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왠지 초라해진 시상식… 세 가지 숨은 메시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21:41

왠지 초라해진 MBC 연예대상… 세 가지 숨은 메시지



지난 29일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 조권·가인 등 아이돌이 신인상 베스트커플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했다. 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연말 시상식은 종종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는 데 이는 수상자 선정에 방송사의 의중이 개입돼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번에도 그런 지적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MBC가 ‘연예대상’을 통해 말하려 한 건 뭘까.

주요 부문에서 아이돌의 수상이 두드러진 데서 아이돌 중심의 예능 프로그램은 계속 될 것으로 읽힌다. ‘우리결혼했어요’(‘우결’)에서 활약한 조권과 가인은 신인상(버라이어티 부문), 베스트 커플상을 거머쥐었다. 윤두준 크리스탈(코미디) 닉쿤 빅토리아 정용화 서현(인기상) 2AM(특별상) 등 3개 부문도 아이돌이 차지했다. 우수상, 신인상 등 주요 부문에 코미디언이 수상한 ‘KBS 연예대상’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올해 인기를 끈 MBC 예능 프로그램 ‘우결’ ‘볼수록 애교만점’ 등이 주로 아이돌 중심이기 때문이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그나마 시청률이 쉽게 보장되는 아이돌 출연자를 확실히 포섭하겠다는 것 아니냐. 아이돌이 지금은 인기가 많지만, 과연 예능인으로서 얼마나 오래 활동을 할지 의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MBC로서는 패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바퀴’가 ‘무한도전’을 제치고 ‘최고의 프로그램’에 뽑힌 것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2011년에는 실내 토크 버라이어티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한도전’이 마니아 프로그램으로 굳어지는 반면 ‘세바퀴’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예인이 출연, 토요일 가족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놀러와’ ‘황금어장’ 등 실내형 토크쇼도 선전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SBS에서도 ‘강심장’이 여러 상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MBC에선 그나마 꾸준히 인기를 얻은 게 ‘세바퀴’나 ‘놀러와’ 같은 토크쇼였다. 전체적으로 버라이어티는 이제 기세가 한풀 꺾인 반면, 토크쇼가 포맷을 달리해서 인기를 모아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BC 연예대상’이 올해 의미 있던 신규 프로그램을 시상에서 외면한 데서 내년에는 실험적인 시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왔다. 대상을 받은 유재석이 진행하는 ‘놀러와’ ‘무한도전’이나 인기상을 배출한 ‘황금어장’ 등은 모두 수년째 이어져 온 MBC 간판 프로그램들이다. 반면 ‘하땅사’ ‘꿀단지’ ‘7일간의 기적’ ‘단비’ 등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 프로그램들은 수상하지 못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유재석이 대상을 받았을 때 MBC 연예대상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신규 프로그램에서 잘 된 게 없다는 것 아닌가. 결국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간판 프로그램들 가지고 안전하게 가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는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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