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불황 10년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8. 25. 10:53


141027_BookMorningCEO_1743 김헌식 불황 10년.pdf

트렌드를 읽어주는 [해결책]




 저성장 시대, 어떻게 버텨야 할까 세대간 불균형으로 고용과 임금으로부터 보장받지 못한 채 사회에 내 던져진 20대 현실을 파헤친 책, <88만원 세대>의 저자가 이번에는 30 대를 대상으로 <불황 10년>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미 완연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의 10년이 ‘불황 10년’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미래가 아닐까? 그렇 다면 대다수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혹독한 ‘경제적 빙하기’가 될지도 모를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오늘의 ‘해결책’ <불황 10년>과 함께 생각해보기로 한다. 



이향은 교수 : 이 책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정확히 그 타깃에 들 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게 단숨에 읽은 책입니다. 전작에서 저자가 20대를 ‘88만원 세대’에 비유하면서 집중 적으로 다룬 바 있는데, 왜 이번에는 30대를 집중적으로 바라보았을까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 저자는 30대를 두고 심지어 “이 세대가 무너지면 한국이 무너진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세대가 왜 중요한지 저자가 이야기한 바를 요약해보면, 잠재력이 있는 세대라고 이야기하 고 있습니다. 20대는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졌고, 50대 가까운 세대일수록 사회적 지위가 굳어졌기 때문에 유 연성이 떨어진다고 하거든요. 30대에서 40대 초반 같은 경우에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고, 또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가족까지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죠. 어떻게 보면 사 회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불황 10년’을 잘 견디면 이 세대가 생존해서 한국 사회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이향은 교수 : 곧 닥쳐올 불황의 양상에 대해 저자는 일본식 불황과 한국식 불황이 있다는 표현을 씁니다. 양 자가 서로 어떻게 다른가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 일본 같은 경우에는 ‘가난한 국가에 부자 개인’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사실 일본 사람들이 굉장히 저축을 열심히 합니다.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소비를 많이 해야 경제가 돌아간다고 이야기하지만, 거꾸로 이 저자는 일본의 개개인들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나마 일본식 불황에서 살아남았다고 하거든요. 반면에 한국은 ‘저축을 안 하면서 부채규모는 너무 크다’는 겁니다. 일본 사 람들은 부채가 적으면서 저축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나마 20년 불황을 버텨낼 수 있었지만 한국은 그 반대 이기 때문에 미래가 어둡다고 보는 것이죠. 결국 저자는 개인이 저축을 열심히 하고 부채를 줄이면서 재무구 조를 튼실히 하는 방안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향은 교수 : 저축을 과연 안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못 하는 걸까요? 전작에 보면 분명히 20대는 88만원 세대라고 언급했는데 88만원 벌어서 어떻게 저축을 할 수 있을까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 20대들은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는 대목에서 보듯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20대는 저축의 여력이 부족하다고 보고요. 직장이나 사회에서 안정화되고 있는 30대 혹은 40대 초 반이 소비의 중심에 놓여있다고 보입니다. 저축할 돈이 굉장히 많은데 저축을 안 하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저축이나 튼실한 재무구조를 만드는 데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저축률 에 비해 부채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죠.


 이향은 교수 : 책에는 실전 팁이라고 해서 예를 들면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고, 어떤 데는 돈을 쓰지 않 아야 하며 창업할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나와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실전 팁보다는 이 를 아우르는 담론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 구체적인 재테크 방법이라든지, 실전적인 투자 방법 같은 경우에는 시일이 지나게 되면 ‘지식의 반감기’ 차원에서 별 효용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창업 부분에서 눈길을 끈 것들이 있었 습니다. 예를 들면 핸드 스튜디오 같은 사례가 있었는데요. 결국 중요한 것은 명분이거든요. 사업할 때에도 제 일 중요한 것이 어떻게 투자를 하고 어떻게 수익을 내고.. 이런 것보다는 결국 사람, 꿈, 비전 등입니다. ‘불황 10년’을 잘 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먼저, 아끼고, 덜 쓰고 하는 관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정신이나 비 전을 가지고 위기에 대처해나갈 것인가 하는 관점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향은 교수 :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화두를 던져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 ‘불황 10년’이라는 제목에서 풍기고 있듯이 앞으로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경제 구조 속에서 사회 문화적인 지형이 펼쳐질 것이라는 화두를 던져줬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겠습니다. 앞으로는 고성 장 사회가 아니고 저성장 사회이기 때문에 그 저성장 사회에 맞게 우리의 가치관이나 세계관들을 바꿔야 됩 니다. 그건 문화적 인식 체계의 변화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고용이 잘 되었던 고성장 시대에는 누구라도 성 공할 수 있는 토대가 있었지요. 자수성가형 모델이 가능한 시대였습니다. 저성장 시대에서는 좋은 직장보다는 좋은 ‘일’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어떻게 고도화 하 고 숙련해서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경제적이고 수익적인 관점에만 몰입하기보다는 앞으로 우리 세대들이 어떻게 저성장 시대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경제적인 문제 들도 같이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향은 교수 :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은, 바로 불황 10년을 잘 버텨내면 호황이 온다 는 말이었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 경제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이론과 관점들이 있는데요. 불황과 호황이 연이어 온다는 것 이 사실 대체적인 경제학자들의 이야기죠. 그러니까 다시 말해, 불황이 오면 언젠가는 호황이 온다 라고 이야 기합니다. 하지만 저성장 경제 모델을 주창하는 이들은 불황이 상당 기간 오래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요. 그렇 기 때문에 이 책이 이야기하는 불황 10년이 정확히 10년일 것이냐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불황기 의 사람들은 소비나 지출을 안 하기 때문에 자본 축적이 되면서 어느 순간 소비가 증가하는 지점은 있습니다. 그게 호황인지 아니면 경제가 고성장기로 가게 되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향은 교수 : 국가 경제에 근간이 되는 세대이자 불황이라는 잔혹한 환경에 내던져진 30대들을 위한 생존 전략을 담은 책이었네요. 앞으로 우리가 버텨내야 할 이 저성장 시대에 어떠한 지혜, 방법을 가지고 극복해야 하는가 하는 화두를 던져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