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남자 주인공 정해인 열풍
-2000년대 들어 연하남들 연이어 등장, 드라마 ‘로망스’의 김재원이 원조 연하남
-겨울연가 ‘최지우’ 깜짝 결혼, 상대는 30대의 연하남
-두 세 살 차이는 명함도 못 내미는 17-18세 차이도 있어
-여성들의 경제적 안정으로 연상녀와 결혼 바라는 남성들도 느는 추세
-나이 차 너무 나면 건강 수명에도 영향
(program title music)
북한 주민 여러분도 남한 드라마를 많이 보신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엔 어떤 드라마에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최근 남한 드라마 가운데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고 하는데요, 연하의 남자가 연상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그런 드라마라고 하네요.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연하남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드라마를 중심으로 오늘 함께 얘기 나눠보기로 하겠습니다.
(insert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장면 sound)
이장균 :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안녕하세요?
이장균 : 저는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서 아직 좀 생소한 얘기입니다만 북한 주민 여러분 가운데는 거의 남한과 동시에 드라마가 북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최신 남한 드라마를 열심히 보시는 분들은 금방 무슨 얘기구나 아실 것 같아요.
연하의 남자가 연상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그런 얘긴가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남자 주인공 정해인 열풍
김헌식 : 네, 바로 금토 드라마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입니다. 요즘 이 남자 때문에 이 남자에게 밥 사주고 싶다는 여성들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매회 안방극장의 열기가 뜨거운데 바로 손예진의 상대 연인 정해인이라고 하는 남자 배우인데요, 그녀의 연하남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들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지면서 굉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안정적인 연기력에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정해인이라는 남자배우가 남한은 물론 북한 주민들까지도 설레게 하지 않을까 싶고요 특히 이 대세남 정해인 효과 때문에 소속사의 주식 주가는 60% 이상 껑충 뛰어서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다.
(insert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장면 sound)
이장균 : 아마 드라마를 보시는 많은 일반 시청자, 특히 여성분들은 야.. 저 정도면 연하지만 나도 저런 연하의 남자를 사랑해 보고 싶네.. 이런 마음을 갖는 모양이죠?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장균 : 이런 연상 연하의 사랑은 간혹 드라마의 주제가 되곤 했었죠?
2000년대 들어 연하남들 연이어 등장, 드라마 ‘로망스’의 김재원이 원조 연하남
김헌식 : 사실 드라마를 포함해 대중문화 쪽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서 이런 연하남들이 등장을 했었습니다. 연하남의 로맨스 원조는 2002년 드라마 ‘로망스’의 주인공으로 ‘살인 미소’로 불렸던 배우 김재원입니다.
여성배우 김하늘이 맡았던 여선생님을 사랑하는 남고생이라는 놀라운 캐릭터가 등장해서 그 때 극중에 이런 대사가 있었죠.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하는 대사가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insert : 드라마 ‘로망스’ 가운데 대사 : “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란 말이야 ..” )
(insert : music ‘내 여자라니까 / 이승기)
노래로서는 2004년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가 김재원 이후 2년 뒤에 나타나 이승기가 ‘국민연하남’자리를 꿰찼습니다.
“누난 내 여자니까”라는 당돌한 가사 하나만으로도 그 전의 연하남들과는 차별화돼 굉장히 눈길을 끌었었고요, 2004년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상대역이었던 이청아에게 애교 섞인 말투로 “우리 누나~”라 부르던 모습에 많은 여성 관객들이 쓰러졌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또 2004년 지현우라는 배우가 드라마 ‘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지피디’로 출연, 지피디가 연하남의 대명사였을 만큼 지현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올드미스’ 소리를 들어야 했던 30대 초반 ‘노처녀’들에게 20대 후반의 귀여운데 멋지기까지 한 ‘지피디’ 지현우에 대한 관심이 큰 화제였습니다.
