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 손이 덜 가 나 홀로 가족, 노령층 선호도 높아
-고양이 관련용품도 매출 늘어
-고양이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 늘면서 출판계도 관련 서적 봇물
-고양이 인기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한 몫
-도도한 성격 때문에 고양이 주인은 집사로 불려
-고양이 잃어버리는 사람들 늘자 ‘고양이 탐정’도 등장, 기업화까지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그 동안 개나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고 불렀는데요, 지금은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결코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명칭이 바뀐 것 같은데요, 반려동물에는 개, 고양이 외에도 여러 다른, 햄스터라든가 심지어는 미국 같은 외국에서는 뱀도 반려동물로 기르고 이구아나, 카멜레온.. 어떤 경우에는 작은 악어까지도 반려동물로 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여러 가지 반려동물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반려동물로 각광을 받는 동물은 개나 고양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난 번에 한번 반려견, 강아지나 개에 대해서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요즘 또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고양이에 대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시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저도 가끔 개를 키우는 게 좋을까 아니면 고양이가 좋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 때가 있는데요, 저처럼 이렇게 어느 쪽이 좋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최근에 고양이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개보다 손이 덜 가 나 홀로 가족, 노령층 선호도 높아
김헌식 : 고양이 같은 경우는 성격 자체가 조용하고 깔끔하고 또 혼자서도 잘 지내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거죠. 여기에다가 도도한 매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뭔가 신비감을 자극한다는 건데요, 실용적인 목적에서 보면 고령화와 일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개보다는 손이 덜 가는 고양이의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고양이는 개와 달리 산책을 자주 시켜주지 않아도 되고요, 배변훈련도 자기가 알아서 잘 하기 때문에 나 홀로 가족이라든지 노령층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보면 아파트나 단독주택, 그리고 다세대주택에서는 개가 70-80% 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인이나 2인이 사는 가구, 방이 하나인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는 고양이 비중이 41%,나 돼서 거의 개를 육박하는 수준이라서 결과적으로는 혼자, 소수만 사는 가구에서는 압도적으로 고양이를 많이 선호하는데 다만 고양이도 너무 오래 혼자 두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너무 방임해두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뭐가 인기가 있다고 하면 반드시 따라붙는 게 관련상품 아니겠습니까? 반려 동물로 고양이를 많이 좋아들 하게 되면서 고양이와 관련된 용품들도 잘 팔리고 있다고요?
고양이 관련용품도 매출 늘어
김헌식 : 그 전에는 고양이를 키우면 집에서 먹는 밥을 조금 주거나 생선 같은 것도 주고 했는데요, 지금은 개 사료와 비슷하게 국내 반려동물 중에서도 반려묘, 그러니까 고양이 ‘묘’자인데요, 이 고양이가 먹는 식품이 따로 있는 것이죠.
반려묘 식품 시장 규모가 약 765억 원 정도인데 최근 연평균 약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양이용 주식 캔, 통조림의 경우 고양이들의 면역력 강화는 물론 스트레스 관리와 수분유지, 비타민과 미네랄 함유 등으로 고양이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입니다.
거기에 요즘에는 사료 위주의 구매에서 최근에는 캣타워, 배변용 모래, 낚시 장난감, 영양제 등 고양이를 위한 상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래서 고양이 간식, 영양제. 고양이가 앉는 방석 등은 적게는 44%, 많게는 80%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양이의 털 관리와 보습을 위한 ‘고양이팩’ 도 등장했고요,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있는 집과 사무실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부동산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또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성한 ‘네코노믹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경제적으로 직간접 효과가 엄청나고요, 앞으로도 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계속 증가일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장균 : 반려동물의 사료시장 규모가 대단하네요. 4천5백억원 규모면 미화로 4억달러.. 5억달러 가까운 시장이고요, 그 중 고양이 식품 시장은 거의 6000-7000만달러의 엄청난 시장인데요, 굉장히 성장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고양이 관련 제품도 매출이 늘고 있지만 출판계에서도 고양이와 관련해 또 전성시대를 보이고 있다고요?
