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와 문화 콘텐츠

유튜브를 넘어선 대안을 블록체인에서 찾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2. 16. 15:27

유튜브는 정말 당신의 공간인가.

 

“내가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동요가 예전에는 크게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 노래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단지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존재감 추구 본능 때문이 아니었을까.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자신 스스로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를 줄 것 같은 공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 새로운 세대는 텔레비전을 넘어 글로벌 미디어 매체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 대표적인 글로벌 미디어 매체가 유튜브다.


초등학생들의 장래 소망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등장했고, 어느새 아이는 물론이고 70-80대노인에 이를 것 없이 유튜브가 그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마치 국내 텔레비전 채널이름처럼 말이다. 유튜브(YouTube)는 2005년 미국 온라인 송금업체인 페이팔의 직원이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천, 자베드 카림 등이 만들었다. 유튜브는 처음에 꿈에서 시작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공유하고 행복을 충족하는 공간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근래에 갑자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다른 요인 보다는 ‘돈’에 있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근본 요인은 다른데 있지 않다. 누구나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무료 콘텐츠 플랫폼인 유튜브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무료로 영상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영상을 올릴 수가 있다. 공짜로 콘텐츠를 마음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람이 많은 것이 콘텐츠 제작자나 기업들의 마케팅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었다. 유튜브가 인기가 많아질수록 정말 우리 모두의 공간인지 누구나 바라는 그 소망을 이뤄주는 공간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본래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콘텐츠의 향유라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일찍부터 카피 레프트 진영에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저작권에 관계없이 누구나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시장자본주의에서 사람들의 주목은 돈과 연결된다. 2006년만 해도 유튜브는 창업 1년이 안 된 비영리 무료 채널이었다.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 기업의 경영 전략은 수익 증대가 목적이 있었고 시장 자본주의 사회의 전형적인 기업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인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사람들이 눈길을 모아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기준으로 글로벌 유튜브 이용자 수는 19억 명에 이르고 매일 10억 시간을 유튜브 영상 시청에 쓴다. 실로 어마어마한 투입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유튜브가 돈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갑자기 부각되었다고 언급했는데, 그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버는 것일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싶지 않지만 현상이 그러하기 때문에 다시 꺼내들지 않을 수 없는 곤혹스러움도 있다. 많은 매체들이 유튜브에 주목하고 일반 대중에게 알린 것은 1년에 몇 억에서 십 수 억 원의 돈을 번다는 사례들 때문이었다. 월급쟁이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이다. 가장 인기 있는 직업으로 꼽히는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 직원들도 생각할 수 없는 액수이다. 미취업 고용불안의 시대에 단지 영상을 잘 올려서 인기가 있으면 이런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니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게 만든 이유는 단지 그럴 수 있다가 아니라 이런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고 최고의 스타가 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구독자수가 수백 만명에 이를수록 수익은 더욱 더 부여 된다. 예컨대, 구독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채널은 1274개인데 구독자가 약 10만 명이라면 월평균 최소 280만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광고 수익이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책정이 되는 지 살펴보면 주요 기반은 광고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그들의 눈길을 잡기 위한 광고 집중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조회 수, 방송 전에 나오는 광고 수익 등으로 책정된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약 1회의 조회 수 당 1원 수준의 수익이 인다. 영상 시작과 중간에 들어가는 애드센서 광고가 주요 수익인데 더 구체적으로 보면 영상 하단의 오버레이 광고의 인비디오와 동영상 재생 전이나 중간, 후에 삽입되는 30초 이하의 광고인 인스트림, 배너 광고, 5초간 보고 건너뛰는 광고에 시청자가 본 시청시간에 요금을 책정하는 트루뷰 광고 등에서 수익이 난다. 유튜버에게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 수익의 일부를 유튜버에게 지급하는 것인데 구독자수가 많을수록 영상 재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구독자수=수익’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도 조건이 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구독자 1000명 이상, 총 재생시간 4000시간(24만분)을 충족해야 한다. 만약에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단 한 푼도 가져갈 수가 없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음에도 일정 구독자 수와 재생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고 헛수고에 머물러도 유튜브는 이용자들의 방문을 받았기 때문에 수익을 얻는다. 포털의 웹툰이 만명 가운데 한명이 수익을 얻고 나머지는 모두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원리와 같다.


이런 광고 수익에만 기반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의 유료 댓글 기능 ‘슈퍼챗(SuperChat)’도 있다. 슈퍼챗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제도와 비슷하다. 돈을 내면 댓글이 상단에 걸려서 진행자에게 직접 볼 수 있게 노출 권리를 주는 것이다. 즉 일정 금액에 유튜브 방송 채널 채팅창 상단에 고정되는 된다. 방송 진행자 유튜버는 이 댓글을 읽어주거나 감사의 말을 하며 반응을 보인다. 큰돈일수록 댓글은 채팅 상단에 더 오래 남아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도 원래의 의도와 달리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유튜브는 유튜버들이 창작을 장려하고 시청자를 더 모으기 위해 작년부터 슈퍼챗 기능을 도입했고 게임 방송 유튜버와 시청자들이 많이 이용할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어느새 극우 성향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유튜브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더구나 여기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은 많은 기여를 하지만 그들에게 수익 배분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들이 관점에서 새로운 모델이 블록체인 관점에서 모색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콘텐츠를 접하고 인기 콘텐츠로 만들어주는 이용자에게도 수익이 돌아간다. 하지만 아직은 유튜브를 넘어서기에는 요원하다. 더구나 국내 업체들과 달리 망사용료는 내지도 않고 세금도 없다.


사실 인기 있는 유튜버가 되려는 이유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인플루언서’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을 말하는데, 영향력이 있게 되면 애써 유튜브의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인플루언서’는 각 기업은 물론 거대 방송사가 앞다퉈 선호하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존재가 되는 일은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고 양극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일단 구독자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찾지만 그들이 찾는 채널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이전에 유튜브 상위 3% 채널의 조회 수는 전체 조회 수의 64%였지만 2016년엔 90%로 늘었다. 이는 이루 셀수 없이 많은 스마트 폰의 앱을 몇 개만 사용하는 것과 같이 유튜브 채널도 이용하는 것만 찾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해 발표하는 ‘유튜브 수입 TOP 10’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상위 10명의 수입 총액은 1억 2700만 달러(약 1386억원)로 2016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소수의 채널에 집중되어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갈수록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혐오물이나 음란물, 페이크 콘텐츠를 올리는 현상은 여전하고 구글은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문제를 지적하면 삭제를 하거나 인공지능을 거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


유튜브는 콘텐츠의 창작 유통 구조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기존에는 대형 방송사 영화사들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면 수익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할 수 있게 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원하지만 제대로 충족할 수 없는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공유되고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었다. 그러나 각광ㅇ르 받을수록 목적이 수익화가 되면서 본질에서 멀어지는 감이 있다. 초기에 유튜브가 처음에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던 정말 돈 때문만은 아니었으며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의 도피처이자 새로운 희망의 공간으로 보였다. 어디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감마저 찾지 못했던 이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공유와 연대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공간이라는 특징이 있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기존 주류의 다른 매체에서는 하지 않은 것들, 그것들 중에서도 매우 세분화되고 내밀한 아이템이나 활동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다양화되는 문화적 취향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반드시 유튜브가 오로지 유일한 대안이 되는 것은 아니며 언제든 모든 이들을 주체로 만드는 동영상플랫폼이 다시 탄생해야 하는 이유다.


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평론가, 문화콘텐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