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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차승원이 요리한 곳은 섬? 어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2. 8. 08:08

나영석 피디의 tvN '삼시세끼ㅡ 어촌편'은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컨셉이 어촌의 생활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전편이 매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잡음이 일어 과연 제대로 방송이 될까 의심스러웠고, 그 반응도 우려가 되었다. 잡음이란 출연자들에 관한 여러 논란이었다. 출연자들의 논란에 관계없이 방송은 진행되었고, 반응도 예상대로 였다. 그 포맷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포맷의 특징은 프로그램의 타이틀과 배치되어버렸다.



이 프로그램은 타이들에서 드러났듯이 밥 한끼를 어촌에서 직접 연예인들이 해먹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밥한끼 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어 우리 일상생활의 식사 한 끼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직접 식재료를 마련해 즉시 밥을 해내는 과정은 소소하면서도 지극한 성취감을 준다. 밥은 인간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신이 직접 식재료를 기르거나 얻어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간이란 결국 밥을 안정적으로 맛있게 먹기 위해 다른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잊고는 하는데, '삼시세끼'는이를 잘 일깨워주고 있다. 자기가 매일 먹는 밥을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는 삶이란 편하기는 하지만 항상 우리의 불안 의식을 잊을만하면 자극한다.


'삼시세끼'에서 보여주는 식사준비 행위는 보는 이들의 피곤과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효과가 있다. 무슨 말일까. 처음에 이런 포맷의 프로그램을 접하면 '뭐하는 짓인가'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밋밋하기 때문이다. 극적이거나 재밌거나 자극적인 장면은 없으니 말이다. 복잡다단한 일로 항상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시골에서 보내는 단순한 라이프 스타일은 한적함을 통해 잠시 피곤함을 잊게 한다. 정신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단순한 육체 노동에 빠지면 기분 좋은 쾌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삼시세끼'에서 보여주는 음식은 화려하거나 다채로움이 아니라 단순한 밥상이기 때문에 더욱 독특한 매력을 준다. 도시에서는 수많은 음식이 손님을 부르지만 가격에 비해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도시의 인공 첨가물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다가 천연재료의 맛을 잘살린 음식 한그릇 먹는 것이 더 즐겁겠다. 과잉 조미료는 과잉 예능요소라고 할 수 있을 때, 예능에서 그 흔한 내기나 게임은 찾아 볼 수 없는 점이 이에 해당하는 예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빼어야 할 단어가 있다. 그 말은 바로 '어촌'이라는 단어이다. 왜 어촌이라는 단어를 빼어야 하는 것일까. 그게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말일까. 이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어촌에 간 것이 아니라 섬에 갔고, 그 섬에서 밥을 해먹고 올 뿐이다. 이는 전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농가에 가서 밥을 해먹고 다시 돌아올 뿐이었다. 다행(?)하게도 농촌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공간이 시골의 농가 그것도 육지에서 바다에 있는 섬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한 채의 집을 정해 그곳에서 가끔 숙식을 해결한다. 그들은 농촌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과 같이 촌 그러니까 마을에 들어가지 않는다. 애써 마을에 섞일 필요 없이 밥 세끼 해먹고 다시 도시로 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삼시세끼'에는 도시인들의 욕망이 배어 있었다. 농가 한채 사서 쉬었다오자는 단순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그냥 단순한 심리를 반영하면, 가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근력과 몸으로 밥을 해먹는 과정을 넣었을 뿐이다. 이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정작 주민에게는 관심이 없다.


사실 마을 사람들과 뒤섞이는 것은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마을에 애경사나 현안이 오죽이나 많을까. 그들은 그냥 쉬러왔을 뿐. 지역에 간 등산객이나 도보객들이 트레킹길이나 산책길을 걷고 지역주민들은 전혀 관심이 없이 다시 돌아오는 행태와 같다. 그 길을 만든 것은 지역민들에게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많은 세금을 들여 만들었지만, 외지인들은 지역주민경제에 관심이 없다. 그 길이 있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듯이 시골에 어촌에 왜 그 집이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하기에 우리는 너무 바쁘고 피곤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