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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 "음원 수익 정산 방식 개선, 이용자 중심 음악플랫폼 생성"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6. 15. 08:1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와 함께 스트리밍 음원 수익 정산 방식 개선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최근 한 음악 플랫폼이 음원 수익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음원 사이트를 이용할 때 서비스 방식 가운데 하나가 스트리밍 방식인데, 스트리밍 요금에서 국내 음악 플랫폼이 음원 수익 정산 방식을 ‘이용자중심’ 체계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비례배분제’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각 음원을 스트리밍 즉 재생 횟수가 많은 순으로 세우고 비중에 따라 전체 이용자가 내는 스트리밍 요금을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이 이용자가 실제 음악의 저작권자에게 지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멜론,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국내외 주요 스트리밍 사업 플랫폼은 비례 배분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뀐 음원 유통 채널에서 `공정한 분배`에 대한 요구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 수익 분배 구조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기에 바꾸겠다는 것인가요?

▶무제한 음원 스트리밍 요금제는 매월 1만원 내외의 요금을 내면 해당 음원 플랫폼안에 있는 대부분의 음원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음원 플랫폼 사업자는 편한 현행 수익 배분 제도는 창작자 등을 더 힘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수익 배분 구조를 보면 국내 음원 플랫폼 즉 사업 운영자는 이용자가 낸 요금의 35%를 수익으로, 65%를 음반제작자와 가수 등에게 줍니다. 구체적으로 65%는 음반제작자(48.25%), 저작권자(10.5%), 그리고 가수 등 실제공연자(6.25%)에게 배분됩니다. 현재 65%를 배분하는 방식을 보면, 음원사이트에서 총 징수액을 받은 신탁관리단체는 징수액을 모든 곡의 스트리밍 횟수로 나눠 스트리밍 1회당 단가를 산정하고 여기에 한 노래 당 스트리밍 횟수를 곱해 나온 액수에 따라 음악가, 제작사에 배분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비례배분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얼마나 이용자가 많이 들었는가에 따라서 음원 배분 수익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잘못하면 이용자가 듣지도 않는 노래에게 이용 요금을 지불하는 셈이 됩니다. 즉 인기 음원이 많이 가져가게 되는데 그것은 다른 음악 팬들의 돈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노래의 실연자들이나 창작자들은 불합리한 배분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기존 ‘비례배분제’ 방식이 음원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건지, 그건 왜 그런 건가요?

▶승자독식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이에 차트 조작을 해서라도 수익을 얻으려는 부정한 동기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음원 사이트는 차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많은 문제점들이 그간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음원 사재기와 이런 수익 배분 시스템의 모순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은 잘 부각되지 않아왔습니다. 수익배분에서는 전체 재생수에서 해당 노래의 총 재생수가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위 즉 1등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수익을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기획사들은 무조건 1등을 해야 투자비용만이 아니라 기대 수익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대규모의 팬덤이 있는 경우에는 총공을 통해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가수나 아이돌의 차트 1위를 성취해내려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곡이 여러 음악 사이트에서 동시에 스트리밍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앰도 생겨납니다. 사재기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거꾸로 갑자기 낯선 가수들이 상위권에 오르면 사재기 혐의가 씌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재기가 아니라 SNS을 통해서 스트리밍이 재상되어 순간적으로 차트가 올라갈 수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재기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팬심이 그렇게 했다고 한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편으로 그만큼 치열한 밥그릇 경쟁의 싸움터로 변질되고 이를 둘러싸고 사재기 논란이 불거지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게 되는 것인가요?

▶바뀌는 것은 개인별 정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례배분제’에서는 이용자들이 낸 모든 돈에서 1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여기에 개별 곡들의 재생수를 곱해서 수익배분을 합니다. 이런 과정이 사라지게 됩니다.오로지 한 곡의 재생수에 따라서 수익이 배분되는 것입니다. 각 이용자의 계절별로 모든 것이 산정되고 분배되는 것입니다. 즉 이용자의 전체 스트리밍 횟수당 단가를 산출하고, 해당 이용자가 들은 음원별 횟수를 곱해 창작자 가수에게 배분합니다. 사용자별로 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1위곡이 모든 수익을 독식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인디 음악을 듣는 사람의 돈이 듣지도 않는 1위 노래의 수익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각 개별 노래들의 단가가 복잡해지는 점도 있습니다. 사용자별 전체 스트리밍 횟수와 음원 횟수를 하나하나 데이터를 추출하고 계산을 해야 합니다.


