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속의 하이테크놀로지

발효 과학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3. 5. 07:35

한국은 왜 밢효 기술을 발전 시켜 왔는가를 ...

약이 되는 음식 … 발효시킨 농산물 3배이상 부가가치
〈3부〉 농업은 생명산업 ⑤ 발효산업
참살이 열풍에 음료·화장품으로 확산
효소·건조 청국장환 등 시장개척 활발
농가 소득 증대·노인 일자리 창출 기여
영양·저장성 탁월 세계 공략 무기 부상

2012년 06월 05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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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콩새미 F&B 국령애 대표가 산야초 발효효소가 담겨있는 옹기독을 열고 숙성정도를 살펴보고 있다. ‘다산비방’을 토대로 한 발효효소는 화학적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콩새미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강진=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참살이’ (well-being) 열풍에 힘입어 발효(醱酵)식품이 도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발효식품은 김치와 전통주, 된장·간장·고추장 등 전통 장류뿐만 아니라 차(茶)·식초·음료·화장품·축산사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발효식품은 시장규모가 커지며 발효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발효는 미생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이다. 인간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이지만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한다. 도내 업체에서도 발효 효소와 건조 청국장환 등 ‘발효’를 무기로 국내외 시장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 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도내 장류 및 발효식품류 출하액은 ▲2007년 182억5522만원 ▲2008년 264억5388억원 ▲2009년 304억2950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표 참조〉

◇발효효소로 시장 노크 ‘콩새미’=강진군 성전면 옛 성전고등학교에 자리한 ‘콩새미 F&B’.

콩새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장애인과 여성가장, 국제 결혼 이주여성 등 50여 명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역노인들이 소량으로 생산하는 잡곡류를 집중 매입,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콩새미는 발효 효소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우리 밀 빵과 산야초 발효된장·고추장, 쿠키, 파프리카 잼, 장아찌 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먹을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산야초 발효효소는 콩새미의 대표적 상품이다. 빵을 만들 때도 이스트 대신 발효효소를 사용한다.

운동장 뒤편 산야초 발효 효소실에 들어서자 12말 들이(120ℓ) 옹기 240여 개가 열을 지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옹기 표면에는 무화과·돼지감자·환삼덩굴 등 산야초 재료와 담긴 날짜가 적힌 명찰이 붙여져 있다.

옹기 내에는 산과 들에서 채취한 온갖 산야초들이 숙성되고 있는 중이다. ‘다산비방’을 토대로 꼬박 3년을 발효·숙성시킨 후에야 제품으로 출시한다. 옹기 역시 항균작용과 탈취효과가 뛰어난 강진산 맥반석 옹기 독을 사용한다.

국령애(51) 대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자연의 기운을 담은 산야초야말로 모든 질병을 치유하는 자연의 보고’라고 기록했다”며 “우리 몸은 인위적으로 효소를 보충해줘야 한다. 효소는 오래 숙성할수록 약 효과가 좋아진다. 발효식품을 먹으면 효소를 보충해줘 소화흡수를 돕고 면역력을 키워 건강해지고, 나아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고 말했다.

콩새미는 발효식품의 세계화를 고민하며 전남대 발효과학 연구소(은종방 교수)와 1년여 연구 끝에 지난 2월 잘게 쪼갠 아몬드와 우리 콩, 산야초 발효효소를 이용한 ‘아몬드 발효 청국장’ 개발에 성공, 특허를 출원했다.

◇중국 시장 개척, (주) 명정=해남군 옥천면에 위치한 (주)명정식품(해남 자연농업 영농조합법인)은 지난달 20∼24일 중국 화북성 한단시와 석가장시에서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식품영양 학계의 원로인 박원기(82·전 한국 식품영양과학회장) 고문은 이번 강연을 통해 ‘심혈관 질환의 예방·치료 및 건강의 식이요법’을 주제로 우리나라 청국장의 효능 등을 강조해 500여명의 중국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주)명정은 이미 7년 전에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개설된 대리점 수만 해도 지난해 350개에서 올해 800여 개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 독일시장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주)명정은 계약재배한 100% 해남산 콩을 농협을 통해 사들여 청국장 환·청국장 분말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명정의 새로운 제품개발은 박 고문을 비롯해 전남대 박노동 교수(미생물), 목포대 이오영 교수(미생물) 등 자문위원들의 기술지도에 힘입은 바가 크다.

박 고문은 단순히 콩을 발효시키는 단계에서 한발 나아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르기닌’(arginine) 성분이 많은 전통 천연식품을 넣어 ‘심혈관 예방을 위한 바실러스 균주에 의한 대두(大豆) 등의 점질 발효 산물의 제조방법’을 새롭게 개발, 지난 2010년 10월 특허를 받았다.

(주)명정 박경희(71) 개발부 이사는 “1차 농산물을 그대로 수출하는 것보다 콩을 가공하게 되면 3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중국 낫토(納豆=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 전통음식) 시장은 10조원 규모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 생낫토보다 한국산 제품 성분이 좋고, 발효기술도 좋다고 생각한다. 더욱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면 시설 현대화가 필요한데 정부 보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중부취재본부=남철희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