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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SN 지분 인수 차이나 머니 습격?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6. 4. 17:59

 

-진정한 케이 팝을 위한 경영의 대안 고민해야.

 

글/김헌식(정책학/문화정보학, 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텐센트의 하이브 보유분 SM 지분 인수는 대체로 긍정적인 점들이 부각 되었다. 그 와중에 차이나 머니의 침입이라는 부정적인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긍정과 부정에 관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볼 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과 부정의 양쪽을 살피면서도 놓친 부분도 여기에서 지적해야할 듯싶다.

 

우선 텐센트의 하이브 보유분 SM 지분 인수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는 세 가지다. 하나는 K 팝 음원 유통이 중화 대륙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것. 두 번째는 앞으로 한한령으로 대규모 콘서트가 열릴 것이라는 점. 다른 마지막은 대형 콘서트는 아니어도 팬 미팅이나 굿즈, 팝업 등 소규모 행사와 이벤트는 가능하리라는 점이다. 이런 방안이 아니어도 텐센트가 SM 지분을 갖고 있으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테니 말이다. 더구나 중국내에는 대규모 아이돌 그룹 시스템이 없으니 이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호적인 분위기는 고조되어 왔다. SM의 토대는 아시아에 있고 한한령으로 그것이 제한 된 면이 있었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 SM의 미래가 밝아지는 분위기가 감지되니 주가에 반영도 되었다. 하이브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SM의 주식을 텐센트에 매각했으니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닌가 싶은 의구심도 들었다. 이를 불식 시키려고 하는 듯 하이브는 하이브 재팬, 하이브 아메리카, 하이브 라틴에 이어 하이브 차이나를 베이징에 설립한다고 보도 자료를 바로 배포한 바 있다. 이런 발표가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것이 맞는다면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대륙진출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텐센트에 넘기면서 차익이 50억 정도 밖에 나지 않아 이면 계약이 있는 것 아닌 의구심이 일각에서 일기도 했으니 SM주식 매각이 중국 손절은 아니었다는 근거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이브는 중국이 주력 시장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탈중국으로 성공한 케이 팝 성공 모델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SM을 하이브가 멀찌감치 떼어놓은 배경이었다. 하이브 차이나가 미래를 위해 디딤돌을 놓는 순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의 한류 시장은 주로 산둥 반도 이남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베이징에 설립한 하이브 차이나의 역할에 대해서 지켜봐야 하겠다.

 

차이나 머니의 침입이라는 부정적인 관점을 살펴보자. 이런 관점에선 텐센트가 사실상 2대 주주로 SM의 의사결정에 참견을 하게 되면, K팝 콘텐츠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오히려 음악적 정체성의 훼손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다. 이는 중국 자본의 국내 진출에서 매번 등장하는 관점이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텐센트 관점에서 중화 대륙에 케이 팝을 본격적으로 상륙 시켜서 이익을 얻으려고 할지 의문이다. 더구나 중국은 공산당의 기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텐센트가 결정할 수는 없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문화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며 그것은 중화 전통에 바탕을 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유튜브를 차단하고 넷플릭스를 허용하지 않으며 먹방도 금지 시킨 중국 공산당이다. 더구나 체제 관점에서 예민한 K콘텐츠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두 번 행사는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오히려 텐센트는 K팝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기에 그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텐센트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영역은 중화권이 아니기에 SM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다. 이는 다른 중국의 콘텐츠 기업들이 한국의 관련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차이나 머니냐, 코리아 머니냐 K팝의 최대 주주들이 갈수록 음악의 본질이나 정체성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이다. SM1대 주주인 카카오의 경우에도 케이 팝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며 그런 면에서 국적을 떠나 텐센트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카카오가 2016년 인수한 멜론이 인수합병(M&A)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무려 인수에 18700억 원을 들였다. 모바일 플랫폼과 음악 콘텐츠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창작자 기반의 콘텐츠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역성장이었다. 카톡과 연동 효과나 시너지는 없었다. 4월 멜론 이용자는 601만 명으로 지난 20234(714만 명) 대비 약 16% 감소했다. 구글은 2006년 멜론 인수보다 5천억 많은 약 23000억 원을 들여 유튜브를 인수했고 그 효과는 가늠할 수조차 없다. 오히려 텐센트가 가만있는 것이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의 독자적인 기획과 생산보다는 유통에 더 집중해 왔다. 하이브의 민희진 사태의 갈등과 이에 따른 주가의 하락도 케이 팝 정체성과 거리가 먼 경영진들의 매끄럽지 못한 의사결정에서 기인한다. 그나마 K팝이 이정도 수준에 이른 것은 케이팝 출신이거나 그 정체성과 특징을 잘 파악하고 헤아릴 수 있는 이들이 소유와 경영을 해 왔기 때문이다. 진정 음악이 무엇인지 케이 팝의 정체성과 미래를 애정 어리게 고민하는 이들이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그것이 텐센트의 하이브 보유분 SM 지분 인수 사례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