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다르게 창조한다는 것의 진실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3. 12. 16:59



-디퍼런트 모델


1936년, 오클라호마의 한 슈퍼마켓 매장 주인이었던 실반 골드만(Sylvan Goldman)은 뜻하지 않게 작지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고객들이 장바구니가 무겁거나 가득 찰 경우에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았다던 것. 이는 단지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이기도 했다. 장바구니가 무거워 물건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면, 더 늘어날 수 있는 매출액이 정체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그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가 처음에 내놓은 아이디어는 장바구니의 용적을 늘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물품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접이식 의자 틀에 두 개의 장바구니를 운반하게 했다. 1년의 시행착오 과정에서 접이식 쇼핑 카트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신개념의 운반 도구였다. 그러나 고객들은 외면하고 말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는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그 이유를 찾았다. 바로 느낌에 있었다. 사람들은 물건을 많이 나라는 기능만이 아니라 쇼핑에 걸 맞는 이미지와 분위기를 바라고 있었다. 단지 짐을 운반하고 있는 기분을 주는 처음의 카트는 호응을 받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는 카트에 바퀴를 달아서 밀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게 했다. 다행히 바로잡았지만 그는 진실이 무엇인지 잘못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1970년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제록스의 연구/혁신분과였던 팔로알토리서치센터는 당시 포인트 도구였던 마우스를 혁신시키고 있었다. 1979년, 방문객 일부에게 시연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때 참석했던 사람이 스티브 잡스였다. 그는 흥분했다. 그것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말이다. 그는 기술혁신에는 관심이 없었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관심이 많았다. 스티브 잡스는 마우스를 통해 사람들은 더 이상 긴 명령어를 힘들게 외워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에 미친 듯이 열광했다. 당시 사람들은 명령어를 외우는 것이 힘들어 하고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보다는 기술적 발전만을 생각하고 제품과 연결시켰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은 많아지고 사용법은 복잡해서 오히려 노고에 비해 출시 상품들은 소비자에게서 멀어졌다. 정작 제록스는 스티브 잡스에게 좋은 사업 소스를 제공하였을 뿐 마우스로 별다른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스티브 잡스는 마우스를 통해 아이콘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냈다. 실반 골드만과 스티브 잡스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디퍼런트 씽커(difference thinker)였다. 그들이 보았던 것은 사람들 사이에 있던 진실을 본 것이었다. 



<그들이 시장을 뒤흔든 단 한 가지 이유>의 저자 버나넷 지와는 디퍼런스 씽킹은 점을 연결하는 능력을 넘어서 진실을 포착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진실 안에 기회의 존재가 있으며, 그 기회를 깨닫고 그 기회에 따라 행동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진실을 찾고 그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으로 만드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다르게 만드는 것 즉, 디퍼런스를 창조한다는 것은 흔히 경쟁자를 누를 수 있는 개선된 방식을 찾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제품에 대해서 인식하고기능적인 개선을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느끼는 데까지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디퍼런스라고 말한다. 

디퍼런스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명할 필요는 없다. 스타벅스나 애플은 제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창출했을 뿐이었다. 저자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위너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승자라고 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삶에 유일한 무엇이 되도록 몰입할 수 있으며, 그 스토리에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과 연관된 제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스토리다. 스토리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진실을 담고, 그들이 공유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간주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단언한다. 지난 10년간 미국 슈퍼볼 광고를 내며 성장한 기업은 없다고. 대신 모두 차근차근 진실에 바탕을 둔 공감과 감정이입의 스토리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그러한 스토리를 통해 나의 일상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가고 싶어 하고 의미 있는 나가 되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퍼런스를 창조하는 것은 사람들이 느끼는 방식을 바꾸어 구매한 제품이 단지 그들 자신을 더 긍정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여기에서 그동안 지배해온 마케팅 4P 가운데 사람(People)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는 감정 없는 숫자, 통계량에 불과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이와 지역, 성별, 학력을 넘어서 자신만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도출한 ‘디퍼런스 모델(Difference Model)’은 저자가 강조하는 상품개발프로세스를 담고 있다. 우선 기존 상품과 차별화 시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거치는 과정은 아이디어 개발, 출시 그리고 시장 진입이다. 그러나 디퍼런스 모델에서 디퍼런스 씽커의 접근법은 다르다고 한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기존 제품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고민이 있지 않다. 그들은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할만한 것은 것을 이끌어내려 한다. 즉 진실, 기회, 행동을 통해 공감이 일 수 있어야 한다.   


디퍼런스 모델에는 여섯가지 요소가 있다. 원칙(Principles)에는 세 가지 진실이 있는데, 나/우리(당신)에 대한 진실, 기업과 시장에 대한 진실, 고객에 대한 진실이다. 목적(Purpose)은 비즈니스의 존재하는 목적이다. 예컨대 좋은 물건이 제대로 공휴 소비되는 문화를 목적으로 할 수 있다. 사람(People)에는 서비스나 상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포함해야 한다. 개인(Personal)은 사람들이 스스로 나 개인에게 그 제품과 상품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연관되게 하는 것이다. 인식(Perception)은 제품을 매개로 사람들과 제품을 만든 사람들이 믿고 신뢰하게 하는 무엇을 포함하는 것이다. 제품(Product) 은 실제로 그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남다른 가치를 주어야 한다. 바이더웨이 베이커리를 예로 들어보자. 원칙 면에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해주길 바랐다, 시장에서는 글루텐 넣지 않은 빵이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은 물론 글루텐 빵을 원하지 않았다. 목적에서는 감미료를 줄이고 양질의 맛을 내는 빵을 공급하고 즐기게 하려 했다. 사람은 지역주민 그 가운데 가까운 동네 사람들이었다. 개인 면에서 사람들은 나를 위해 만든 빵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려 했다. 인식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믿고 신뢰할 만한 빵과 쿠키이기를 원했다. 제품에서 볼 때 최상의 재료로 맛과 디자인도 뛰어났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진짜 디퍼런스는 마음으로 스며든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좋은 것은 많으며, 이것이 없으면 정말 큰일 나는 것도 있을 것이지만, 당연히 단순히 좋은 것을 넘어서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그는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잘 작동하기만 하는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이 우리 혹은 개개인들의 스토리에서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스토리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 그 자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라이프 스토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진짜 디퍼런스는 물이 스며들 듯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데 그것은 진실을 담고 있어야 하며 이야기라는 형태로 전달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을 추구하고 그들이 유일무이한 존재적 가치를 갖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마음을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변하거나 충족 시켜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할수록 자연스럽게 선호한다. 그 자연스러운 선호의 과정에서 감성과 공유의 혼연일체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며 여기에 제품의 시작과 끝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문고 북모닝 CEO에 실린 글


김헌식, 교보문고 북멘토,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교수(문화콘텐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