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경영 이론과 사고법 100

밸리효과(Valley Effect)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3. 1. 8. 19:35

[언중언]굿바이 올림픽

올림픽 성화가 꺼졌다. 지구촌 축제가 막을 내렸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기대와 긴장, 승리와 고배, 환호와 한숨, 열광과 절망이 수시로 교차했던 시간이었다. 한여름 폭염, 열대야를 더했던 올림픽 열기가 선선해진 기온처럼 식어가고 있다. 302개의 금메달은 이미 제 주인의 목에 걸렸고 이 결과에 대한 갑론을박만이 주전부리처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 이번 런던 올림픽의 슬로건이었다. 그 의도를 보여준 개막식은 볼만했다. 영국이 일으킨 산업혁명의 명암을 형상화하며 노동자들의 지친 모습과 노동조합 탄생의 의미까지 역설하는 등 성찰과 비전을 동시에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 돌입하자 올림픽 정신의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잇따랐다. 심판들의 오심과 편파판정이 선수는 물론 TV 시청자들의 속을 들끓게 했다.

▼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올림픽이었다”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말은 믿기지 않는다. 주최국 영국은 밸리효과(Valley Effect)를 걱정하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에 과도하게 투자해 경기가 과열되다 이후 급속도로 침체되는 현상이다. 1위에 오른 미국조차 이번 올림픽으로 인해 1조5,000여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는 푸념이다. 2위로 밀려난 중국은 스포츠에 대한 비상식적인 열정이 자국 선수단을 괴롭혔다고 비난했다.

▼ 우리 선수단의 활약(금메달 13개·5위)은 시름에 겨운 국민에게 위안이 됐다. 흥겨워 날뛰는 사이 수조 원을 쏟아부은 강은 녹조로 뒤덮였고 엑스포를 연 여수 앞바다 한쪽에서는 적조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사회적 이슈조차 되지 못했고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은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애가 탔다.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에 대해 일본에 유감 표명 공문을 보냈다니 이건 또 뭔가. 어쨌거나 올림픽에서 해방, 현실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