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존, 페르시아의 왕자, 동이 그리고 천안함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8:19

<김헌식 칼럼>그린존, 페르시아의 왕자, 동이 그리고 천안함

 2010.06.10 09:01

 




[김헌식 문화평론가]영화 < 그린존 > 과 영화 <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 > 는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 또한 < 그린존 > 은 리얼리즘 영화라면 < 페르시아의 왕자 > 는 판타지 영화다. 하지만 미국의 본질을 다루려한 면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 < 그린존 > 에서 미 육군 로이 밀러(맷 데이먼) 준위는 이라크에 숨겨져 있는 대량살상무기를 찾으라는 명령에 따른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세계 평화를 위한 전쟁이 특정한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위해 조작된 근거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다. 여기에서 정치 경제적 목적은 석유가 된다. 

영화 <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 > 는 고대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개물이 마법의 칼이다. 마법의 칼은 신비한 모래를 넣으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 명의 왕자는 사막 안의 신성한 도시를 침략하는데, 그 명분은 위험한 무기를 제조해서 적국에게 팔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기는 없었고, 숙부의 개인적 야망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었다. 그 야망은 바로 마법의 칼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이를 다스탄 왕자(제이크 질렌할)가 밝혀낸다. 여기에서 마법의 칼 그리고 모래는 석유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영화들은 특정 인물들이 겉으로는 아름다운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은 개개인들의 다른 목적을 달성하려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음을 드러낸다. 

드라마 < 동이 > 에서 인현왕후(박하선)는 마침내 폐위에 이르게 되는데, 숙종(지진희)의 어머니 명성대비(박정수)를 시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인현왕후가 내의원 허의관을 사주하여 상극인 약재를 올리도록 했다는 것. 조정 전체가 장옥정(이소연)-장희재(김유석)남매의 계략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계략의 실체를 밝히는 중심에 동이(한효주)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이가 종사관 서용기(정진영)다. 문제는 진실을 증명할 증험을 찾는 일이다. 

일개 감찰궁녀가 희빈 장씨 세력에게 맞서는 것은 중과부적일 수 있지만, 드라마는 동이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이야기를 끌어 나가고 있다는 쓴소리도 있다. 그런데 희빈 장씨가 오라비 장희재를 통해 동이를 제거하라는 이유가 사적인 목적에서 연유한 바가 크다. 숙종이 동이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제거 지시 이유가 진실을 밝히는 감찰 궁녀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질투심이 작동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결국 드라마 < 동이 > 는 희빈과 주변의 세력들이 자신의 목적을 채우기 위해 아름다운 명분을 내세우는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것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동이의 마음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고 진실에 대한 선험적인 열망이 들어 있다. 그것은 로이 밀러(맷 데이먼) 준위이나 다스탄 왕자(제이크 질렌할)도 마찬가지다. 

천안함이 침몰했다. 수많은 목숨이 일순간에 희생되었다. 분명히 일어난 사건이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각각의 주체들은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겉으로는 진실 규명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가거나 증험들을 선택적으로 취합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들의 목적을 채우기 위해서이겠다. 진실은 단기적으로는 숨기거나 왜곡할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 로이 밀러, 다스탄, 동이 같이 진실을 밝혀주는 존재를 대중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