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고현정 피부 뭐가 문제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2. 9. 09:58

고현정 피부 뭐가 문제인가?



지난 9월 유럽에서 포토샵 모델 금지 법안이 추진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선 영국의회에서는 포토샵을 이용해 모델의 사진을 가공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이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완벽한 몸매가 잡지 등에 전재되고, 그것을 따라 다이어트를 하던 여성들이 영영실조나 거식증은 물론 심지어 생명까지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원천적으로 금지하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손을 봤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방안이 모색되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하게 가공사진인 경우에는 적시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돈으로 6600여만 원의 벌금을 내는 법안을 검토했다. 영국의 일부 정당은 아동 사진인 경우에는 가공 수정을 일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미실이 퇴장했지만, 미실은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세밀하게 말하면, 주목 대상은 미실역을 맡았던 고현정의 피부다. '클로즈업이 두렵지 않은 연예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초기 드라마 '선덕여왕'에 출연한 미실(고현정)에 시청자들이 주목한 이유는 사실 고현정의 피부 때문이었다. 얼마나 피부가 깨끗한 지 한 번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 미실은 극중에서 진흥-진지-진평왕 3대에 걸쳐 무소불위의 힘을 갖는다. 자신들의 아이들은 오히려 중년의 티를 내기에 역력한데 주름이나 잡티조차도 없다.

어떤 이들은 미실의 실제 나이가 60여세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10대에 미실의 힘으로 왕위에 오른 진평왕은 재위 기간이 무려 54년에 이르렀다. 적어도 미실은 80여세는 이르러야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미실은 여전히 팽팽한 얼굴로 청춘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 세월동안 얼굴은 여전히 30대 이하의 피부를 유지한다. 미색을 강조한다지만 심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여배우들에게 극심의 스트레스를 주기에 충분했다. 예컨대, HD TV는 여배우들의 잡티와 주름을 여과 없이 생생하게 중계를 해주었다. 이는 여배우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들이었다. 2007년 드라마 '문희'에 출연했던 강수연은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카메라 촬영에서 몇 가지 요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그래도 여배우들이 이에 대비하지만 그냥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성형수술을 해야 했거나 단행했던 여배우들은 지금도 여지없이 들키고 있다. 물론 비단 HDTV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영상기술이 일조한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드라마 '선덕 여왕'에서 고현정은 이러한 면에서 적극적으로 타개한 면이 있다. 즉 미실의 인기는 그 캐릭터 자체도 있지만 나이를 타지 않는 피부에 있었기 때문에 온통 관심사가 피부에 몰린 감이 있기도 했다. 당연히 그 피부 유지 비결에 대한 각종 담론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면 회자 되었다. 그에 따라 여러 가지 피부 미용에 관한 시장 아닌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극중에서는 80여세의 나이에 맞지 않게 젊게 나온 미실 캐릭터, 배우 고현정은 40에 가까운 나이에 비해서 웬만한 20대보다 젊은 피부를 선보였다. 이는 역사왜곡보다 더 큰 현실 왜곡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 80여세의 나이라면 80여세의 나이에 맞게 피부상태가 부각되어야 한다. 즉 극중 인물과 맞지 않게 지나치게 젊게 나오는 것은 루키즘을 강화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지상파 매체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포토샵 모델을 방조하는 것과 같은 외모주의를 낳았다. 물론 대중추수주의겠다. 고현정 피부 미용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복귀한 이후 고현정이 출연했던 드라마 '봄날은 간다', '히트', '여우야 뭐하니'에서보다 '선덕여왕'에서 그녀의 피부에 대한 주목은 컸다.

결국 미실이 남기고 간 것은 시기와 선망이었고, 그것에 대한 모방으로 성형시장을 확장시켰다. 물론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에 영합하여 시청률을 올렸다. 포토샵 모델 퇴출과 같은 것은 아니라고 해도 역사적 인물이 실제 나이보다 지나치게 젊게 그려지는 것은 공중파 방송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