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코로나 19 이후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 19] 그들이 거짓말한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6. 8. 12:10

-거짓말을 한 문화심리적 배경

 

거짓말은 나쁘다. 거짓말은 비록 하얀 거짓말이라도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선의의 거짓말은 도덕적 윤리적인 문화심리로 설명은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코로나 19로 확연해졌다.

 

6월초 안양 확진자의 경우, 자신의 동선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 교회에 나갔는데 교회에 가지 않았고 그 시간에 식당에 갔다는 것. 가지도 않은 식당을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을까. 왜 이렇게 거짓말을 했을까? 그 배경에는 가족이 있었다. 평소에 교회 모임 예배를 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신심 때문이었을까, 그런 자녀들의 만류에도 확진자는 교회 모임에 갔다. 불행하게도 그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간 것이 밝혀질까봐 거짓말을 했다. 자신은 교회에 가지 않았고 식당에 갔다고 했다. 거짓말한 배경은 이렇다고 알려졌다. 만약 교회에 간 사실이 알려지면 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더 생각해 보면 자녀들이 검사를 받으러 다니고 주변에 창피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허위로 식당을 댔는데 그 식당 손님들은 불필요하게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 또한 식당은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문화 심리 때문이라고 할 수가 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까봐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에게 쏟아질 평판의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 두 개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사회적인 자신에 관한 지탄이 가족이나 조직, 공동체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온전히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인천 확진자의 경우 자신이 취업이 되지 않을까봐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이태원 클럽에 갔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취업에 제한이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인데 이 거짓말로 인해 80여명이 확진되었고 인천 부천 서울 서부 일대에 확진자가 급증했다. 클럽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중인 가운데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한 이들이 이태원 학원에 있었다는 것은 결격 사유가 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사실 중요한 것은 특정 공간에 갔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행위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사실을 숨긴 것 자체가 교육자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물론 취업에서 불이익이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취업에 불이익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하겠지만 전염 시킨 행위에 대해서는 감염예방법에 따라 처벌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문화적으로 생각하기에 바람직해 보여도 감염병 앞에서는 원칙이 흔들릴 수가 없다. 문화적 기준은 다양하고 그것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문화적으로 클럽만이 아니라 그곳을 드나든 사람들이 교육 관련 직종에 갈 수 없다는 문화의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은 단기 사고 근시안적 선택이다. 단기 사고, 근시안적인 선택은 결국 전체의 비극적 삶을 초래한다. 바이러스는 정직하다. 바이러스가 만든 결과도 정직하다. 바이러스를 전염한 결과도 분명하다. 만약 그 같은 결과를 도외시한다면, 결국 피해는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다. 선의의 거짓말은 악의의 결과와 같다는 것이 바이러스 감염에서 같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19이후 시대에는 이러한 문화심리의 역설에 주목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 투명과 소통만이 전체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개인의 미래도 밝게한다.

 

글/ 김헌식(평론가, 박사, 상생정책연구소 소장, 카이스트 미래세대행복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