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뉴트로는 2019년의 대세가 될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2. 31. 08:56

요즘 뉴트로라는 말이 유행인데 사실 이 단어는 애초에 이렇게 까지 회자가 될 지 몰랐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유행을 했던 복고 트렌드의  한 양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를 뜻하는 레트로(Retro)와 새로움의 뉴(New)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새로운 복고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뉴트로는 기존에 인식하고 있었던 복고와는 다르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단지 복고유행이 아니라 또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서이다. 복고는 말 그대로 단지 옛날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 입었던 교복, 사용했던 도시락 그리고 딱지나 인형놀이  나아가 추억의 전자게임도 그대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삶은 바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뉴트로는 단지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재발견과 재창조라는 점이 다른 것이다. 드라마 장르를 통해 설명하자면, 일종의 퓨전사극이나 환타지 사극같은 느낌이다.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지 레트로 스타일과는 좀 다른 점이 있다. 과거의 복고 스타일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제 창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과거와 현재의 공통분모가 있어야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닿을 수 밖에 없다. 세대 망각을 가로질러서 세대간의 공감의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또한 익숙함과 낯선 점이 교차하고 있으면서 다시금 외연을 확장하고 있어야 한다. 기시감이 있어서 본 것 같은데 새롭고 새로운 것 같은데 익숙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크리에이터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일 지 모른다. 


뉴트로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다. 뉴트로가 나오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대개 언급한다. 새로운 것은 없고 재반복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퇴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디 그것이 뉴트로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리메이크, 리부트 등 그동안 비슷한 개념의 창조활동에 대해서도 반복적으로 나온 말이기도 하다.


물론 문화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은 불문율이다. 중요한 것은 수용자들의 기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의 운명이다. 시장의 운명에 따르면 뉴트로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뉴트로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과거에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새롭게 재발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다.  역주행은 그 징후적인 현상이었다. 트렌드는 빠르고 물량 공세 속에서 다시 재도전하고 그것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것. 그것은 비단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도 한번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되면 좋을 뿐이다. 언제나 실수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사람에 대한 가치를 온전히 다 평가했을 수는 없다. 언제나 나이와 시간에 관계없이 도전하고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그것을 통해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편익과 행복이 더 증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수 밖에 없다.  지나간 사람도 지나친 사람도 서로 다시 봐주기가 필요한 한국 사회이다. 물론 미래지향적으로 노력하는 개인은 필수이다.


글 김헌식(평론가, 박사, 드라마 스쿨 외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