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고양이에 먹이주던 女, 쇠파이프男에 머리채 잡힌 사연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3. 12. 20. 16:38


머니투데이 | 이슈팀 박다해| 이재원 기자 | 입력2013.12.20 06:03

기사 내용

[머니투데이 이슈팀 박다해기자]

# 서울 동대문구 일대에서 5년째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30대 여성 A씨는 올 여름 떠올리기조차 싫은 끔찍한 일을 겪었다. 이른바 '캣맘'인 A씨는 자정 무렵 평소처럼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중 한 중년 남성에게 멱살을 잡혔다. 놀라서 뿌리치자 남성은 주변에 있던 쇠파이프를 집어들고 위협을 가했다. A씨가 달아나자 남성은 뒤쫓아와 A씨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A씨가 "살려달라"며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때마침 신문 배달부가 지나간 덕분에 A씨는 무사히 남성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지난 16일 한 온라인 고양이 카페에는 이상한 모양으로 귀가 절단된 고양이를 분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절단된 귀를 수상하게 여긴 누리꾼들의 끈질긴 추적(?) 결과, 판매자가 일반 품종의 고양이를 비싼 값에 분양하기 위해 귀를 잘라내 품종을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사람들의 주변만을 맴돌았던 '길고양이'들이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캣맘' 또는 '캣대디'들이 등장하면서 길고양이가 늘어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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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동대문구에서 고양이 중성화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캣대디간에 다툼이 벌어졌다.(왼쪽) 구청에서 설치한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는 주민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지자체도 속수무책

길고양이들을 보살피는 것을 놓고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관할 공무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대문구청은 지난 7월 관내에서 일어난 이른바 '캣맘 폭행사건'으로 단단히 홍역을 치렀다. 구청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을 단속해달라"는 등 다수의 민원을 접수하고 캣맘들을 만나 전달했지만 "누구를 위한 구청이냐"는 반발에 부딪혔다.

구청은 현재 길고양이들에 대한 '중성화 사업'(TNR·Trap-Neuter-Return)을 진행 중이지만 홍보 부족과 주민들의 반발로 진척이 쉽지 않다. '중성화 사업'이란 길고양이 등과 같은 동물을 붙잡아 번식을 막기 위해 중성화시킨 뒤 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것을 말한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캣맘 폭행사건' 이후 현장에 직접 나가 상황을 확인하고 주민들과 캣맘 등 10명을 초청해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며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전단지와 홍보 영상을 제작해 홍보 중이지만, 상충되는 민원을 일일이 처리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동대문구청이 지난 7월 '중성화 사업' 홍보를 위한 현수막을 거는 동안 이웃 주민들이 나와 현수막을 그 자리에서 떼어 버리고 '캣대디'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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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을 속이기 위해 누군가 귀를 강제로 절단한 고양이 /사진=한국고양이보호협회

◇'캣맘' 유행 편승한 길고양이 학대·판매까지···

길고양이들에게 '캣맘' 행세를 하며 고양이를 포획한 뒤 귀를 절단하는 등 학대 행위를 하고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지난 16일 길고양이를 데려와 품종을 속이기 위해 귀를 절단한 뒤 45만∼60만원의 가격을 받고 판매하려던 사례를 적발했으며 곧 경찰에 신고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길고양이를 붙잡아 귀를 자르는 등 학대하는 행위는 동물보호법과 야생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범죄다"라며 "자료가 준비되는 즉시 판매자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리당 3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선에서 고양이를 매입하는 펫샵도 문제"라며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에 관리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박다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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