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금의환향' 토크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2. 5. 23:11

'금의환향' 토크쇼

입력 : 2015.09.23 03:00

일품맛집 분석하는 '수요미식회'등 뚜렷한 콘셉트 가진 토크쇼 부활
"시청자, 실질적 정보 원하는 것"

유행은 돌고 돈다. 이른바 '리얼 버라이어티쇼'에 밀려서 한동안 고사 상태였던 TV 토크쇼들이 부활하고 있다.

유행을 주도하는 건 케이블이다. CJ E&M은 지난 5개월간 tvN 등 자사 계열 채널을 통해 '수요미식회' '어쩌다 어른' '비밀독서단' 등 토크쇼를 총 6개 새로 시작했다. TV조선도 9월 개편에서 '이경규의 진짜카메라' '모란봉클럽' '글로벌반상회-국제아파트' 등 토크쇼 3개를 선보였다. 지상파도 나서고 있다. MBC는 지난달 장수 프로그램인 '세바퀴' 형식을 토크쇼로 바꾸고 신동엽과 배우 서예지 등을 MC로 영입했다.

북한 출신 여성들이 게스트로 나와 남북한 사회에 관해 얘기하는 콘셉트의 토크쇼 ‘모란봉클럽’(위 사진)과 매주 한 주제에 관련된 책을 가지고 연예인들이 토론을 나누는 토크쇼 ‘비밀독서단’(아래 사진).
북한 출신 여성들이 게스트로 나와 남북한 사회에 관해 얘기하는 콘셉트의 토크쇼 ‘모란봉클럽’(위 사진)과 매주 한 주제에 관련된 책을 가지고 연예인들이 토론을 나누는 토크쇼 ‘비밀독서단’(아래 사진). /TV조선 제공
이런 토크쇼의 공통점은 이전과 달리 진행자나 출연진의 유명도나 개성에 의존하기보단 뚜렷한 콘셉트를 내세운다는 점이다. 방송가에선 이걸 '콘셉트 토크쇼'라고 한다. '수요미식회'는 매주 일품요리 맛집 세 곳을 선정해 집중 분석한다. '비밀독서단'은 개그맨 정찬우, 배우 예지원 등이 출연해 매주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책을 각자 읽고 토론한다. '모란봉클럽'은 탈북자 출신 여성이 대거 등장해 북한의 실상과 그들의 눈으로 본 한국 모습을 가감 없이 얘기하는 토크쇼다. 탈북녀들의 직설과 독설에 쩔쩔매는 MC 김성주와 지상렬의 모습이 쇼의 재미 포인트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이제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이 나와 무작정 노는 형식의 쇼를 넘어 실질적 콘텐츠가 있는 쪽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시사나 연예인 신변잡기 같은 고전적 주제뿐 아니라, 인문학부터 중년 남성의 고충이나 연애 비법, 인생 상담 같은 주제도 토크쇼에선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KBS '안녕하세요'나 SBS '동상이몽'처럼 일반인들의 고민 상담을 토크쇼 형식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본방송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방송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방송국들이 저비용 고효율이 가능한 토크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잦은 야외 촬영에 많은 스태프가 붙어서 덩치가 큰 버라이어티쇼에 비해 토크쇼는 제작비가 비교적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SBS 예능국의 한 간부는 "시장이 불황일 때는 토크쇼나 퀴즈쇼 같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구태의연하게 신변잡기를 떠드는 게 아니라 최근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는 콘셉트만 확실하면 토크쇼도 여전히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