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와 문화 콘텐츠

상어가족이 빌보드에 진출하게 한 테크놀로지 배경?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1. 26. 13:09


상어가족이 빌보드에 오른 테크놀로지의 배경.

-동요계의 BTS 빌보드에 오른 테크 솔류션


2018년 1월 한국의 동요 상어가족의 영어버전 베이비 샤크(Baby Shark)'가 1월 9일 32위로 첫진입한 이후 빌보드 핫 100 차트 30위권에 계속 맴돌았다. 마치 상어가 먹을 거리가 있는 한 곳에서 머물듯이 말이다. 그러나 본래 동요에게 자리를 허락하지 않은 동요불모지 였다. 더구나 한국의 동요가 이렇게 진출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빌보드 핫 100은 싱글곡들을 주로 평가하는 차트로 빌보드 200 앨범 차트와 함께 빌보드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주요 차트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최고의 노래만을 겨루는 차트이다. 핫 100차트 한국 가수는 싸이와 방탄소년단, 원더걸스, 그룹 '2NE1' 출신 씨엘, 블랙핑크 만이 '핫 100'에 진입했고 50권안에는 싸이와 방탄 소년단만이 진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방탄소년단 '아이돌'(11위)·'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28위)·'디엔에이'(67위), 블랙핑크(55위), 원더걸스 '노바디'(76위), 씨엘 '리프티드'(94위) 등이다. 

 

더구나 다른 케이팝 가수들의 노래가 최고라 해도 5-6억 뷰(방탄소년단, 블랙 핑크등)인데 비해 상어가족은 1월 기준으로 22억 뷰를 기록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빌보드 핫 100에서 7주간 1위를 차지 했다. 7년 누적 조회수가 32억건이다. 2015년에 발표된 상어가족은 그 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빌보드 싱글 차트 40위 안에 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도 단 한 번밖에 진입하지 못했으며 힙합 그룹 우탱 클랜은 아예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평했다. 아무리 유명해도 이렇게 순위권에 들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더구나 빌보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얼마나 오랜 동안 차트에 남아있는가이다. 갑자기 순위권에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현상은 선호의 실체가 적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곡이길래 이렇게 동요가 빌보드 핫 100에 오른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빌보드가 전적으로 기준이될 수도 없다. 또한 빌보드에 오르기전에 이미 충분히 많은 인기를 누린 곡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 북미권의 동요를 편곡 번안 개사한 작품이다. 2016년 부터 한국에서 큰인기를 끌었고 동영상에서도 가장 많이 본 콘텐츠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서 상어가족을 케이팝가수들이 불렀고 이것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 세계 한류 팬들에게 공유된 점도 있다. 상어가족을 부른 케이 팝 가수에는 레드벨벳, 갓세븐, 마마무, 아이콘, 트와이스, 워너원, 블랙핑크, NCT드림, 블랙핑크의 리사,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뉴이스트W의 렌 등이 있다. 사실상 웬만한 케이 팝 가수들은 대부분 참여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2017년 플레이 보이 출신의 모델 아만다 써니가 인도네시아 방송 투나잇 쇼에 출연해 음악에 맞춰 춤을 춘 영상이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른바 트리거,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영상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 확산되어 나갔다. 미국보다 먼저 차트에 진입한 것은 영국이었다. 세계 3대 차트인 UK 오피셜 싱글 차트에 지난 8월에 TOP40안에 들더니 1월 4일에 6위를 차지했다. 시비에스 제임스 코든 쇼, 엔비시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서 패러디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세대를 아울러 이렇게 인기있는 노래를 없었다는 이름으로 말이다.


이렇게 인기를 얻은 요인에 대해서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음률에 단순한 가사라는 점이다. 그리고 반복 후렴구이다. 이는 케이팝이 주목을 받는 이유와 같다. 상어가족 가사 가운데  아기 상어부터 할머니 상어까지 순차적으로 쉽게 연상하도록 등장하고 여기에 사건마다 뒤에 반복적인 뚜루루뚜루가 중독성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후렴구의 중독성 때문에 수능금지곡이라고도 불렸다. 무한복제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많은 패러디와 버전이 생길 수가 있었다. 간단한 노랫말과 음율이지만 따라부르기도 쉽고 그것을 응용하며 변주하기도 쉬운 노래이다. 그런 단순함에도 이야기 줄거리는 상어가족을 통해서 안전을 생각할 수 있어서 의미까지도 추구할 수가 있다. 여기에 캐릭터가 존재한다. 상어라는 무서운 존재에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집단을 등장시켜서 잃어가는 가족주의에 대한 의미도 밝은 분위기에서 되새길 수 있다.  


