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스타 2세라면, 보통 연예인 활동을 하는 스타의 자녀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열거 할 수 있다.
하정우(김용건), 장나라(주호성), 송일국(김을동), 김주혁(김무생), 이루(태진아),티아라 전보람(전영록), 백도빈(백윤식), 민준호(민지환), 박준규(박노식), 허준호(허장강), 최민수(최무룡), 이덕화(이예춘), 전영록(황해 백설희), 독고영재(독고성), 연정훈(연규진), 주얼리 하주연(하재영), 조승우(조경수), 포커즈의 이유(설운도) …
스타의 자녀라는 점은 다른 이들이 가질 수 없는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다른 스타 지망생들이 매체의 주목을 한 번 받기도 힘든 상황에서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유명 연예인의 자녀라는 점은 이롭다. 이른바 후광 효과(Halo Effect)때문에 인지적 자본을 구축하기 용이하다.
예컨대 최민수, 독고영재, 전영록, 허준호, 김주혁, 박준규, 송일국, 이루 등은 데뷔 초기부터 스타의 자녀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물론 주목을 받아도 그것을 스스로 능력을 통해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스타 부모의 후광을 입지 않으려고 노력한 이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하정우다. 아예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하고 아버지 김용건의 후광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연정훈의 경우도 후광에서 벗어나려 노력 한 케이스다. 방송 프로그램들은 이러한 연예인과 그들의 자녀를 집중적으로 포섭하기 시작했다.
방송, 스타 2세를 캐스팅하다지난 6월, 가수 전영록과 보람 우람, 세 부녀가 함께 떠나는 공감 가족 여행기 MBC에브리원 '우람씨네 가족캠프'는 연예인 2세를 등장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그래도 성인의 자녀와 스타를 등장시키고 있지만,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은 어린 스타 2세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있다. 이런 점이 그동안 스타 2세들과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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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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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네 명의 연예인 아빠들이 육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한 종편사의 <아내가 사라졌다>에서는 아내가 주부파업을 선언한 이후 남아 있는 남편들이 자녀들의 육아와 교육을 어떻게 다루는지 관찰한다. MBC <숨은 보물찾기 용감한 형제들>은 연예인들의 자녀들을 재구성하여 '남매 팀', '자매 팀', '형제 팀'으로 나누어서 미션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간간히 방송연예뉴스에나 나왔을 스타 2세들이 집중적으로 등장했던 것은 SBS <스타쥬니어쇼-붕어빵>이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예능감각과 엔터테이너 기질을 발휘하며 드라마 등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이후에 MBC <아빠 어디가>에서는 스타들의 2세를 본격적으로 야외 리얼버라이어티에 등장 시켰다. 초기에는 아빠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여러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겉으로 드러내는 언행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연출이 배가되었다. 또한 연예인 아빠들이 없이도 자기들끼리 팀을 이루는 프로그램 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연예인들의 자녀가 아니라면 프로그램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SBS <오!마이 베이비>는 아예 연예인 스타의 3세 즉 손자 손녀를 등장시키고 있다.
육아 예능? 스타 2세에 대한 상품성 획득 경쟁!일부에서는 이런 프로그램들의 등장을 하나로 묶어 ‘육아 예능’이 하나의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아빠는 어디가 이후에 유사 개별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연예인들의 아이를 두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쪼개어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다. 스타 2세에 대한 상품성의 획득 경쟁이 어린이에서 유아로 이동하고 말았다. 일찍부터 스타의 자녀라는 점을 들어 대중적 주목을 이끌려고 하는 제작행태의 결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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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빠! 어디가>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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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어린이들이 만약 연예인들의 자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 나이에 미디어에 노출되면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는 여전할 수 밖에 없다. 인권적인 차원에서 문제일수 있으며, 미디어 노출증은 물론 외상후 스트레스도 우려된다. 독자적인 판단을 통해 자기 스스로 선택한 것과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 연예계로 진로를 정한다면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
육아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이런 컨셉이 등장하고 있겠지만, 사실 스타들의 자녀들은 대표성을 갖기가 힘들다. 스타들은 일반 시민들과 다른 생활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출 퇴근 해야 하는 일반 시민들은 수입구조도 그들과 다르다. 또한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긍정적인 편향을 통해 아이들을 바라본다. 거꾸로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윤후에 대한 악플이 등장한 것은 그 반대에 해당한다. 스타들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육아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MBC <우리 결혼 했어요’> 스타들의 가상 결혼을 엿봄으로써 결혼 생활을 극장의 팝콘처럼 소비했다. 연예인들의 2세가 등장하는 프로그램도 이런 측면에서 소비된다. 일반인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리얼버라이어티에 밀려 사라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의 고민과 모색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절실하게 필요하다.
세습을 욕망하는 사회무엇보다 이제 스타들의 2세이기 때문에 무조건 주목을 받는 시점은 지났다. 더구나 아이들이 독자적으로 대중문화 영역의 입지를 갖추기 힘들고, 그들은 한 번 사용되고 버려질 수 밖에 없다. 2세들의 순수성이나 귀여움이 사라지고 합리적인 인격체가 될 수록 그 시기는 빨리 찾아온다. 이러한 점은 정치나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무조건 시장에서 선호될 리가 없다. 심은하와 지상욱처럼 정치권에서도 연예인 후광을 입은 정치인들이 부각되지만 문제는 정치적 역량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과 인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도 후광이냐 독자적인 역량이냐의 기로에 있다. 독자적인 역량을 보이지 못하면 대중의 외면은 급속 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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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지가야>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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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런 2세 3세의 세습 문화는 양극화의 심화를 단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단지 스타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지적 자본에서 유리한 측면을 제공받는 것은 우리사회의 세습적 편중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 지 상징적 실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혼자 스스로 자수성가할 수 없고, 이미 갖춰진 집안의 토대 위에서 프리미엄 리그가 치러지는 사회는 분명 바람직한 게 아니다. 거꾸로 대중들은 그러한 것을 욕망하고 있고, 그것이 대중 스타들에게 투영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후광 효과는 말 그대로 후광효과에 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