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약자의 반격'...대중문화 속 토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21:43

약자의 반격'...대중문화 속 토끼

PLAY
동영상 보기

[앵커멘트] 

알고 보면 토끼는 대중문화 속에서도 여러 가지 이미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데요, 약하지만은 않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토끼의 모습을 김수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복슬복슬 귀여운 토끼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은 역시 어린이들입니다. 

친근한 이미지의 토끼를 주인공으로 삼은 책이나 인형, 캐릭터 용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를 모험의 세계로 이끄는 흰 토끼는 '안내자', '길잡이'를 상징합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이 상징을 빌려 주인공 네오는 토끼 문신을 한 여인을 따라서 진짜 현실의 세계로 나오는 길을 찾습니다. 

[인터뷰:김헌식, 문화평론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경우에도 선하면서도 꾀를 갖고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내,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번식력이 왕성한 토끼는 성적인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상징인 토끼모양 마크와 토끼 옷을 입은 '바니 걸'은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런 이미지는 동물들이 번식하는 계절인 봄과도 연결되는데 서양 문화권에서는 봄철 종교 축일인 부활절을 상징하는 토끼가 있어서 희생과 순결을 뜻하기도 합니다. 

앤디 라일리의 '자살토끼'는 포식자에게 먹히느니 스스로 죽음을 택한 토끼입니다. 

무표정한 토끼들은 온갖 기발한 방법으로 죽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냉소적이고 뒤틀린 유머를 선사합니다. 

반대로 아예 약한 동물의 이미지를 뒤집은 토끼들도 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만화에서 홍당무를 와삭와삭 씹어먹으며 등장한 '벅스 바니'는 사람과 다른 동물들을 골탕먹이는 짓궂은 캐릭터입니다. 

심지어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커진 토끼가 여우며 호랑이를 꿀꺽 삼켜버린다는 내용의 동화책까지 등장했습니다. 

토종 캐릭터로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엽기 토끼 '마시마로'는 약자로 남기를 거부합니다. 

곰이나 개처럼 자신보다 실제로는 훨씬 크고 강한 동물들을 사뭇 엽기적인 방법으로 혼내주는 '마시마로'는 약한 동물들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헌식, 문화평론가] 
"사람들은 굉장히 약하면서 소수자인 사람이 승리하기를 바라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토끼는 선하면서도 꾀를 통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그런 꿈과 비전을 보여주니까 많은 분들이 토끼에 대해서 친근감을 갖고 캐릭터에 대해서는 선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승리하는 모습들을 많이 나타내고 있습니다." 

약하지만 지혜로 상황을 바꾸는 토끼처럼, 반전의 묘미가 있는 2011년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요?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