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중국의 경제 위기 한국의 기회로 삼아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3. 8. 22. 22:54

-중국 청춘들의 드림 코리아 이끌 기회

 

글/김헌식 (박사, 평론가, 미래학회 학술연구 이사)

 

최근 중국 당국(문화여유부)2017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사태 이후 65개월 만에 한국 단체 여행을 전면 허용했는데 이는 또 다른 이면의 시그널로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왜 한국 단체 여행을 허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단체 여행 허용은 한국에게만 적용되는 사안이 아니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78개국이었다. 1월과 31, 2차 명단에 이어 이번 3차 대상 국가를 포함하면 118개국이다. 다만, 다른 국가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여행을 막았고 한국은 사드 때문에 그보다 앞선 시점에서 이미 금지했던 점이 다를 뿐이었다. 사드가 여전함에도 한국에 단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은 나름의 절박한 이유가 있을 듯싶다.

 

일견 중국이 이렇게 단체 여행을 허용하면, 중국 국내 돈이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보겠다. 하지만, 이는 중국 경기의 진작을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중국은 소비 자체가 침체 일로에 있다. 실제로 지난 725개월 만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를 끌어낼 수 있는 대책을 전면 검토할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단체 해외여행 허용은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929106)에 앞서 소비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행사는 활력을 띨 것이고 항공업계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여행을 가는 상황에서 여러 관련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제조업 생산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관점에서 어쨌든 많은 관광객이 오는 것은 바람직 한 일이다. 화장품, 여행업, 면세점, 백화점 등이 반색을 하고 있다. 관련해서 주가는 과열 양상까지 보인다.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상권도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중국발 크루즈선은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직후 하루 새 53척이 기항을 신청했고, 지난 17일까지 267척이 제주 기항을 예약했다.

 

덧붙이자면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의 청년실업률과 한국의 새로운 기회라는 점이다. 6월 청년실업률(16~24)이 사상최대치인 21.3%였는데 7월부터는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당국은 통계 최적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엄청난 실업률 상승이라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특히, 올여름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1158만 명의 대졸자가 취업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실업의 심각성을 알 수가 있는데, 20185월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9.6%에 불과했다.

 

그 원인을 보면 전체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가 시진핑 체제 강화로 청년들의 진로 선택과 배치되는 규제 정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청년들이 원하는 분야는 IT, 금융, 교육인데 모두 강력한 규제에 발이 묶였다. 특히 IT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공계 학생들을 몰려들게 했던 IT 기업에 취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규제 정책의 역설이었다. 경쟁국인 인도와 달리 중국은 2020년부터 마윈의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을 강도 높게 규제했다. 강력한 규제로 IT 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신규 고용이 줄었다. 2021년부터 금융권을 사정 대상으로 삼았고, 더구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을 출범시켜 강도 높은 통제 관리에 들어갔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는 금융 활동이 위축되고, 신규 고용도 늘어나지 않게 된 것이다. 갈 데가 없어진 청년들은 가사 일을 돕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데 당국은 농촌 지역으로 청년 인력을 유도하고 있다. 마치 1950년대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졌던 산간 벽촌을 향한 하방운동이 연상되었다. 하지만 이때는 당원과 공무원에게 이뤄지니 열악해도 안정적 고용과 월급은 있었다.

 

젊은 세대가 농촌으로 하방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개 취직이 안 되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하러 가는 패턴이 등장한다. 이는 유예나 지연보다는 미래에 생산적일 수 있다. 더 이렇게 중국의 청춘들에게 어려운 상황은 해외에 유학하려는 동기부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유학원 등 관련 교육기관이나 기업이 활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지방에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더욱 이런 경향이 강하다. 한국은 중국 학생들에게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특히, K 팝과 K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의 일상 문화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이들은 단체 관광객과 질적으로 다른 점도 있다. 단체 관광객은 단기적 효과인 데다가 명소에서 일어나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까지 우려되고 있다.

 

다만, 중국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과 진로를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일반 중국 학생들에게 낫다. 특히, 일본보다 매우 나은 편이다. 더구나 한국은 미국식 교육에 근접하고 있기에 당장에 미국에 갈 수 없는 중국 학생들에게는 적응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이 이런 학생들을 통해 신뢰 관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중국 중심의 정보 운용만 고집한다면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이를 수 있는 것과 같이 한국에도 언제든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 갈등 속에서 중국에 상황은 유리할 수 없으니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