2005년에는 장안의 화제를 불러모았던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배우 현빈이 굉장히 많은 눈길을 끌어 국민연하남으로 등극을 했는데 극중에서는 ‘삼식이’로 불렸습니다. 재벌가의 잘 생긴 청년이었는데 삼식이로 불리면서 국민삼식이가 됐고요,
(insert : 드라마 ‘내 이름은 삼순이’ 가운데 대사 sound)
이후 2006년에는 배우 정일우가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남자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면서 여배우 서민정이 역을 맡었던 여선생을 좋아하면서 웃음기 어린 연하남으로서 많은 화제와 인기를 불러 모았었습니다.
(music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삽입곡 ‘stand by your man’- Carla Bruni / program ID)
(insert : 드라마 ‘겨울연가’ 대사 sound)
겨울연가 ‘최지우’ 깜짝 결혼, 상대는 30대의 연하남
이장균 : 북한 주민 여러분 가운데서도 기억이 나실 만한, 많이 보셨을 예전 텔레비전 인기 드라마 ‘겨울연가’가 있었죠? 거기 나왔던 여배우가 바로 최지우 인데요, 상대역은 배용준이었고..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기억이 됩니다만 그 뒤 결혼을 곧 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근에 결혼을 했네요?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다들 몰랐고요, 언론도 전혀 감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달 3월 29일 깜짝 결혼식을 올린 최지우는 신랑에 대해 '평범한 직장인'이라고만 소개하면서 나이 역시 함구했는데, 연예계에 따르면 신랑이 최지우보다 꽤 어린 30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연예계에서는 최지우 뿐만 아니라 여자가 연상이고 남자가 연하인 연인간의 혼인 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2월 화촉을 밝힌 빅뱅의 태양(30)과 배우 민효린(32)은 민효린이 두 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첫딸을 얻은 가수 비(36)-배우 김태희(38)는 마찬가지로 두 살 차이고요, 지난해 10월 결혼한 배우 송중기(33)-송혜교(36)도 세 살 차이입니다. 2016년 결혼한 배우 안재현(31)-구혜선(34) 부부도 세살 차이였고 또 배우 진태현(37)-박시은(38)과 배우 정우(37)-김유미(38) 부부는 한 살 차이입니다.
여성이 1~3세 많은 커플은 연예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더 많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번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가수 백지영(42)은 9세 연하의 배우 정석원(33)과 결혼해 2016년 첫딸을 낳았습니다.
가수 바다(38)는 10세 연하의 사업가와 지난해 화촉을 밝혔습니다. 바다는 애초 신랑이 9세 연하라고 했으나 최근 방송에서 "사실은 10세 연하"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우 한혜진(37)-축구 스타 기성용(29), 배우 김가연(46)-프로게이머 임요환(37)은 나란히 여덟 살 차이가 납니다.
또 혼성그룹 룰라의 채리나(40)-야구선수 출신 박용근(34) 부부는 6 살 차이가 나고, 배우 박해미(54)는 9살 연하의 남편과 재혼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장균 : 그런데 한 두 살, 두세 살 정도 나이차는 명함도 못 내미는 엄청난 차이의 부부도 있다고요?
두 세 살 차이는 명함도 못 내미는 17-18세 차이도 있어
김헌식 : 그렇습니다. KBS 2TV 관찰예능 '살림하는 남자들2'에 출연 중인 가수 미나(46)-류필립(29)
부부는 무려 17세 차이를 극복하고 올 초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활동 중인 배우 함소원(42)은 무려 18세 연하의 중국인 남성과 올 초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 나라에서는 사실 띠 동갑 정도면 굉장한 차이로 여겨지는데 지금은 열 일곱, 열 여덟 차이까지 나는 커플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이렇게 나이 어린 남성이 나이가 더 많은 여성들과 결혼하는 현상이 늘어나는 건 남성들 중에도 연상녀와 결혼하기를 바라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요?