이런 성공 때문인지 관련 노래를 만든 스타트업 기업, 그리고 소유주인 출판사 그리고 관련 기념품 굿즈를 만드는 회사들의 주가까지도 상승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에서는 상아가족에관한 인형이나 문구들이 완판되기도 했다. 책은 물론이고 공연, 애니메이션, 콘서트, 영화로도 제작되기에 이른다. 이미 2017년 뮤지컬은 97%의 객석 점유율을 보였고, 말레이시아와 싱거포르에 진출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큰 수익을 올렸던 뽀로로의 8000억원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동요가 이렇게 가능했던 것은 상어가족이라고 하는 캐릭터성이고 이것이 현대적인 문화콘텐츠의 속성을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상어가족의 세계적인 인기 성공 사례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저항과 정신 보전을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한국 동요의 역사에 정말 획기적인 기록이다. 그런데 이 상어가족은 과연 한국노래였을까. 온전히 그러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민요를 그대로 세계에 내놓았을 때 반응과 같을 것이다. 우리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내세우는 것이 한계에 곧 이른다는 것을 케이 팝등을 통해서 경험적으로 잘 체득한 바가 있다. 동요 상어가족도 마찬가지다. 북미의 노래를 다시 재창작했다는 점이 공감대를 일으켰다. 이런 점은 역설적으로 표절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미국의 동요작가인 조니 온리는 상아가족이 자신이 2011년에 작곡한 노래를 표절했다며 한국의 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편곡·번안·개사곡이라고 알려졌는데 어느 것을 원소스로 삼았는가가 관건이다. 원래곡은 북미권 구전 챈트(chant)라고 알려져 있다. 챈트는 연이어 외치는 구호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곡조다. '베이비 샤크'는 '작자 미상' 혹은 '저작권 기간이 만료된 저작물', 즉 '퍼블릭 도메인'(publicdomain)이라 다양한 리메이크 버전이 있다. 그런데 조니 온리는 이런 퍼블릭 도메인을 상어가족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동요를 표절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동요는 매우 간단한 멜로디 즉 음율과 곡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표절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 전인권의 ‘걱정하지 말아요’가 표절 시비에 올랐던 것은 그 곡이 매우 기본적인 멜로디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독일 노래와 비슷하다는 시비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음껏 표절을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은 동요 창작에서 앞으로도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음률이나 곡조를 바탕으로 하되 차별점을 갖는 것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상어가족이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것은 테크놀로지의 쓰임에서 결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된 것 중에 하나는 유튜브 영상 플랫폼 외에 틱톡의 덕도 있었다. 아만다 써니의 동영상은 이 틱톡으로 넘어가면서 도전 과제가 된다. 15초 분량의 동영상에 음악을 입히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짧기 때문에용량에 관계없이이 쉽게 누구나 올리고 즐길 수가 있다. 이러한 점은 쉽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데이터 공유문제를 잘 반영한 동영상 플랫폼의 기여가 있었던 것이다. 많은 동영상이 오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인기가 가능했고, 그것이 동요가 적합했던 이유기도 할 것이다. 이 플랫품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미션 수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이어졌고 #베이비 샤크 챌린지’라는 해시태크를 통해서 확산되었다. 단지 노래버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참여해 만든 콘텐츠가 봇물 터지듯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인기를 더욱 확장 강화했다. 이러한 점은 노래 자체만 가지고 그 인기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른 파생 콘텐츠를 만드는가가 인기를 가늠하게 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단순한 표절 판단 여부는 인기 문제와 다른 차원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빌보드가 스트리밍 실적•음원 판매 실적•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한 차트기준에 유튜브 조회수를 평가 기준으로 넣으면서 빌보드 순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또한 기존의 평가기준만 가지고 노래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동요들은 인공 지능 스피커를 통해서 들을 수 있다. 네이버에서는 2018년에 이미 3천여곡을 무료로 개방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동요를 틀어달라고 음성명령만을 내리면 된다. 유아용 노래방도 나왔다. 앞으로 홀로그램 등의 기술을 통해서 더 진화할 것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자신들이 꿈꾸는 상황을 실현해 주기 위해 컬쳐 테크놀로지가 적용되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향후 남과북이 함께 하는 동요의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분단 이전에 나왔던 곡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고 남과 북의 작곡가와 작사사가 참여하여 국악동요를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세계인들이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동요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보편적인 동요도 외연을 확장하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는 상어가족을 통해서 잘 알 수가 있다. 


글/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