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의 팬클럽 서플(SEOPLE)은 최근 회원 100여명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을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에 전달했다. 이 돈은 소외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서플 운영자인 윤지영(여?25) 씨는 “콘서트 응원도구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했지만 회원 중에서 ‘1회성으로 돈을 쓰기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쓰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와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과미래에 기부한 팬클럽은 서플뿐만이 아니다. 빅뱅의 승리, ‘꽃보다남자’의 이민호, 원더걸스 소희 등도 아이들과미래에 기부금 등을 전달한 바 있다. 이민호 팬클럽은 아이티 지진 이후 아이티 돕기 후원금으로 1004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민호 팬클럽 ‘민누와’의 운영자 문지현(여?31) 씨는 “팬클럽 평균 연령이 20대 초ㆍ중반으로 다른 팬클럽에 비해 높은 편인데 1회성 행사보다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아이들과미래뿐 아니라 연탄은행에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예인의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있지만 회원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한다는 데 더 의미가 있다”며 “데뷔 4주년이나 생일 등 기념일에 맞춰 정기적으로 기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단체의 반응도 뜨겁다. 연예인의 또 다른 홍보수단이라 우려했던 적도 있었으나 오히려 젊은층에게 기부문화를 전파하는 ‘선발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름다운재단은 지난해 7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콘서트에서 팬클럽으로부터 쌀 160㎏, 헌혈증 171장, 현금 72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바자회에서 모인 물품을 제3세계를 지원하는 데 기증했고, 모금액은 아름다운재단에 전달했다. 이들이 전달한 물품이나 기부금은 소외아동 공부방 지원 사업 등에 쓰였다.
서경원 아름다운재단 사업팀장은 “연예인이 좋아서 팬클럽에 가입했다고 하지만, 이젠 하나의 팬클럽 문화로 기부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팬클럽 활동이 연예인에게 기부문화에 동참하게 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한국의 팬클럽 문화를 두고 비판이 많은데 최근 기부문화에 동참하는 팬클럽을 보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클럽뿐 아니라 10대 전반으로 확산돼 청소년들이 사회 환원 활동을 하는 문화로 퍼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수ㆍ박수진 기자(dlcw@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