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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없이 못 사는 요즘 청소년, 괜찮을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3. 25. 09:45

기기 없이 못 사는 요즘 청소년, 괜찮을까?

Ella Cohen

기술이 아동의 심리와 두뇌를 형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다.

부모는 자녀가 겨우 2살일때 ‘그 기기’를 쥐어줬다. 그 기기는 강력한 첨단 시신경 두뇌-심리 인터페이스를 통해 작동됐다. 콘텐츠를 그 아이의 대뇌 피질에 주입한 것이다. 다섯 살 무렵에 아이는 그 기기가 창조한 세계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기기에 사로잡힌 아이는 한번에 몇시간 동안 자신의 주변 환경에 무감각해졌다.

학교에서는 은근슬쩍 책상 밑에 기기를 숨기고 집에 오자마자 그 기기를 만지작거렸다.

청소년기가 되서는 그 기기가 심어놓은 이미지들, 예를 들면 파티장으로 들어가는 소녀나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남성과 같은 이미지들이 자신의 실제 기억들보다 더 생생하게 각인됐다.

성인이 되서도 기기에 대한 중독은 계속됐다.

기기는 그녀의 집의 모든 방과 심지어 욕실마저도 지배했다. 기기의 이미지가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그녀의 머리속을 채웠다. 여행을 떠날 때는 기기에 대한 접속이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단 하루라도 기기없이 보낸다는 생각은 정말 끔찍했다. 아들의 팔이 부러졌을 때도 병원 응급실에 데려가기 전에 그녀는 잠시 멈춰서 그 기기를 꼭 챙겼다. 더 안타까웠던 점은 자녀들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그녀는 자녀들도 그 기기에 접속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썼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자들과 신경학자들은 그 기기가 얼마나 막강한 파워를 지니게 됐는지를 증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기 사용자들은 말 그대로 기기의 세계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을 하자마자, 그들의 두뇌가 자동적으로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기기에 몰입했다. 게다가 본래 다른 목적으로 설계된 두뇌의 막대한 부분 역시 기기에 사로잡혀 버렸다.

믿거나 말거나 필자는 앞서의 내용이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가까운 과거의 스토리와도 똑같다. 기기는 바로 책이며, 스토리는 필자의 자서전인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 막강한 신기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첫 타자 였을지도 모른다. 플라토는 독서의 부상이 기억과 토론이라는 유구한 예술을 파괴할 것이라는 예지력 있는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가 요즘 보고 있는 책은 “복잡성: 십대의 소셜네트워크 삶”이라는 다나 보이드 박사(뉴욕대)의 저서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 책이 있었다면 오늘날 아동들에게는 디지털 소셜네트워크가 있다. 보이드 박사는 수천 시간을 다양한 환경의 십대들과 보내면서 그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기술이 그들에게 지니는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녀가 내린 결론은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전형적인 청소년기의 행동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친구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부모와 거리를 두고, 이성교제를 하고, 소문을 퍼뜨리고, 왕따를 시키며,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반항하는 행동들 말이다.

동시에 이런 기술은 책이 했던 역할과 마찬가지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한때 악취가 진동하는 탈의실에서만 머무르면서 사라졌었던 추악한 조롱이 한 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십대 청소년들은 현대 기술의 그같은 새로운 측면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며, 대개의 경우 그렇게 하고 있다.

보이드 박사는 세심하게 기술을 경계하는 반대파들과 기술을 숭상하는 이상파들 모두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그녀는 청소년들이 정상이라고 말한다. 최소한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 온 전형적인 청소년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앞으로의 세대 변화와 과거의 세대 변화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그 기기’에 대한 스토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항상 근거없는 기대와 근거없는 걱정을 절반씩 가지고 아이들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또한 우리는 과거를 향수에 젖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보이드 박사가 저서에서 제시한 바에 따르면 언젠가 페이스북조차도 아련한 옛 추억이 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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