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절대가치’의 시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1. 30. 21:30

소비자들은 절대가치로 이동한다

-이타마른 시몬슨, 엠마뉴엘 로젠의 절대가치리뷰

 

기존 마케팅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까.” 경제현상에 관심이 있을 때, 이런 생각을 안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케팅의 변화는 곧 소비자의 행태가 바뀌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에 대해 타마른 시몬슨과 엠마뉴엘 로젠의 절대가치(Absolute Value)’는 극단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극단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단지 약간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것을 뒤집으면서 변화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케팅은 축소될수 밖에 없으며, 기존 마케팅조차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몬슨 교수는 행동적 의사결정이론의 대표학자인데 말이다. 그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접목시켜 수십편의 논문을 저술했고, 주로 정보프레이밍과 선택 맥락의 배치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논증해왔다. 그는 스스로 그간 해왔던 그러한 연구들을 이 책을 통해 뒤집고 있는 것이다. 그는 왜 급진적이고 전복적인 관점으로 이동했을까. 그것은 바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상대 가치가 아닌 절대가치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절대 가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우선 기존의 마케팅 인식은 어떤 것일까 짚어 보아야 한다. 아직까지도 많은 마케팅 서적들은 다섯가지 통념에 바탕을 두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오늘날 기업의 브랜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2)브랜드에 대한 고객충성도 향상은 마케팅의 최대 관심사이자, 최우선 과제다. 3)모든 고객은 비합리적이다. 4)고객은 선택할 것이 너무 많으면 어떤 것을 골라야할 지 모른다. 5)포지셔닝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 고객 충성도, 비합리성, 선택의 다양성, 포지셔닝 등등의 개념들은 마케팅에서 금과옥조처럼 다뤄지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를 좀 더 풀어보면, 브랜드가 강력하게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브랜드 자체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고객의 충성을 더 이끌어내면 상품을 많이 그리고 오래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점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소비자들은 비합리적이기에 합리적으로 상품의 질과 수준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합리적인 요인 예컨대 이미지나 정서, 충동, 기분 등 때문에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선택할 상품이나 그에 관한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포지셔닝을 정확하게 구사할수록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러한 주장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음을 세세하게 밝혀내고 있다. 이를 좀 더 설득력 있게 인플루언스 믹스’(Influence Mix)라는 사고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럼 여기에서 절대가치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말하는 절대가치는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실제로 경험하는 품질 또는 가치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점은 실제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고 내린 가치판단이다. 무엇보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들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 때문에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절대가치를 용이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이런 절대가치의 기본개념과 이론을 다룬다. 2부에서는 기업 마케팅과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다룬다. 브랜드의 역할이 감소하고, 포지셔능의 비효과성 발생과 고객충성도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또한 혁신이 예전의 기술수용모델처럼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짐을 분석해놓는다. 3부에서는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설명하기 위한 인플루언스 믹스를 설명한다. 이는 간단하게 말하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잘 조합하여 전략을 수립해야 함을 말한다.


그럼 다시 처음의 화두로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기존 마케팅 이론이나 개념들이 들어맞지 않게된 이유부터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이 소비자의 판단 기준이 상대가치에서 절대가치로 이동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오늘날 소비자들은 상품의 절대가치를 이전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전문가는 물론이고 다른 사용자, 그리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에게서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언제든 편리하게 알 수 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이러한 이들의 말을 더 신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마케팅의 기존 효과를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서 상대가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본래 가지고 있는 특장점 외의 요소를 말한다. 예컨대, 브랜드에 영향을 받거나 프레임의 구성 나아가 감성적인 기분이나 이미지에 영향에 따른 가치를 말한다. 그들은 행태경제학에서 상정하는 모델대로 즉응적인 상황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종 분석도구와 자료 그리고 평가 사이트들을 소비자들에게 이런 상대가치가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적인 가치 즉, 절대가치에 대한 판단과 강화를 이뤄내고 있다. 노트북을 사려고 하면 수많은 회사와 제품에 관한 정보들을 언제든지 비교검토할 수 있게 되었다. 단지 가격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한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평가를 하기 힘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점이다. 더구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에 대한 경험담을 올려주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충분히 좋은(Good enough) 절대 가치의 물건과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선택지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 오히려 제품 자체의 절대가치에 대한 판단을 좋게 만들어준다. 특히, 행태경제학에서 말하는 실험실 같은 상황에서 제한된 조건으로 이뤄지는 상품구매 행태는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품질이 아닌 프레임’(Prame), ‘맥락’(Context), ‘준거 가격’(Reference price) 구성과 같은 마케팅 기법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자료를 통해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예컨대 사람들은 상품 구매이전에 각종 디지털 공간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사용후기를 읽어보는데 열중하며 이런 과정에서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서적인 요인은 작용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후회의 감정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위한 검토를 언제든 간편하게 접속해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의 새로운 형태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우선 사람들은 계속해서 텔레비전을 보듯이 정보를 수집하는 카우치 트래킹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름으로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 매우 빨라졌다. 그것이 가능해진 것은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접근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정보과부하를 방지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도와주는 검색과 분류 도구들의 진화이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주관적인 느낌보다는 객관적인 품질을 우선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졌다. 결국, 품질이라는 절대가치로 회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저자들은 절대가치 선호 현상이 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는 점을 또한 밝히고 있다. 가짜 평가나 후기 글쓰기처럼 조작이나 편법 동원은 곧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정보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설령 누군가 그러한 시도를 한다고 해도 신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조작이나 편법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 더구나 조작이나 편법에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효과는 낮거나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끊임없이 믿을만한 정보출처를 찾아 이동한다. 따라서, 마케팅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게 된다.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에 떨어지게 된다. 이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맹종은 사라지기 때문에 품질이 나은 신생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는 일이 쉬워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과거의 경험이 아니라 끊임없는 현재이 상품의 품질이가져다 주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 고객의 충성도라는 점은 설들력과 현실성을 잃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품질을 제공해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이동해간다.

