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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상하는 집에서 행복할지 알려주세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8. 31. 13:45

우리는 정말 자신이 살고 싶어하는 집을 원하고 있을까. 아파트 인기가 높은 것은 정말 살고 싶기보다는 뭔가 환금성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기도 하고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학군 등 교육적인 여건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이 있다. 설마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야외 탁 트인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여유로운 집을 대개 생각하고 말을 할 것이다. 어쨌든 상상하고 싶은 대로 사는 집이 있다면 정말 행복하지 싶다. 정말 상상하던 대로 그린 집이 실제로 있을까 싶기도 한데, 그 속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은 꿈을 꾸어봄직하다.

 

SBS ‘나의 판타집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꿈꾸는 집을 실제로 찾아 매칭 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집을 다루는 방송을 대개 집방이라고 하는데 이런 집방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우선 집을 고쳐주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것 그 다음으로 적절한 가격의 집이나 재테크용 집을 대신 찾아주는 경우가 있다. ‘나의 판타집처럼 자신이 꿈꾸는 집을 실제로 찾아서 숙박까지 해보는 방식은 이례적으로 할 수 있다. 상상의 집에 실제로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만이라고 하나의 대리만족이나 간접 충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동시대적으로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점이 묘한 동질감을 주기도 한다. 여러 장점도 있고 공헌점도 있고 더 생각해볼 지점도 있는 게 사실이겠다.

 

이 방송 프로그램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앞으로 연령대가 높은 노인 가족 구성원도 머물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자녀의 나이가 어리거나 미혼인 여성들이 좋아할 수 있는 집 위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위화감을 줄 수 도 있었다. 예컨대 30억의 집 가격이라는 점은 충분히 입이 벌어질 만도 했다. 언감생심 도저히 보통 사람들은 꿈꿀 수도 없는 집이 말이다. 게스트나 진행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대개 놀라움이다. 놀라는 표정. 전문가라고 해도 그 집을 꼼꼼하게 따져봐야하는데도 말이다.

 

아니 이런 집에 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삶이 영위된다고 여긴다면 그 자체가 착오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어떤 공간에 있더라고 그 공간을 어떻게 구성원들이 활용하는가에 따라 효용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짧은 기간에 숙박을 하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말이다. 집은 노동의 공간과 분리될 수가 없는데 이런 멋진 집들은 탈출구의 상상 공간에 존재하기 쉽다.

 

이런 점은 어떨까. 상상하는 집에서 실제로 살아보니까 불편하더라, 아니면 더 낫더라 하고 평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생각한 것보다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점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서 망상과 환상을 걷어내고 진정한 꿈의 집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다. , “우리가 상상하는 집에서 행복할지 알려주세요.”

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유했듯이 우리가 막상 상상하는 집들은 의외로 획일적이다. 그만큼 우리 스스로 꿈꾸어 집을 만들고 주거하기보다는 누군가 만들어놓은 수동적인 집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집에 관해서는 놀이적 측면에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 19 시대에 보건과 건강이 매우 중요해졌다. 하지만 방송에는 여전히 엔터테인먼트와 레저와 여행에 더 맞는 집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헌식(평론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