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의 소비 적폐를 저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10년간 정치 권력과 소비자본주의는 결탁해서 국민들의 소비를 자극했다. 그것이 국가를 살리는 길이라고 까지 확장되었던 주류 경제정책학의 담론이었다. 저축보다는 돈이 돌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버블이었다. 저금리 기조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조차도 주식을 사야 한다는 등 국민 성공시대를 주장했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부를 생각하는 국민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재테크 열풍이 불었고 펀드나 해외 투자 열풍도 있었다. 빚을 얻어서 집을 사도록 자극했고 이때문에 부채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한편으로는 대박을 노리는 일이 많아졌고 대박을 터트리라는 말이 유행했다. 차근차근히 돈을 모아가는 소같은 삶보다는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이익을 취하는 쥐같은 삶의 태도가 극찬되었다. 21세기는 마우스 시대라는 디지털코드와 맞아 떨어지는 듯 회자되었다. '저축을 하는 것이 무엇이 필요한가.' 그것은 다른 이들을 좋게 할뿐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이 시대적인 가치가 되는 듯이 유행했다. 그러면서 대박의 꿈을 쫓는 일이 문화적 가치로 당연시되었다. 또한 흙수저나 오포 세대 담론은 소비주의를 확장시켰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데 지금 삶을 즐기자는 담론으로 전이가 된 것이다. 소비수준은 커지고 오히려 더욱 궁핍한 삶이 독립적인 생활이아니라 소비구조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하청비정규직에 종속되는 행태가 심화되었다. 외부적인 조건은 잘 변화하지 않고 심화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은 처절하게 대응을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소비주의에 저격당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도 지키지 못하는데 이르렀기 때문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이런 면에서 용감하고 과감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자칫 짠돌이며 시대적 감각이 떨어지는 짓이라고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러한 목소리는 소비자본주의와 기업주의 , 정책에 따라서 밑으로 침잠해 있었다. 하지만 김생민과 같이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소비를 적절 정확하게 한 이들이 부자가 되었다. 오히려 대박의 꿈을 쫓았거나 저축보다는 투자를 우선했던 이들은 빚만 늘었다. 이 때문에 '영수증'은 소비자본주의와 마켓팅에 휘둘려 자신의 자산을 오히려 파편화 시켰던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이러한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의 공영성을 지킬 수 있을 때 제작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미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 인위적인 제언을 하는 것이 받아들여지기 힘들 수 있지만 그것은 걸러서 들어야 한 부분이다. 감생민이 10분의 1만 새겨듣고 그래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시사적이다. 그래도 버블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져도 대한민국 소비주의 왕국이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알찬 사람이 누군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글/ 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