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 직업'이 화제다. 이유는 흥행이다. 천만관객은 일찍 넘었고 앞으로 천 오백만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러한 숫자는 결국 흥행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집중된다. 65억을 들여 8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점이 언급되는 이유일 것이다.
흥행 이유 가운데 코디미 물의 특징이 언급되기도 한다. 그동안 심각한 내용의 스릴러물이 많았기 때문에 이에 식상해 하고 피로감을 느낀 관객들이 이런 극한 직업과 같은 작품을 찾는다는 분석이 많다.
장르만이 아니라 100억대 제작비를 들인 작품들이 내용적 차별성이 아니라 시각효과에 너무 많이 힘을 들인 결과물일 수도 있다.
더이상 관객은 억지로 사육당하지 않으려고 하는 대중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흥행 코드만을 생각하는 투자 제작사들만 이에 발맞추지 못한 면이 더 도드라질 뿐이다.
잠복 치킨 집이 맛집이 된다는 독특한 반전의 소재도 있고 관객 처지에서는 연말 연시 나아가 설 명절에 가족끼리 연인끼리 기분 좋게 볼만한 영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단순하게 웃기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현실이 팍팍하다는 점을 반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화 '극한 직업'도 대기업 영화다. 다만 제작비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영화들보다 적은 데다가 생각하지 못한 코미디 장르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최근 영진위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8년 0.02%의 영화가 전체 8할의 매출을 좌우하고 있었다. 이는 2017년 보다 더 증가한 것이다. '극한 직업'을 통해서 이는 더 편중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런 영화코드가 맞지 않는 관객들도 많으니 스크린이 이 영화로 지배당하는 것은 역시 문화 다양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글/김헌식(박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