙 변조나 왜곡을 막으려고 ‘블록(Block)’ 단위로 생성되는 기록을 여러 장소에 나눠(분산) 저장한다. 즉, 블록체인은 암호화된 블록을 연결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그림·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을 가리키는 주소를 토큰 안에 담은 것이 바로 NFT다. NFT는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식별 정보를 부여한다. 기존의 파일은 데이터로 이루어져서 중앙 서버를 해킹하면 쉽게 복제될 위험이 있었지만, NFT는 분산 네트워크 저장을 하기에 이런 위험이 적고 고유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술품들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이 NFT로 탄생하고 거래되기에 이르렀다. NFT가 있는 디지털 콘텐츠 자산들은 소유자와 거래 이력이 블록체인 기술로 정확하게 기록된다.
NFT는 모든 디지털 흔적이 된다. NFT는 몇 개의 유형이 있다. 아트 NFT는 시초격으로 그림,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NFT로 만든 것이다. 다음으로 캐릭터 NFT다. 여러 패턴을 조합해 캐릭터 사진을 만든다. 예를 들면 사람 얼굴을 만든다면 여러 부위의 패턴을 그려 합성하고 NFT 토큰이라는 고유성을 부여해 캐릭터 NFT 소유권을 갖게 한다. 다음으로 프로필 사진 NFT는 PFP(Profile Picture) NFT라고도 한다. 트위터 등 SNS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는 NFT이다. NFT를 프로필(Profile) 사진으로 SN에서 NFT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활용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문화 예술에 NFT 가운데 무엇보다 음악 NFT는 다른 결이 있다. 기존 음악 소비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하나는 창작자에게 대가 온전히 돌아가지 않고 중간 매개자들이 상당수 이익을 가진다. 두 번째 한계는 팬도 온전히 음악을 소유할 수 없다. 돈을 주고 음반이나 음원을 사도 그것은 복제한 음악을 갖는 것에 불과하다. 음악 NFT는 온전하게 특정 음악을 자신의 소유로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소유자를 증명하므로 NFT 음악은 오로지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에 수없이 복제된 음반이나 음원을 구매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가수와 팬은 중간 유통이나 매개자 없이 바로 만난다. 가수는 직접 NFT를 만들어 판매하고 팬은 이를 직접 구매한다. 그러므로 가수는 100% 수익을 갖게 된다. 또한, 팬은 100%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지불 수 있다. 1위 인기 가수가 수익을 대부분 갖는 음원 플랫폼과 다른 구조다. NFT를 가진 팬에게만 다양한 특전을 주기 때문에 팬들도 상생한다.
전통공연예술계 속 NFT
음악 기반 NFT 블록체인 플랫폼도 이미 100여개가 넘고 있다. 이 가운데 국악에서도 NFT가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으로 꼽을 수 있다. A 유형은 ‘캐릭터 유니버스’이며, B 유형은 ‘사운드 샘플링’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 유니버스는 캐릭터를 통해 새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유형이다. ‘사운드 샘플링’은 악기 사운드 등의 샘플링을 구축하고 유통하는 유형이다. 이 두가지는 매우 상징적이면서 실제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캐릭터 유니버스’의 사례로는 NFT 프로젝트 혼(HON)이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에 중요한 NFT 소재는 캐릭터 인물들이다. 음양을 조율하는 검(劍)·경(鏡)·령(鈴)이라는 3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서 알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주목하지 않는 점이 있는데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스토리텔링이 캐릭터들과 잘융합할 때 혼(HON)의 스토리텔링에서 음양 조율사 3명이 한반도의 가상 국가에서 폭군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노래를 통해 세상을 안정되고 평화롭게 한다. 능력자 3인으로 속 김준수, 김주리, 서진실 등 스타 국악인들이 참여하고 이들을 활용해 NFT를 발행한다. 이들의 캐릭터 NFT를 프로필 NFT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한다. 스토리텔링이 캐릭터들과 잘융합할 때 더욱 이런 프로필 NFT는 활성화될 수 있다.
다음으로 사운드 샘플의 사례는 우리 전통 악기 소리를 담는 국악 NFT ‘온음(Oneum)’이다. 혼(HON)이 응용 콘텐츠 NFT라면 ‘온음(Oneum)’은 기초적이고 원천적인 NFT 사례에 속한다. ‘온음(Oneum)’은 악기 8종 즉 대금(2), 해금(2), 피리, 태평소, 가야금, 거문고의 연주 샘플을 NFT에 담는다. 8종의 국악기 연주 샘플은 12종의 리듬과 7종의 음계가 조합하게 되는데 총 1344가지의 사운드 소스가 된다. 사운드 NFT의 소유자는 이런 원천 사운드 소스를 소유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창작하는 경우 누구에게나 제작 배포할 수 있게 된다. 사운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운드와 함께 제공되는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자유롭게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 NFT를 만들어낼 수 있다.
‘캐릭터 유니버스’ 의 혼(HON)은 스타들의 팬심을 활용해 널리 확산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내재 되어 있고, ‘사운드 샘플’은 원초적인 음악 기본 자원을 NFT이기 때문에 그 목표 대상이 팬과 창작자라는 점에서 같고도 다르다. 하지만 팬과 창작자의 경계가 달라지는 프로 슈머의 시대에서 NFT 측면에서도 이들의 융합은 활발하게 시도될 수 있다. 팬이 자유롭게 사운드와 이미지 소스를 활용해 창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둘은 차이가 있지만, 차후에 스토리텔링 속 캐릭터가 어떤 사운드를 활용했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NFT가 생성될 수도 있다. 여전히 국악 NFT는 생성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다른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NFT 미래
NFT는 모든 디지털 흔적이 다 될 수 있기에 국악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국악의 NFT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또한, 걸음걸이를 잘 떼야 한다. ‘범 내려온다’라는 NFT 음원이 비교적 일찍 발매된 적이 있는데, 그들이 비교적 일찍 NFT 음원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지명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명세와 관계없는 국악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NFT로 알려야 더욱 가치가 있을 수 있다. NFT의 적용은 각 장르 분야로 확산일로에 있다. 예컨대, 국립극장 공식 초청작 '비몽사몽'은 공연 실황과 음원을 담은 NFT를 발행했고, 국악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음원 및 콘텐츠들은 NFT로 발행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국악 콘텐츠 NFT가 되면서 팬과 창작자의 가교 역할은 물론, K 국악의 명성을 세계에 알릴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과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하며 시대 감각과 글로벌 정신에 맞는 국악의 창달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