포지셔닝과 점진적 확산은 실제 현실에서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특정 대상을 타케팅화하는 방식은 이제 의미와 가치도 없다. 취향을 공유하고 있는 경우 그러한 타켓화와 관계없이 상품과서비스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점진적 환산 모형은 낡은 것이 되었다. 특정 대상에 관심이 있는 경우,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거나, 그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어가 말하는 순차적 파급의 볼링 앨리 전략은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강조하는 것은 인플루언스 믹스 전략이다. 이는 개인의 구매 의사결정은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으며, 이를 적절하게 해당 분야에 맞게 구사해야됨을 말한다. 여기에서 세 가지 요소는 1)개인의 이전 선호, 믿음 그리고 경험(P) 2) 다른 사람들과의 정보 서비스(O) 3)마케팅 담당자(M)이다. 예컨대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과거 성향, 습관 그리고 머릿속에 있는 정보(P), 친구/평론가/전문가(O), 마케팅 담당자(M)의 영향을 받는다. P는 잘 체계화되고 정리되어 있지만, 펼쳐질 상황에 모호와 불안정 상태에 있기 쉽다. O는 타인과 정보 서비스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기호이다. 신뢰할 수 있고, 다양성을 갖는 정보들이다. M은 품질 평가에 대해서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전문가나 소비자들만큼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의 연관성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예컨대, 카메라를 살 때 O의 영향력이 증가하면, MP의 영향력은 감소한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한 가지 요인의 영향력이 증가하면 다른 요인들의 영향력을 감소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요인들이 완전히 중요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O에서 얻어지는 정보의 비용이 감소하고, 혜택이 증가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현상을 목격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가장 중요한 승자는 O이 패자는 M이라고 한다. M이 이해 관계 때문에 상품에 대해 제공하는 정보를 의심하는 것과 달리 O는 상품에 대한 믿을 수 있고, 풍부한 제공을 해준다. 요컨대, P는 모호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른 요인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과거에는 M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더 믿을 수 있는 정보로 인식되는 O가 등장하면서 O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O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MP가 인플루언스 믹스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생각해야 한다. 특히, MP에 맞는 영역과 익숙한 사람들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품질 기준으로 영향을 미치고, 고객충성도를 이끈다. 또한 소비자들은 과거 경험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포지셔닝과 설득의 기술이 작용하는가 하면 정서적 효과, 비합리적인 프레임 구성에 취약하다.


어쨌든 변화된 소비환경을 다음과 같이 핵심적으로 요약을 할 수 있다. 1)점점 더 많은 상품 분야에서 브랜드가 품질 기준으로서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 2)과거의 고객 만족 경험은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전만큼 중요하지 않다. 3) 고객 충성도는 하락하고 있고, 구매를 유발하는 동인의 입지고 약해지고 있다. 4)포지셔닝과 설득의 기술은 과거만큼 효과가 없다. 5)비합리성의 선호에 기대는 판매 전략은 관련 이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6)정서적 호소는 다양한 이성적인 정보에 밀리고 있다. 7) 소비자들의 선택은 빨라지고 순차 확산에 기초한 소비자 유형 분류는 설득력이 없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환경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은 일단 O에 대한 의존도에 따라서 고객의 세분화된 고객층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따라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 어떤 고객은 주로 O에 의존하지만, 어떤 고객은 M에 의존하거나 O이 적은 유통방식을 선호할수 있다. M에 의존적인 충성도 높은 고객층과 O에 의존성이 높은 고객에게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 M에 의존적인 고객은 설득이나 프레이밍 혹은 포지셔닝 전략, 초기 임팩트 효과(초기 상기 인지도)를 활용해야 하지만, O에 의존하는 이들에게는 품질을 알리는 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그럼 앞으로 소비자 예측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대한 장기적인 예측을 이끌어내려는 전통적인 시장 조사 기법은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미래의 시장조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들은 미래의 시장조사는 장기적인 소비자들의 선호예측보다는 맥락에 기초한 상황 예측과 마케팅 담당자들의 단기적인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한다. 마케터들은 소비자 선호, 기대치, 만족도, 충성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잠재고객들이 자주 가는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추적, 대응하는 정교한 도구와 정보환경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기술적 진화가 완전한 절대가치를 마련해주는 것은 아닐 수밖에 없다. 그것을 감안하고 최대한 품질 그 자체에 주목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결국, 저자들은 진실과 정직 그리고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드는 실펀이 제일 중요한 중요한 마케팅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보비대칭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정보환경과 능동적인 정보 카우치 현상으로 이제 상대 가치가 아니라 절대가치를 우선하는 절대비즈니스 시대가 온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    


(글/김헌식 교보문고 북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