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쯔위 사태는 처참한 인권 유린 사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1. 18. 11:40

-할 말은 하는 진정한 아티스트형 한류로 거듭나야


쯔위 사태에서 매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특히 한국의 케이 팝이 문화예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확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단지 이익을 위해 상품을 파는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달리 항변할 명분이나 실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쯔위 소속사 JYP의 박진영 대표 스스로 사과를 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 인물이 '되어버린'쯔위가 영상을 통해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눈 여겨 봐야할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어야할 생각을 강요당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요에 굴복한 그 이유가 정치적인 권력이나 군사적 압박감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인 압박 때문이라는 점이 상당히 당황스럽게 만든 사례였다.


사실 사건의 발단을 보면, 쯔위나 소속사 JYP는 잘못한 것이 없다. 쯔위의 대만 독립주의자 논란은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콘서트나 프로모션 행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방송 연출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무엇보다 독립주의자라는 매우 민감한 단어를 붙여버린 대만 출신의 가수 황안의 트윗이 크게 중국 네티즌을 자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반한류 정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더욱 결집하게 만들기도 했다. 쯔위는 방송제작진의 지시대로 대만의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기를 쥐고 등장했고,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서 노출되었을 뿐이다. 쯔위는 물론 JYP는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쯔위는 어떤 과정이나 상황에서 스스로 대만독립주의에 대해서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소속사는 쯔위에게 자신은 중국인이라면서 사과를 하도록 했다. 이후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가에 대한 비난이 비등해졌다. 쯔위가 스스로 알아서 사과를 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으며 그렇게 이뤄질 수 있지도 않는 구조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사과라는 것은 정말 잘못을 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것인데, 정작 쯔위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 보장 원칙에 어긋난다. 쯔위는 애초에 하나의 중국이나 대만 독립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는데, 그것을 강요당한 셈이 되었다. 여린 청춘이 감당하기에는 더욱 더 버거운 무게와 짐이었다. 


무엇보다 매우 편파적이고 공평하지 못한 문화 상대주의 논리가 성립되어 버린 것은 우려스러웠다. JYP 박진영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는데, 이 자체가 매우 모순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 회사와 회사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박진영 대표는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그 나라는 중국일뿐 대만은 제외되어 버렸다. 특히 쯔위가 자신은 중국인이라고 밝히면서 하나의 중국을 강요한 것은 대만인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기에 이르렀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중국 당국과 인민들이 대만사람들이 독립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고, 많은 대만 네티즌들이나 시민들이 JYP나 가수 황안, 중국인들의 태도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대만의 주권이나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은 배제해버렸는데, 그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규모 때문이었다.


만약 독립예술가라면 이러한 사과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케이 팝 음악도 그렇지만, JYP의 음악들은 결국 수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수익을 위해서 대만이 아니라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쯔위가 속한 트와이스도 대표적인 걸 그룹인 셈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주체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이끌려다니는 존재로 육성되었기 때문이다. 인큐베이팅되고 트레이닝된 상품에 불과한 운명으로 만들었으니 쯔위 개인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사례였다. 여러 상황을 볼 때 이러한 사례가 앞으로도 빈번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만약 대만이 중국보다 더 큰 시장과 이익을 약속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였다면, 아마도 JYP는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맥락은 꼭 대만이 아니더라도 신념과 원칙을 지켜도 외면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점은 한국인들 스스로에게도 상처가 되었으며 우리의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내준 사례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쯔위에게도 사과를 시킨 JYP를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한국인들은 많지 않을 지 모르지만 잘못된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 


백두산 생수 광고 문제가 불거졌을 때, 키이스트는 결국 김수현과 전지현이 계약대로 광고에 출연하도록 진행시켰다. 이에 반대했던 많은 한국의 네티즌들이 매우 허탈해했다. 중국 패션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표절 논란을 일으킨 윤은혜의 경우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넘어 갔다. 이유는 중국의 거대한 시장 때문이었다. 한국의 많은 연예인들이 중국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만한 힘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현재의 관계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활동 때문이다. 그 시장의 규모에 따라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하는 나라가 되고 그렇지 않은 나라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점은 수익만을 생각하고 진출하는 문화예술콘텐츠의 영역은 반드시 겪게 되는 운명이다. 그런 면에서 가치와 의미 차원에서 이끌어가는 한류가 필요하다. 아티스트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말하지도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 주관을 갖지도 못하며 시장의 반응에 이리저리 휘둘리게 만드는 것이 케이 팝이며, 한류의 본질이라면 부끄러운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결코 존립할 수 없이 무시배제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