고양이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 늘면서 출판계도 관련 서적 봇물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사실 고양이를 키우려면 여러 지침서들이 필요한데요, 고양이 훈련법, 고양이 도감뿐 아니라 반려묘와 나누는 소통과 애정을 기록한 에세이가 등장하고 있고, 늙은 반려묘가 사망했을 때 대처하는 법 등 출간되는 책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교보문고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책 제목에 ‘고양이’가 포함된 서적은 총 9만9511권 팔렸다고 합니다. 전년 동기보다 37.5% 증가한 수치고요. 출간 종수는 192권에 달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장균 :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관련한 책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고양이와 생활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얘기를 쓴 에세이 에세이, 그러니까 수필도 나왔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들이 있나요?
김헌식 : 네 고양이를 다룬 책 중 가장 인기를 끈 건 지난해 10월 출간된 ‘히끄네 집’인데요, 길고양이 ‘히끄’와 함께 살게 되면서 사랑하는 법을 깨우친 국내 저자가 쓴 이 에세이는 5쇄를 찍어 1만5000부가량 판매됐습니다.
고양이를 같이 살기 위해 훈련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고양이 관련 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또 고양이를 훈련의 대상이 아니라 ‘모셔야 하는 존재’로 다룬 책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양이 관련 책이 인기를 끌자 고양이 전문 출판사도 생겨났는데요, 관련 책들이 모두 성공을 거두면서 고양이 책만 판매하는 서점 슈뢰딩거도 2016년 서울 혜화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관련 책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최근 많은 관심들을 갖고 기르시는 고양이에 관한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잠시 노래 한 곡 듣고 계속 할까요?
고양이에 관한 노래가 많이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뮤지컬이 있죠? ‘캣츠 (Cats)’.. 한국에서도 공연을 가졌던 걸로 압니다만..
김헌식 : 네. 이번에도 찾아와서 공연을 했습니다.
이장균 : 출연진이 모두 고양이로 분장해 나오는 고양이들 얘기죠, 뮤지컬 ‘캣츠’, ‘고양이들’ 가운데 나오는 잘 알려진 노래죠. 늙은 고양이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메모리 (Memory)’, ‘추억’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노래로 잠시 들어보죠.
(music : musical ‘Cats’ 가운데 Memory / Barbra Streisand)
이장균 :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최근에 많이 관심들을 갖고 많이 기르시는 고양이에 관한 얘기 나누고 있는데요, 또 빼놓을 수 없는 얘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인데요, 고양이와 관련해서도 이 SNS가 많이 활용되는 모양이죠?
고양이 인기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한 몫
김헌식 : 네, 사회관계망서비스는 사람이 많이 활용하는 걸로 생각이 되는데요, 고양이도 자기 SNS를 갖고 있습니다. ‘히끄네 집’의 고양이 ‘히끄’의 경우에도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팔로어, 즉 따라다니는 사람이 13만 명이나 되고요, 엉뚱하고 귀여운 행동으로 인기를 끈 고양이 ‘순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9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13만명에서 19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고양이들을 보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인기연예인보다도 훨씬 더 큰 인기를 끌고 있고 그 인기 때문에 책으로 만들어져 베스트셀러, 즉 많이 팔리는 책 판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를 자랑할 수 있는 소통 창구였는데 오히려 이것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사회간접망서비스에서부터 책 판매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실 개 같은 경우에는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어요.
예를 들면 개 사료라든지 또 개에게 옷을 입히기도 해서 개 패션 등으로 협찬을 받거나 홍보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고양이도 이렇게 모델로 활동하는 사례도 앞으로 점점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이 돈을 벌어 주는 시대가 되면서 야.. 이제 개나 고양이도 잘 생겨야겠구나, 이렇게 스타가 되는구나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장균 : 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을 집사라고 부르던데 보통 집사 하면 집안 일을 전담하는 사람을 얘기하고 교회에서는 활발하게 일하는 분들을 집사라고 하는데 고양이를 기르는 분들을 집사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나요?
