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리더는 누구인가, 꼭 새 인물이 필요한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11. 5. 00:33

리더는 누구인가, 꼭 새 인물이 필요한가.

 

‘리더는 누구인가’ 가즈히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많은 책들이 리더의 조건에 대해서 나름 적시하고 있는데 나가오 가즈히로의 리더는 누구인가는 형식이 일단 독특하다. 즉 소설 형식 속에서 리더의 조건이나 역할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이란 하나의 이야기 속에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그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과 협력 화해를 통해 주제의식을 드러내 준다. 이를 꼭 소설로 인식하기보다는 드라마로 생각할 수도 있고 하나의 시나리오 기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은 특정 상황 속에서 처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전망과 예측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로 우리들일 수 있으며 조직 구성원이며 그들의 고민 대상은 바로 누구나 겪고 있는 사안이다. 이런 생각이 들수록 조직운영과 리더십에 대한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기업 가운데 가장 트렌디 하면서도 불안과 변화가 교차하고 있는 정보통신 회사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얼개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샐러리맨을 다룬 소설과는 달리 구체적인 사업 품목이나 프로세스, 현장이 생생하게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며, 중간 중간에 리더의 조건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가 소설가가 아니라 오랜 컨설팅을 수행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은 쉬울 것 같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지 않아서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만은 없다.


소설 형식이기 때문에 간략하게나마 줄거리를 언급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스템 어시스트의 현 리더는 2000년대 승승장구해왔지만 버블의 붕괴와 함께 점점 쇠퇴해 간다고 느낀다. 정리해고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잘 개선되지 않는다.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자신은 이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새로운 인물이 이끌어 미래를 만들어 가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점은 많은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는 바이다. 특히 어떤 리더를 새로 선임할 것인가 그 조건을 무엇일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족 경영과 거리를 두어 애초에 아들에게 후계자 자리를 주지 않기로 한 요시지와 다쿠미 사장은 새로운 경영 승계자를 원하는 가운데 우연히 강연장에서 만난 전문 컨설턴트 안도 준이치를 찾는다. 이에 안도 준이치는 직접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경영계획 책정 회의를 제안한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 따라 8명의 후보를 선정하고 앞으로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탐색하는 회의 과정에서 적합한 리더를 선정할 수 있는 미션이었다.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진행하는데 시스템 어시스트의 20년 뒤 비전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차기 사장도 선임을 하겠다고 공표를 해야 해서 차세대 리더 육성과 차기 사장 선발 프로젝트인 셈이다.


차자 진행이 되면서 인물들 간의 여러 가지 사건과 에피소드, 갈등과 불화, 해법과 발견이 이뤄진다. 처음 열린 회의에서 우선 SWOT분석을 해서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위기와 기회를 생각한다면 수탁형 개발에서 자체개발방향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 모임에서는 사업 도메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는 회사의 정체성과 영역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클레임 은폐사건이 있고나서 디지털 업무일지 공용화가 부각되기도 했다. 차세대 품목에 대한 개발은 여전히 이뤄지고 이 사이에서 각 구성원들의 찬반 주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클라우드에 로봇과 연계시키는 방안이 도출되는 성과도 일어난다


이 와중에 중국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지만 실패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자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은행 융자나 증자를 통해 해결을 할 것인지 논의가 되는데 개개인들에게 그 부담을 맡기는 문제도 논의된다. 성희롱 같은 사건들은 조직관리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리더에게 맞는 것인지 살펴보는 사례로 등장하기도 한다. 부각되는 인물이 있기도 하고 사라지는 인물이 있는가하면 서로 간에 오해를 풀기도 하고, 서로 진가를 새삼 확인하기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20년 비전을 서로 그리면서 마침내 사장으로서 자격을 갖는 리더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소설적 구성 속에서 리더의 조건 10가지를 살피고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동지로 삼을 수 있는가이다. 이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밝히고 그의 필요성을 말한다. 두 번째는 솔선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는가이다. 우선은 시범을 보이고 맡겨보는 것을 강조한다. 당연히 지시만을 해서는 리더의 면모가 아니라고 말한다. 세 번째는 디테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가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당사자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강조한다. 네 번째는 냉정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가이다. 신속하고 냉철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는 단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그렇게 해야 앞으로 지금은 넘어서서 벌어질 부정적인 일을 막을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부하를 아끼고 키울 수 있는가이다.


부하들의 경우에는 상관에게 불평불만이 많을 수 있고, 이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리더이다. 불평불만이 있는 것은 바라는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불평불만을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게 하며, 불평불만만 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이끌어내야 한다. 남 탓만 하는 부하는 그것의 잘못을 일깨우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섯 번째는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리더가 낙심만 하고 있어서는 조직 전체를 구해낼 수 없기 때문에 나쁜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임하며 객관적인 판단을 가져야 한다. 일곱 번째는 모든 것을 짊어질 각오가 있는가이다. 애초에 짊어질 수 없는 일을 맡지 않으며 일단 감당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짊어져야 한다. 책임을 지기로 했으면,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의 사안에서 보자면, 개인 보증을 빼도 충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에 해당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인간을 이해하고 있는가이다.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자기중심적인 존재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어떤 상황에서는 선할 지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대비할 수 있다. 아홉 번째는 비전을 만들고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 리더가 부하가 동의할 수 있는 비전이나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협력을 얻을 수도 없고 부하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하더라도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열 번째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영역이나 일을 발견하고 그것에서 자신의 사명감을 다하리라는 다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것은 사소한 것에 개의치 않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현시켜주는 것이다.


이렇게 10가지 리더의 조건 가운데 비전을 실현 시켜나가려면 세 가지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하를 아끼고 키울 수 있는가, 모든 것을 짊어질 각오가 있는가,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가.’ 등의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전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부하직원들의 협력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하들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으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스스로 지겠다는 생각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소설의 결말은 누가 차기 사장으로 선임될지 궁금증을 더한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리더십을 잘 발휘하는 인재를 차기 사장으로 선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새로운 인물이 선임된 것이 아니라 현 요시지와 다쿠미 사장으로 재발견되었다. 프로젝트 과정은 현재의 사장에게 의욕을 일으켜 내었고, 직원들도 그것을 재확인했다. 결국 리더는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새로운 인물만이 리더에 올라야 문제가 개선된다는 생각도 오류일 수 있겠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갑작스런 내부의 소통과 재발견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