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종영한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평균 시청률은 10%(AGB닐슨 미디어리서치)지만, 인터넷에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청 소감은 20만 건에 달하고, 다운로드 횟수는 여느 드라마의 2∼3배였다. 인기의 원동력은 이선준(믹키유천) 구용하(송중기) 문재신(유아인)으로 구성된 ‘잘금 3인방’에 있다. 성균관에 남자로 가장하고 들어간 김윤희(박민영)를 늘 지켜주던 훈남 3인방의 매력을 순간 시청률(분당 시청률)을 통해 분석해봤다.
◇‘순정파’ 문재신과 ‘유쾌한’ 구용하=이번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로는 ‘걸오 사형’ 문재신을 연기한 유아인이 꼽히고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유아인은 믹키유천과 송중기를 제치고 1위를 해, ‘걸오앓이’ 열풍을 입증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문재신과 김윤희가 함께 나오는 장면은 순간 시청률이 0.3∼0.5%까지 올랐다. 예를 들어 17회 후반부 중 어젯밤에 왜 안들어왔냐고 걱정하는 윤희를 재신이 말없이 바라보는 장면의 순간 시청률은 14%로 직전보다 0.6%나 반등했다. 담벼락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윤희를 끌어안으며 “살아 있길 잘했군”이라고 무덤덤하게 내뱉는 모습 등 ‘걸오 사형’이 등장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구용하가 환하게 웃거나 능청을 떠는 장면도 순간 시청률이 오르곤 했다. 17회 중반부 구용하가 포졸들에게 자신을 암행 감찰이라고 능청스럽게 속이는 장면에서는 순간 시청률이 0.5%가 뛰었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거칠고 반항적이면서 속은 따뜻한 문재신 역은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의 진정한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이라고 평했다. 또 “구용하처럼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캐릭터는 재미있기 때문에 시선을 잡아 끈다”고 분석했다.
◇김윤희와의 로맨스에서 빛나는 이선준=원칙주의자인 이선준이 김윤희와 연애를 하는 장면은 시청률이 높았으나, 아버지와 대립하거나 혼자 고민하는 모습은 순간 시청률이 주춤했다. 19회 중간 부분에서 선준이 아버지와 각을 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직전 12%였던 순간 시청률은 11%대로 내려앉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언제나 옳은 말을 하고, 정의로운 행동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진지하게 고뇌를 표현할 때는 또 다른 감동을 줄 수는 있지만 이는 굉장한 연기 내공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랑에 주저하는 윤희를 다독이며 끌어안는 모습(17회)이나 윤희의 갓끈을 풀고 입맞추는 장면(18회) 등 로맨스 부분에서는 시청률이 매분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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