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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로맨스에 나오지 않아야 하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9. 20. 12:20

마동석 현상

-마동석이 로맨스에 나오지 않는 이유

 

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영화 범죄도시에서는 결혼을 아직 못간 노총각 형사이고, 영화 성난 황소에서는 신혼부부로 나오지만 아직 마동석은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예전 같으면 인기가 있는 배우들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적인 것이 한석규였다.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그가 영화 넘버 3’에서 깡패로 등극하는 순간 아우라는 무너졌다. 오히려 반사 효과는 송강호가 누렸고 그의 캐릭터는 별로 변한 게 없이 유지되었다. 사실 아우라 문제는 아니었다. 디지털 대중문화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타십이 아니라 팬서비스 시대이기 때문이다. 티켓파워가 사라지는 현상은 이것과 같다. 관객들인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캐릭터를 보고 싶을 뿐 단지 누가 나온다고 해서 혹은 영화제 수상의 예술 영화이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소비하지는 않는다.

 

아트 박스 사장님 마동석의 인기는 그동안 남성 캐릭터의 전형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적어도 꽃미남 스타일의 남자주인공이 액션 활극을 누비는 일은 이제 식상한 설정이 되었다. 멋있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기대한다. 새로운 액션 캐릭터가 각광 받는 맥락이다. 대신 새로운 전형성에 그대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마동석에게 기대하는 것은 시원한 해결법이다. 예를 들자면, 열쇠로 문을 따는 것이 아니라 문으로 부수는 것을 원한다. 현실에서는 잘 일어날 수 없는 통쾌한 액션을 기대한다. 말도 멋있게 얌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칠고 일상이 욕설이다. 그러나 그 욕은 쓸 사람과대상에게만 한정되는 나름의 룰이 있다.

 

물론 마동석은 외모부터 조폭이나 깽스터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겉모습에서 풍기는 행위로 시원한 액션이나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해야 한다. 완전히 악당이라면 이는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으며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적어도 극장의 관객은 범죄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범죄자들이라고 해도 자신은 그렇게 악한 사람이 아니고 나름 선의지를 갖고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영화 악인전에서는 조폭 두목이지만 결국 더 나쁜 연쇄 살인범을 응징하는 캐릭터로 나온다. 영화 나쁜 녀석들에서는 조폭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삶을 살려고 분투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렇다고해서 정의와 선함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이 정의를 실현하는 영웅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살면서도 상식적인 수준의 선과 악을 말할 뿐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이 오히려 진실을 가리고 본질을 흐리게 하는 일을 너무 많이 접하는 관객들에게 적절할 수 있는 캐릭터의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동석에 다작을 하기 때문에 식상함과 피로감을 준다는 지적은 있다. 당연히 그러한 요인은 있다. 마동석을 내세워 천만관객을 달성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욱 안되는 일이다. 마동석 캐릭터가 구가할 수 있는 영화 장르는 정해져 있고 흥행 사이즈도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한 장르 이동에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흥행 유도 마케팅은 그의 캐릭터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특히 멜로 영화같은 장르는 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다. 관객들이 원하는 캐릭터의 변주가 중요할 뿐 팬덤은 존재할 수 없는 모바일 문화부족의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