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과 아이리스, 같고도 다른 점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2. 17. 08:32

-2009년 대형 드라마가 남긴 점


2009년 최고의 흥행 드라마였던 <선덕여왕>과 <아이리스>는 같은 드라마로 묶기에는 한계가 많지만, 같고도 다른 점을 통해 현재 드라마의 제작과 반응의 메커니즘과 과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두 작품이 어떤 공과를 낳았는지 정리해 본다.

제작비와 스토리의 완결성 논란

드라마 <선덕여왕>과 <아이리스>, 모두 200억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공식적으로는 <선덕여왕>이 250억, <아이리스>가 200억원이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62부작이었고, <아이리스>가 20부작이었기 때문에 회당 제작비는 <아이리스>가 많다.

더구나 애초에 <선덕여왕>은 50부작이었지만, 연장 방영 때문에 12부가 늘었다. 작가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스토리구조가 늘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당장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실이 사라지고 시청률도 하락했던 것. <아이리스>는 연장방영에 선을 그었다.

선이 굵은 드라마

드라마 <선덕여왕>과 <아이리스>는 사극과 현대극이라는 차이점이 있었지만, 모두 선이 굵은 드라마였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중심이었고, 드라마 <아이리스>는 남북의 정치상황과 음모론을 활용했다.

선이 굵은 드라마가 시청률확보에 성공했기에 의미가 있었다. 선이 굵은 것을 감쇄하기 위해서 멜로라인을 엮었다. 하지만 드라마 <선덕여왕>의 멜로는 그 본질면에서 아쉬웠다. 비담(김남길)과 덕만(이요원), 유신(엄태웅)의 멜로라인은 멜로라기보다는 사랑 이야기에 불과해졌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멜로라인은 김현준(이병헌)과 최승희(김태희), 진사우(정준호) 사이의 불가항력적인 사랑 이야기는 멜로의 본질을 드러내었다. 시청층은 <아이리스>가 좁았고, 전체적으로 시청률은 <선덕여왕>이 앞섰다.

집단 창작과 변용

두 작품은 모두 집단창작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아이리스>는 조규원, 김재은, 김현준 모두 세 명이 창작한다. <선덕여왕>은 박상연, 김영현 두 작가가 공동 창작했다. 명목상으로 나타나는 작가만 두 세 명이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작가는 많다.

대형작품의 경우, 이런 집단 창작은 이른바 미드 시스템의 변용이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한국적 현실을 반영하여 창작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미드 한편에 30~40억이 투여되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블록버스터는 10억을 넘기도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시리즈와 비교하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다. <본 얼티메이텀>의 경우 2시간도 안 되는 분량에 제작비가 1400억원이었다.

사전제작이 대안일까?

또한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사전제작이다.

두 작품은 모두 사전제작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초기에 사전제작이 이루어지다가 이후에는 몇 회 앞서서 제작이 이루어졌다. 이는 한국적 현실에서 시청자와 제작사의 의도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란이 이루어지고, 그 여러 가지 담론을 반영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이 <아이리스>보다 그러한 경향이 강했다.

작가상은 아이리스?

그런 면에서 작가상을 준다면, 그 상은 <선덕여왕>보다는 <아이리스>에게 돌아가야 한다.

작가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작가에게 <선덕여왕>은 제작환경이 열악했다. 처음에는 여유 있게 창작했던 여건이 후반부로 갈수록 환경적인 요건 때문에 악화되었고, 그것은 결국 작품창작의 일관성을 해치게 되었던 것이다. 이는 한국 드라마가 미국드라마와는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다만, 드라마 <아이리스>는 간접광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물론 그것은 작품의 완결성을 해칠 수밖에 없었다. 불안하고 취약한 투자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 있지만, 그러한 구조는 종방 이후에도 수익회전에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터넷의 활용과 시청률

두 작품은 모두 인터넷에게 매우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선덕여왕>은 마치 축구경기를 보는 듯싶었다. 배우는 선수였고, 선수 투입과 교체 소식을 사전에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누출시키면서 논란과 화제를 일으키고 시청률 연동효과를 노렸다. 실제로 상당 부분 성공했다.

이 점은 <아이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했던 <아이리스>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점에서 자유로웠지만, 연동 효과를 위해 후반부로 갈수록 새로운 인물을 부가했다.

추리 스릴러 형식

두 작품은 모두 추리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인과관계는 물론 화두와 과제를 던져주고,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몰입도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 또한 스릴러의 요소도 특징이다. 스릴러의 요소는 공포와 불안, 빠른 전개, 빈번한 액션, 재능 있는 영웅과 악당의 대결이 특징이다.

최근 대중문화콘텐츠에 빈번하게 사용되는 두가지 방식은 미드의 영향도 있겠지만, 대중미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것의 남발은 임팩트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한류

두 작품은 성공모델이 되었기 때문에 일정한 전형성을 이루었다. 파생 상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즌2 제작 소식을 흘리는 것은 현재의 작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들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연동효과를 누릴 수 있을 지다. 단순히 몇개국에 팔리는 것은 의미가 없겠다. 더구나 모두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이 크기 때문에 장담을 할 수 없다. 또한 현대인 혹은 아시아인들이 보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아니었다. 남북분단상황을 그들은 얼마나 알까?

대형 드라마와 2010년

2010년에는 당장 사극이 계속 강세를 누릴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사극은 시청률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이 확증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덕여왕>을 통해 다시 한 번 입증 되었고, 신년 초에만 세 개의 사극이 선을 보인다.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여준 <아이리스>의 영향으로 다른 작품이 제작되는 것은 2011년 이상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영화 제작은 흥행성이 적어 부정적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