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3

K 무비 전략 눈덩이 굴리기 필요하다

글/김헌식(평론가, 박사, 교수) 장대한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8년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생소한 배우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고 말썽꾼에 가까웠다. 따라서 배우의 티켓파워는 기대가 없었고 낯선 소재와 배우에 비해 익숙한 것은 영화에 PPL로 나오는 한국산 제품들이었다. 토니 스타크의 휴대폰은 LG 것이었고 대형 TV 같은 전자제품은 삼성이었다. 당시 마블의 상황은 매우 어려웠는데 한국 기업이 가뭄에 단비 역할을 했다. 이런 배경하에 미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했지만 한국 방문 행사는 눈에 띄지 않아 흔한 레드카펫 행사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 '아이언맨'은 2008년 북미 흥행수익 2위를 기록했고 영화 '다크 나이트'의 ..

영화평론이 아니라 배급평론을 꿈꾸고 싶다.

왜 지금 배급을 주목하는가 -이화배의 ‘영화는 배급이다.’ 어느 꽤 유명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 진행자가 꽤나 지명도가 있어서 그의 이름을 내세워 프로그램명을 지었을 정도였다. 그 진행자는 연륜이 있고 객관적 합리적이면서도 의식 있는 지식인으로 통했다. 그런 지식인의 말 한마디가 아직도 생생하다. 생방송이 시작되자 그는 첫 마디를 이렇게 떼었다. “연말 결산이라 월요일부터 정치 경제 사회 분야를 했고, 이제 문화분야를 할 순서인데, 오늘은 좀 재밌게 하시죠. 어제까지 너무 딱딱했거든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준비해온 내용이 궁색해지는 기분이었고, 이제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하나 싶었다. 어디 이 진행자만일까, 이런 말은 흔하게 듣는다.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대개 레저나 엔터테인먼트와 일치한다. ..

책 리뷰 2020.09.27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왜 싸우는가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뉴월드의 새로운 강자라고 할 수 있고, 디즈니는 올드 월드의 기존 강자라고 할 수 있다. 할어버지 뻘인 디즈니와 손자뻘인 두 기업, 이 두 강자의 전쟁은 어쩌면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전쟁의 기폭제는 디즈니가 넷플릭스에서 자신들의 콘텐츠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넷플릭스가 신흥 강자로 디즈니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디즈니가 이른바 OTT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말한다. 그만큼 이 플랫폼 시장으로 급격히 수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항상 변화된 환경을 주시했다. 따라서 디즈니 입장에서는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넷플릭스가 시장지배자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