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코로나 19 이후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문화적 거리두기가 필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3. 8. 12:41


-김헌식(사회문화평론가, 박사, 미래세대행복위원회 위원)

외국에서 수입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개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1918년  유럽의 스페인 독감 사례에서 효과를 본 개념이라는 전통적 역사도 부각됩니다.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문화적 거리두기 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과 개인이 좀 떨어져 지내자는 말일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사회적 접촉을 줄이는 것이 전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기초 상식이 되었습니다. 3명이하로 줄이자는 말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은 한국의 사례들을 보면 오히려 집단 전염을 막지 못합니다. 또 경제적 타격도 큽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는 방식의 효과성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이 행동하는 것은 독단적이지 않고 개별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그것이 문화 가치 때문입니다, 문화가치는 문화 예술 작품을 선호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문화가치는 구성원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그것을 담은 콘텐츠가 문화 예술 작품일 뿐입니다. 

문화 가치는 대개 공동체나 집단을 통해서 드러나고 행위를 하게 합니다. 기어코 종교 단체나 집단이 예배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행위를 해야한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염자임에도 격리 공간을 이탈하는 이유입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는 문화 가치를 내세웁니다. 가족주의도 접촉이 없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메르스 때도 간병과 문병 문화 때문에 전염이 확대 되었습니다. 요양원과 장애인 시설에 무조건 가두는 것이 옳은 문화 인식은 아닙니다. 세대와 지역별로 문화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가치들이 각기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를 뿐 절대 옳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바이러스는 문화적 가치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문화적 거리두기 즉, 각자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내려놓고 그에  따른 행동을 잠시 멈추는 것이 필요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접촉은 덜하게 될 것입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남과 자신을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옳다고 마음대로 하던 행위를 쉬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선호해도 자중해야할 집단적 행위들에게서 거리를 둬야 합니다.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을 위해서 마스크를 많이 쟁여두는 것이나 생필품을 대량 구매하는 것은 매점 매석은 아니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의학 전문가들이 자기 역할을 한다며 고퀄의 마스크만 강조하는 것은 마스크 대란에 일조했습니다. 행정조직은 메뉴얼 차원의 가치 준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분간 임대료 낮추기를 건물주에게 부탁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진영 논리에 따라서 특정 정치적 행위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옳다고 쉴드치는 것에도 바이러스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검찰은 자신들의 논리에서 거리를 두고 전염병 확산의 책임을 신천지에 즉각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이는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밭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신천지 같은 바이러스 숙주가 창궐하게 합니다. 

기부를 적게 하거나 하지 않는 스타나 고인들에게 악플을 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기부 행위를 줄게 하고위축시킬 것입니다. 감염자의 동선을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하거나 그 사생활에 개입하는 것에도 문화적 거리 두기가 필요 합니다. 오히려 감염자들은 숨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감염자들이 격리되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들이 고립감과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혐오와 차별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것이 문명 국가에 기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와 국가를 비난하고 배제 봉쇄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중국은 물화국가입니다. 힘으로 우한을 폐쇄했고 강제로 국민의 삶을 통제하였습니다. 독재입니다. 그 방식이 정말 코로나 19를 퇴치했는지 세계는 신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폐쇄하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하며 엄밀한 검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코로나 치사율이 3.7인 것에 비해 한국은 0.6을 유지합니다. 이런 결과는 21세기 문명 국가의 문화적 가치 실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에는 책임이 있어야 하고 문화적인 가치가 상대적일 수 있음을 민주 공화주의에 맞게 생각하고 판단 행동해야 합니다. 사람을 단순히 만나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행위들이 어떤 지 거리를 두고 좀 지켜보는 시간을 가질 때 입니다. 그것이 문화적 거리 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