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코로나 19 확산으로 온라인 공연과 강의가 대세인데요. 문제는 없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문화로 읽는 세상> 코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헌식 박사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방구석 콘서트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해요. 온라인으로 중계해주는 방식을 말하는 것일텐데, 아무래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문화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계는 공연을 전면 취소하지 않고 무관중 공연을 하면서 온라인 생중계에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시민들은 사람들과 접촉을 하지 않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들의 동작과 표정을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본래 공연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곧 예컨대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나 시간이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 온라인 공연히 효과적이었죠. 직접 공연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전에는 온라인 공연이라고 하면 진정한 관람이 아니라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고 주눅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 19 때문에 그런 의식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클래식과 오페라를 거리감있게 느끼던 관객들이 온라인 중계로 관심이 생기거나 팬들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공연 단체들이 `무관중 공연` 온라인 라이브 중계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화를 추구했던 공연계가 좋은 기회를 맞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아직은 국공립기관에만 해당하는 것 아닌가요?
▶사실 언론 지상에 온라인 무관중 공연 생중계 결정이 많이 보도되다보니 그것이 평균적이거나 일반적이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공연계의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아직 국공립 문화예술기관들에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주로 세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을 통한 수익은 덜 생각하게 됩니다. 달리 대다수 공연 제작사들과 사립 공연장은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간예술단체가 전체에서 80%가까이 차지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민간단체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코로나 19사태로 실적과 매출이 매우 타격이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술계에서도 전시를 이러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서 제공하기도 합니다. 역시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서 바람직합니다. 작품에 관해 더 많은 정보와 볼 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민간영역에서 하기에는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온라인 중계를 하려면 장비와 시스템을 갖춰야하고, 이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죠?
▶어느 정도 장비 규모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콘텐츠 제작과 송출을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생중계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생중계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라이브 중계는 국내외를 포함해 국공립 관련 단체들이 아니라면 힘든 상황인데 그것은 공적인 지원을 받아 우선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촬영장비 그리고 편집 효과, 여기에 서버 용량도 필요합니다. 유튜브로 전달하는 방식은 작품 감상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축될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예술위의 창작 산실이 있기는 합니다. 지원작들을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좀더 많이 확장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창작 지원작들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꼭 지원작이 아니더라도 많은 대중들에게도 선보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온라인 중계가 무료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문화관람은 무료가 아니죠. 2010년 국공립예술단체에서는 무료 초대권을 폐지했습니다. 무료 초대권 문화가 문화예술을 공짜로 생각하게 만드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국공립단체의 무료 공연이 많아지면 일반 온라인 콘서트나 공연 중계는 더욱 보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예컨대, 베를린 필하모닉의 경우 디지털 콘서트 홀(Digital Concert Hall) 에서 로그인 하면 2020년 3월 31일까지 가입한회원에게 30일간의 무료공연이 제공됩니다. 600여개의 공연에 신인 예술감독 키릴 페트렌코의 최근 15개 공연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저변을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이런 공연단체가 무료라고 하면 다른 단체는 유료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뮤지컬 `마리 퀴리` `여명의 눈동자` 등이 포털TV를 등을 통해 생중계되긴 했는데 이는 공연 홍보마케팅 차원이었습니다. 여유가 있어야 가능할 것인데 이러한 비용들은 공공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기본이어야 하는데 요원하게 느껴집니다.
온라인은 공연예술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지만 공연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기 때문에 온라인 생중계 등의 공연 마케팅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이러한 온라인 콘텐츠 구축이 갖는 중요한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공연장으로 미술 전시회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 공공 부분을 가리지 않고 문화 간접 자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는데,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 같아요. 특히 실습 위주의 전공은 수업 자체가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예체능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가 특히 심한 상황입니다. 실기, 실습, 레슨, 실험이 필요한 학과목은 이에 해당합니다. 예컨대, 실용음악 전공 실기 수업과 앙상블 수업이 불가능합니다. 일대일 레슨을 받아야 하고 상호 피드백과 교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텐데, 맞대면 수업이 어려워 실기의 기술적인 대목은 사이버 강의에서는 건너뛰게 됩니다.
대학이 4월부터 실기를 보강한다고 하지만 학생들은 이에 대해서 과연 원활하게 이어질지 의문을 표합니다. 사이버 대학을 다니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강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교수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작시스템이나 장비가 제대로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갑자기 이러한 일이 주어졌기 때문에 혼란은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이러다보니 부실한 강의에 학생들이 등록금을 일부라도 반환하라는 주장을 하고, 대학측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데, 교육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예체능, 이공계는 다른 단과 대학보다 등록금이 더 비싼 상황이죠. 500여만원이 훌쩍 넘기도 합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연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등록금 반환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85.2%가 등록금 일부 반환이 필요하며 62.7%는 매우 필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실기, 실험, 실습 등 온라인 대체가 불가한 수업 대안 미비`가 49.4%, `온라인 수업 대체로 인한 수업 부실`이 40.9%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학생들이 학사일정으로 피해를 봤다는 것인데요, 또 2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대체해 실제 강의의 질이 낮아지게 되어 등록금 반환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예 여력이 안되는 대학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장비, 시스템, 인력이 전혀 구축되거나 지원되지 않는 상황인 것입니다. 전국 대학 가운데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있는 곳은 1%도 안되는 상황인데 그나마 시도를 해도 재생오류, 서버다운, 끊김 현상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 규칙 제 3조 제5항에 따르면 등록금을 면제를 최소 휴업 기간을 한 달 단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일부 면제를 피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한 것입니다. 실제 등록금 환불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교육부도 학생들의 대학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부에서 일괄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 대학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이것을 추진함으로써 피해를 학생들이 보는 현실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 모른척하는 것은 교육적인 태도가 아닐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행되는 ‘온라인 강의 대체’가 장애 대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던데, 어떻게 개선이 이뤄져야 할까요?
▶장애 학생들의 온라인 강의 수강의 애로는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본격 부각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강의실의 강의도 학습 도우미는 물론 주변에 즉각적인 도움 요청이 되어도 온라인 강의는 실시간 반응이 힘들고 도우미도 친구도 없습니다. 온라인 강의의 경우 대부분 자막을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되는 상황이고요. 이에 대한 매뉴얼이나 지원 시스템이 없는 상황입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수요조사를 통해 각 대학에 자막지원비 등 지원, 수화통역사, 속기사 등 인력을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데 원활하게 서비스가 이루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원칙들이 잘 지켜지기를 바라고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들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 안의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온라인 대세가 기정 사실이라고 하며 관련 업계가 호황이라고 하는데 수용들의 입장에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전달이 되어 지식과 문화의 향유가 적절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공공적 정책들이 잘 집행되기를 바랍니다. 잘 적응하고 실천을 하면 이전의 한계를 넘어서서 긍정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3-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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