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4

아카데미에서 중국 미래를 보다

애초에 영화 ‘미나리’는 국내에서 주목을 덜 받았다. 브레드 피트가 대표인 제작사 플랜 B는 미국기업인데다가 정이삭 감독의 국적도 미국이었다. 다만, 배우 윤여정이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조연상을 거머쥐기 시작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점차 한국 이민 가정의 이야기라는 점은 물론 한국 문화가 담긴 미나리에 대해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수상에 대한 응원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는 영화 ‘미나리’만 보였지만, 많은 이들은 영화 ‘노매드랜드’에 열광하고 있었다.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은 중국이 더욱 열광할만한 요소가 컸는데, 오히려 조용했고 오히려 싸늘했다. 이 같은 희비의 교차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미래가 더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문화적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제93회 아카데미에..

한국이 일본 중국 넘어 문화 콘텐츠 대국 되는 이유

-민주주의화 문화 대국 김헌식(문화콘텐츠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박사) 한류 4대 천황은 2000년대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 남자 배우 4인, 즉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 신한류 4대 천황이 등극했는데 이민호,김수현, 이종석, 송중기 등이 여기에 속했다. 중화권에서는 5대 천황을 꼽기도 한다. 원래 이 4대 천황은 홍콩 배우 네 명을 지칭한 데서 비롯했다. 즉 1990년대 홍콩 스타 4대 천왕 유덕화, 여명, 곽부성, 장학우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더 이상 홍콩에서는 4대 천황이 탄생하지 못한다. 이미 자유롭게 창작을 하던 토대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홍콩이 귀속된 것이 결정적이다. 2020년 중국은 홍콩에 대해 보안법을..

서구인들은 왜 한국의 가족을 주목할까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와 노인복지정책의 미래 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영화 ‘국제시장’은 도시인들이 지난 개발 시대를 어떻게 겪어 왔는지 보여준다면,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는 농촌인들이 그 지난 시기를 어떻게 버텨왔는지 보여준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는 경제적인 안정을 기할 수 있었고 자녀들을 잘 키우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인물이다. 지난 세월 고생은 오늘을 위한 낭만적 고통의 여정이다.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의 주인공은 지난 세월 자신의 꿈을 이뤘다기보다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치열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배우자는 먼저 떠났고, 혼자 아이를 키워야 했다. 옳은 명분을 위해 투쟁하기도 했지만 뒤늦게나마 만난 사랑하는 사람과 끝내 맺어지지도 못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은 골든글로브, 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골든글로브의 50%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인데 기괴한 행태 때문에 아직도 간간이 언급된다. 아테네 교외 언덕에 살면서 프로크루스테스는 행인을 자신의 침대에 뉘고 키가 침대보다 길면 긴 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춰 늘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죽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늘리고, 줄이고’와 ‘죽였다’는 말의 연결이 중요하다. 즉, 자신의 잣대를 가지고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살인적인 짓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프로크루스테스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비단 신화 속에만 있지 않다. 예컨대, 이러한 행위가 세계적인 영화제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매우 오랫동안 버젓이 자행돼 왔다. 그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