도도한 성격 때문에 고양이 주인은 집사로 불려
김헌식 : 네. 개는 틈만 나면 주인의 쓰다듬을 받고 싶어 하지만, 고양이는 늘 도도한 자세로 사람을 쳐다보며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싶을 때가 아니고서는 잘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이 때문에 고양이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랫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모신다'는 뜻으로 서로를 '집사'라고 부릅니다. 한편으로 '랜선집사'라는 말도 있는데요, 자신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 사진, 동영상 등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말하죠. 인터넷 망을 의미하는 '랜(LAN)'선과 집사가 결합 된 말입니다.
랜선집사는 심지어 자기 고양이가 아닌데도 선물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고양이가 잘 크도록, 잘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주고 실제로 물적인 지원까지도 하기 때문에 이런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풍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고양이를 많이 키우다 보니까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전문직업도 있다고요? 그러니까 고양이 탐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이런 분들이 있나요?
고양이 잃어버리는 사람들 늘자 ‘고양이 탐정’도 등장, 기업화 까지
김헌식 : 네, 일종의 위탁을 받는 건데요, ‘고양이 탐정’은 고양이의 습성을 파악한 뒤 집 구조, 주변 환경 등을 면밀히 분석해 이동경로를 유추합니다. 때에 따라 적외선 카메라나 내시경 카메라등으로 발자취를 추적해 찾아내서 고양이를 집사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뢰가 들어오면 주인을 만나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습니다. 성별, 나이, 성격, 실내 생활 여부에 따라 추적 범위를 다르게 설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숫컷은 암컷보다 더 넓은 지역을 배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죠. 또 실내에서 주로 생활한 고양이는 생활반경에서 주변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습니다. 도심에서 사는 고양이 일수록 인근에 숨어있을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탐정이 가장 먼저 찾는 현장은 고양이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입니다. 주변 주민들을 만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며 행방을 묻거나, 덤불이나 나무 등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수확이 없을 때는 전단지를 배포키도. 이들은 고양이를 찾을 때 낮은 포복자세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그런 걸 상상해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는데요, 반드시 필수적인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이장균 : 세상에는 별의 별 직업이 다 있습니다만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일본에서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요?
김헌식 : 네, 2011년 일본 도쿄에서 ‘일본 실종 애완동물 구조’라는 업체를 설립됐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일본는 이와 비슷한 업체가 10여곳이 더 생겼습니다. 창업자 마사타카 엔도는 매일 반려동물을 찾으러 30km 정도를 걷는다고 합니다 .현재는 연간 500~600마리의 반려동물을 찾는다고 합니다.
추적에는 3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찾는 확률이 중요한데 이들이 반려동물을 다시 찾을 확률은 약 70~85%라고 합니다. 최근에 잃어 버린 고양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본 사찰에서는 ‘고양이 사당’ 서비스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나무 현판에 반려묘의 이름을 적어 걸어두고 다시 만나기를 비는 겁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찾기를 바라는 소원을 비는 나무 현판을 사찰에다가 걸어놓는 것인데요, 그만큼 일본사람들의 고양이 사랑은 굉장히 큰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점점 커져서 기업화된 업체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이장균 : 네, 북한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최근에는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반려견, 강아지들을 많이 키우는데 평양의 고위층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권력의 상징으로 여성들이 고위층 사이에서 선물하기도 하고 기르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김헌식 : 그러면 북한에 반려동물용 사료라든지 용품들을 민간교류 차원에서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장균 : 앞으로 북한에서 그런 사업을 펼쳐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근에 나온 얘기를 보면 북한의 장마당에서 반려동물, 강아지들을 구입할 수 있는데 가격은 한 마리에 40달러에서 100달러 정도라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굉장히 큰 돈이죠.
북한도 자유세계의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확산되면 이런 반려동물 시장도 커져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헌식 : 네, 맞습니다.
이장균 :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반려동물 가운데 요즘 고양이를 기르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