김헌식 : 몇 해 전 결혼정보회사가 ‘연상녀와 결혼하고 싶은 이유’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남성 응답자의 38%가 ‘누나와 같은 넓은 이해심’을 연상녀와 결혼하고 싶은 이유 1위로 선택했습니다. 이어 ‘모성애를 를 느낄 때(28%)’ ‘맞벌이를 통한 재정적 분담(22%)’ ‘인생의 조언자 역할을 해줄 때(11%)’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여성 응답자들은 ‘남성이 모성애를 느낄 때(43%)’를 결혼 이유 1위라고 답했습니다. 2위는 ‘결혼생활의 넓은 이해심(36%)’ ‘인생의 조언자 역할을 해줄 때(11%)’ ‘맞벌이를 통한 재정적 분담(10%)’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장균 : 네, 남한은 그런 게 많이 사라졌습니다만 북한은 아직도 남성 위주의 유교적인 분위기가 강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여성들이 집안 일이나 부엌 일을 할 때 남자들은 거의 뒷짐 지고 딴전 피우는 모습을 아직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즘 남한은 그렇지 않죠?
남성이 부엌 들어가는 거 당연하게 여깁니다만 그러나 북한에서도 최근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활발해 지다 보니까.. 장마당 같은 데서 직접 장사에 나서는 건 여성들이 많죠.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러나 보니 여성들이 돈을 만지게 되고 경제권을 갖다 보니 예전 같지 않다고 하네요. 남자들의 권위가 많이 떨어지고 여성들에게 눌려 사는 남자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남한에서 이렇게 연상녀 연하남 부부가 늘어나는 건 어떻게 보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성공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해서 경제권을 갖고 있는 그런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여성들의 경제적 안정으로 연상녀와 결혼 바라는 남성들도 느는 추세
김헌식 :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인식 때문에 남성이 나이 어린 여성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많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고요,
여성들도 나이 어린 남자를 찾는다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남성을 나이 구분 없이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말씀하신 대로 경제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과거 남자가 돈을 벌고 여자는 집안일에 매진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나이보다 경제적 능력이 있는 여성을 원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경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을 찾는 건데 그 여성들은 나이가 좀 많을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고학력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남녀관계 그리고 성 역할, 부부의 기본적인 기준도 많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연하남, 연상녀 부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남녀간의 결혼생활에서 나이차가 너무 많으면 건강상, 또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연구 결과도 있다고요?
나이 차 너무 나면 건강 수명에도 영향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특히 여성 같은 경우는 비슷한 나이의 남성과 결혼해야 오래 살고 남성과 나이차이가 많이 날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최근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1990-2005년 덴마크 인구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부부의 나이 차이와 사망 나이 관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7~9살 어린여성과 결혼하면 일찍 죽을 위험이 11% 감소하고 15~17살 어린 여성과 결혼하면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여성은 비슷한 나이 남성과 결혼해야 오래 살고 남성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날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여성은 7~9살 연상 또는 연하인 남성과 결혼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20% 높아졌고 15~17살 연상 또는 연하와 살면 조기 사망 위험이 30% 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나이 차이보다는 적절한 나이 차이가 건강 수명을 위해 좋다고 하기 때문에 어떤 한계나 기준을 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조사를 실시한 연구소의 조언입니다.
이장균 :사랑하는데 나이의 국경이 있겠느냐 이렇게들 생각하지 않습니까? 옛날 식으로 얘기하면 잘 맞으면 장땡이지 나이 차가 뭐가 중요해.. 이런 식으로 얘길 하는데 제 생각으로는 처음에는 사랑으로 출발했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나이 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데서 좋지 않은 결과, 건강 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꼭 나이 차가 나는 부부만의 문제는 아니죠. 나이 차가 적당한 혹은 동년배의 부부가 살더라도 서로 잘 맞춰가는 삶이 아니고 갈수록 삐걱대고 서로 신경이 쓰이고 하다 보면 건강의 위협이 따르는 건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목하게 잘 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고 건강을 잃지 않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죠.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오늘 김헌식 교수와 함께 떠나는 열린 문화여행은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연하의 남자가 연상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그래서 많은 여자들이 연하는 남자와도 사랑하고 싶은 열병에 걸렸다고 할까요, 드라마 하나 때문에.. 그런 얘기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