▷바뀌게 되는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은 음악인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한 것 같은데요. 음악 팬들에게는 어떤 이로움이 있을까요?

▶자신이 지불한 요금이 정확하게 누구에게 수익 배분이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팬들은 자신들이 즐겨 듣는 뮤지션들에게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이 많았습니다. 팬들은 분명 지출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비레배분제에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수익이 가수들에게 직접 돌아가게 되면 비주류 음악이나 인디 뮤지션들에게 더 배분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음악이 창작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더 많은 팬들이 음악 플랫폼 참여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뮤지션을 성장시킬 수 있는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형 아이돌 중심의 가요 시장보다는 아티스트 중심의 가요시장으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음악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음악 플랫폼이 되면 사용자의 취향을 중심에 두는 음악 시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본격화되고 있다는데 해외 사례는 어떤가요?, 해외에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도 있고요. 효과가 있나요?

▶ 2014년정도에 북유럽 등을 중심으로 공정한 음원 이용료 정산과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12월 독일 가수 출판사, 변호사들들은 세계 최고의 4대 음반사 유니버설·소니·워너·BMG에 편지를 보내 이용자 중심의 `공정한 분배(Fair Share)`를 요구한 바가 있습니다. 올해 1월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는 이용자 중심 정산 분배 시스템을 선을 보였습니다. 올리버 헬덴스(Oliver Heldens) 등 세계적 DJ 4명의 음원에 대해 사용자 수익 배분 모델에 따라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독점 음원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용자 중심의 분배 모델로 바꾸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2017년 핀란드음악가협회의 자료가 있습니다. 이 협회는 "기존 방식에선 상위 음원 0.4%가 전체 저작권료의 10%를 차지했다면, 이용자 중심 방식에서는 상위 0.4%가 5.6%만 차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즉 절반 가까이 독점적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에 혹시 미비한 점은 없나요?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월정액 미사용액의 분배 문제입니다. 스트리밍 결제만 하고 스트리밍을 한 번도 음원을 클릭하지 하지 않은 이용자의 금액의 배분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기존의 비례배분제에서는 인기 곡이 많이 차지해갔던 것입니다. 또한 음원사재기를 줄이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음원 차트 차체나 실검 순위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해야할 것입니다. 다양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 얼마나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그것은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합니다. 단번에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할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서 좀 더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그러한 시스템 변경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음원 플랫폼은 차트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구조는 여전합니다. 시범적으로 시도하는 음원 플랫폼이 생기는 것은 고무적이기는 합니다.


▷과연 이러한 사용자 중심의 정산 분배 제도가 음악 플랫폼 전체로 확산이 될까요?

▶중소업체들은 찬성하는 분위기겠고요. 네이버에서 시작을 해서 카카오 ‘멜론’, KT ‘지니뮤직’, SKT ‘플로’ 등 다른 주요 스트리밍 사업체들이 음원 정산방식을 개선할 지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물론 그들은 권리자등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고 다양한 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는 밝히고 있습니다.음원사, 유통사들과 협의를 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단 사업자의 수익 35%비율은 동일하기 때문에 자신들에게는 유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업자들이 이 복잡한 정산 방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음원 사업 후발주자들이 자신들의 인지도와 차별화를 위해서 도입을 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음원 수익 배분을 담당하는 것은 한국음원저작권협회같은 신탁 단체인데요. 현행 규정은 스트리밍 1회에 최소 0.7원을 보장하고 있는 것을 넘어서서 이용자 중심의 수익 배분으로 가는 것을 각 사용자단체와 협의해 나가는 것에 나서야 합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오늘은 스트리밍 음원 수익 정산 방식 개선에 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3-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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