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올 가을 안방극장에서는 '사극 열풍'이 유독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태왕사신기'와 '왕과 나', '정조 이산' 등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일주일 내내 사극이 주요 방송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고요.
최근 케이블 방송국에서도 자체적으로 사극 제작 방송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 같은 사극 열풍, 그 이유는 무엇인지 최영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조선 시대 여섯 군주와 궁중 내시들의 일대기를 다룬 '왕과 나'로 포문을 연 사극 바람.
초유의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던 '태왕사신기'와 '정조 이산'까지 가세하며 그야말로 '사극 천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김희진,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아이들한테 역사공부 시켜서 좋긴 한데 3사 방송 모두 사극이라 채널 선택권이 없어져 안 좋아..."
'주몽'과 '대조영'처럼 고구려 영웅을 주로 다뤘던 지난 역사물과 달리 올 하반기 사극 열풍은 조선 시대 군주의 리더십을 내세운 게 특징입니다.
[인터뷰:이서진, '정조 이산' 주연]
"정조라는 임금이 어떻게 왕이 됐는지, 왕이 되는 과정을 보여드립니다. 그 과정이 평탄치 않았지만 어떻게 성군이 됐는지..."
이는 지상파 방송국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케이블 방송의 영화·드라마 채널에서도 정조 대왕을 다룬 미스터리 사극물 등을 내놓으며 사극 열풍에 가세했습니다.
이 같은 방송사들의 치열한 사극 전쟁은 왜일까?
우선, 시기적으로는 정치적 리더십이 화두가 되는 대선 정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안상휘, CJ미디어 드라마 기획팀장]
"지금은 사극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대선을 앞두고, 사람들이 정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요, 올바른 군주상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고요."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전 연령층을 아우르면서 높은 시청률과 수익을 담보해 주는 수단이 된다는 점도 주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각 방송사들의 이 같은 '이유 있는' 사극의 쏠림 현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김헌식, 문화평론가]
"왕, 권력관계 쪽으로 비슷 비슷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포획된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대선 정국'이라는 호기를 노려 덩달아 거세게 불고 있는 사극 열풍.
'세종대왕'과 '선덕여왕', '홍길동', '일지매' 등 시대의 영웅을 다룬 사극물은 앞으로도 다수 제작될 예정이어서 안방 극장의 사극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최영주[yjcho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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