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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이 정말 2018년 최고 트렌드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2. 19. 12:49

소확행이 정말 최고 트렌드인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가 폭락했다. 끝이 없이 치솟는 강남의 아파트 가격도 꺾였다. 수억원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랑’, ‘명당’, ‘창궐’, ‘물괴’등 100억원이 훌쩍 넘은 영화들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흥행에 참패했다. 오히려 생각지 못한 작품들이 크게 흥행을 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완벽한 타인’도 비수기에 크게 성공했다. 여기에 ‘서치’나 ‘리틀 포레스트’, ‘곤지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너의 결혼식’은 작은 영화임에도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들 영화들은 100어원대 영화들 보다 관객수가 많았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지만, 그것은 미디어에서만 트렌드 관점에서 화제가 되었을 뿐이다. 여전히 2018년 한 해 동안 대박을 꿈꾸는 행태는 여전했다. 영화 ‘설국열차’의 마지막 꼬리칸이라도 타려는 듯이 대박을 꿈꾸는 형태들을 갖가지 투자처에 몰렸다. 지난 10년간 투기와 투자의 구분이 모호했던 정책 견인 때문이었다.


똑똑한 한 채를 원한다는 심리는 불안한 경제 상황을 증명한다. 다 떨어져도 안떨어지는 집. 일본 부동산 시장의 교훈. 강남에 집을 사면 노후까지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클수록 안정이라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없다. 안정이란 반대로 그안에 있으면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다. 마지막 종착지다.


암호 화폐는 실제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있어야 전제 되었어야 하는데 미래에 대한 막연한 장미빛 기대가 버블을 일으켰다. 마치 4차 산업 혁명이 무조건 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과 같다. 불황에 대한 염려는 거꾸로 버블을 일으킨다. 공포가 가득할수록 그 반대로 공포감을 해소할 대상에 몰린다. 그 대상은 잘 모르는 확실하지 않은 대상이다. 그것은 새로운 테크놀로지 형태로 등장한다. 


부동산이나 암호 화폐나 결국 누군가에게 피해가 간다. 미래의 가치를 소수가 끌어 쓰는 것이고 전체에게 부담으로 전가한다.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가도 나에게만 피해가 가지 않고 부를 축적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생각이 많을수록 결국 각 개인들은 스스로 자신이 피해를 입게 될 뿐이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행태는 없다. 언제든 대박을 꿈꾸고 기회를 보는 행태는 아직 대한민국에 많다. 자신에게 부메랑이 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시나에 모든 것을 건다. 과거의 오래된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겠나. 하지만 그렇게 갈수밖에 없다.


글/김헌식(박경리 토지 문화관 외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