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이 명품드라마?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4. 24. 14:58
찬사가 흔하면 오히려 훌륭한 대상도 그 의미를 상실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명품이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그 이전에 제작비도 아끼면서 시청률도 어느정도 확보했다.

연기와 메시지도 그만하면 낫다는 것이다.

그렇게 높지 않은 시청률이 대세일소냐.

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와 ´시간이 흘러가듯´이

모두 중년의 사랑이야기를 다루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는

대개 첫사랑, 못이룬 사랑이야기가 더욱 선호된다.

하지만 더도 덜도 말고, 스토리텔링을 해 나갈 수 있는

빼어난 작가의 구력(口歷)과 이를 바쳐준 최명길, 전인화, 박상원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제외한다면,
 
결국 부와 명예를 가진 이들의 사랑 타령이다.

왜 잘 나고 성공한 사람들의 배부른 사랑 타령 드라마들을 보고 있어야 할까?

그것이 정말 중년들의 일반적인 모습인가.

무엇이 명품드라마인가

결국 옛날은 모두 애절하고도 아름다운 아려한 추억일 뿐인가.

그것만으로 모두 명품이라면 문화적 세대 착취는 사실이 된다.

차라리 소지섭의 '카인과 아벨' 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이 낫지 않았겠는가.

그래도 젊은이 다운 욕망과 실존의 고민이 배어있으니 말이다.

신분상승 코드를 노골적으로 내세운

'신데렐라맨'같은 드라마는 젊음이 머물기에는, 붐의 표현대로 라면, 너무 '싼티'가 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왜 '카인과 아벨'에 밀렸고,

'신데렐라맨'은 죽을 쑤는 것인지

이해가 간다.

왜 이 코드가 안 통할까.

이미 '꽃보다 남자'가 휩쓸고 갔다.

신분상승형 드라마는 패스트후드와 같다.

매일 혹은 자주 먹으면 질린다.

가끔씩 먹어주어야 한다.

명품의 징후는 그렇다치고 꽃남의 잔영이 잔뜩 남아 있으니

떼거리 어린 꽃남의 화려한 그늘에

1인 2역으로 분하는 권상우와

연타석을 날려야 할 부담을 가진 윤아의 패착이

고군분투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주 떠나간 드라마 뒷자리를 기대해 볼 밖에.

어떤 상대를 만나는가도 중요하니

더 약체를 만난다면 본전은 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