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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친밀하게 접근하는 대중예술에서 콘텐츠는 제 2순위로 밀려난 지 오래고, 육체를 통한 감각적 노출이 제 1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안방극장은 대놓고 출연 배우들의 복근 뽐내기를 경쟁하듯 ‘선전’하고 있고, 영화계에선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주제로 접근하는 일부 영화도 결국 청순한 여자 주인공들의 섹시 노출을 홍보의 최전선에 배치했다. 아이돌이 점령한 대중음악계에서 근육질의 몸매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행태는 이젠 보편적 규칙이 됐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병헌의 근육질 몸매 공개 이후 지상파 방송 3사는 ‘몸짱 겨루기’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했다. KBS ‘추노’의 출연진들이 원초적인 근육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 MBC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송일국과 KBS ‘부자의 탄생’에 출연중인 남궁민, ‘신데렐라 언니’의 옥택연(2PM)이 그간 다진 몸매를 화끈하게 선보였다. 16일 청순의 대명사로 각인된 윤진서와 황우슬혜 역시 멜로 영화의 진지한 역할 보다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했다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먼저 눈길을 끌었다. 일본 배우 유민은 드라마 캐스팅 소식 보다 스타 화보를 낸 소식으로 이날 네티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케이스.
일부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연예인들의 ‘육체’와 ‘노출’에 관심이 확실히 집중되는 시기”라며 “차이라면 남자 연예인들은 대부분 확실한 노출을 통해 섹시 이미지를 드러내는 반면, 여자 연예인은 신비감으로 감싸안은 상상력 유발 전략으로 섹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고 분석했다.
여성 연예인의 신비 전략을 통한 육체적 어필은 여성 아이돌 그룹이 많은 대중음악계에서 도드라진다. 소녀시대, 티아라, 원더걸스, 2NE1 등 소위 ‘잘 나가는’ 어린 걸그룹들은 예전의 막무가내식 섹시 어필이 아닌, 강하고 지적인 ‘롤리타 컴플렉스’의 새로운 전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정적이지 않은 이미지로 선정성을 상상케하는 역설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는 는 설명이다설명.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디지털세계에 대한 근원적 반감이나 회의감이 낳은 ‘아마존의 눈물’이나 ‘아바타’처럼, 지금 대중문화 전반에선 마지막 탈출구 같은 느낌으로 육체를 통한 원초적인 선정성이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며 “다만 방식에 있어 남자들은 과감한 노출로, 여자들은 상상을 자극하는 희소성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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