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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지 않은 ´뉴문´의 새로운 흥행 돌풍 ´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2. 19. 18:28

새롭지 않은 ´뉴문´의 새로운 흥행 돌풍 ´왜?´

-한국형 컨텐츠, 동아시아 보편성에 주목해야

게임콘텐츠가 수익 면에서 크게 이바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전략적인 사업으로 우선 순위에 오르고, 문화산업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하지만 불명예의 딱지가 붙기 일쑤다. 이른바 그 딱지의 정체는 코 묻은 돈을 가져간다는 것.

더구나 중독 현상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낳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중독이나 불행만이 아니라 이혼의 증가로 한 가정이 깨어져나가는 일이 급증한 것이다. 현실도피와 무력화를 우려하게 하는 게임 세대의 성장은 이러한 점을 강화하고 있다.

<트와일라잇>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극장가를 누비고 있는가 하면 출판가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트와일라잇 신드롬’에 대해서 별 의미를 두지 않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주로 10대가 좋아할만한 로맨스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10대의 전유물인 것처럼 지적한다면 비하의 의미가 느껴지기도 하겠다.

어쨌든 영화 <뉴문>을 보는 층은 주로 여성이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욱 열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면은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에게 대중문화콘텐츠가 그야말로 현실 도피적으로 마약중독에 빠뜨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성공은 한국콘텐츠창작에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뱀파이어라는 상징 코드를 변주하는 그들의 콘텐츠 저력을 느끼게 할 수 있다. 1922년 영화 <노스페라투>는 브람 스토커의 원작 드라큘라를 최초로 영화화했고 그 뒤에 흡혈귀는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면서 대중의 기호에 부합하려 했다.

1931년 영화 <드라큘라>에서는 벨라 루고시가 송곳니와 올백 머리로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각인시켜낸다. 이때부터 드라큘라는 성적 이미지의 모습을 노출시킨다. 1958년 <드라큘라의 공포>에서는 미인의 목을 무는 성적 코드가 충만하게 되었다. 1994년 영화 <뱀파이어와 인터뷰>에서는 꽃미남 톰 크루즈와 브레드 피트가 실존적 고민을 통해 뱀파이어를 철학적 존재로 부각되게 했다.

2003년 <언더월드>에서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대결을 그리고, <블레이드>에서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혈 존재가 등장한다. <트와일라잇>에서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 뱀파이어의 실존적 고민,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대결 등 뱀파이어에 관한 그동안 등장했던 상징코드들이 축적되어 있다. 단순히 가볍고 전형적인 로맨스이야기이지만, 시대적 문화적 층위가 담겨 있다. 어느 한순간 등장한 콘텐츠가 아닌 것이다.

늑대 인간 제이콥과 뱀파이어 에드워드는 현실과 이상의 남성상을 보여주는 가운데 현실과 도피의 대중심리를 잘 드러내준다.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의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은 멜로의 통속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사람과 뱀파이어 그리고 늑대 인간의 사랑을 통해서 이러한 멜로의 가능성을 발견해 낸 것은 중요한 포인트다.

더구나 인물의 전형성을 현대적으로 재변용 해냈다. 그동안 피 튀기는 살육이 난무했던 뱀파이어 스토리를 실존적 현실적 고민이 담긴 콘텐츠로 탈바꿈 시켰기 때문이다. 뱀파이어 에드워드는 세련된 패션에 꽃미남, 쿨하다 못해 창백한 외모를 보이는데, 이는 도시인의 전형적인 특징, 초식남의 과잉된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쪽에서는 초식남의 진화된 형태라고 한다. 늑대인간 제이콥은 따뜻한 체온을 가졌지만, 야생의 투박한 존재로 선망의 대상은 되지 못하는 육식남에 해당될 것이다. 이러한 설정에 대한 <트와일라잇>에 쏟아지고 있는 비판도 역시 창작에는 도움이 된다. 전일적 세계자본주의화에서 여성들의 고민이 담겨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뱀파이어 이야기가 배타적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뱀파이어 이야기의 시작은 동부 유럽에서 비롯되었지만, 지역과 나라, 민족에 관계없이 그들의 문화권에서 끊임없이 재변용되어 왔다. 그 가운데 콘텐츠는 풍부해지고, 예술적 창조성은 물론 산업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동아시아 문화권의 스토리 창작도 이러한 민족과 국가의 차원에서 벗어나 문화 권역의 차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문화 코드를 지속적으로 재변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중국만이 아니고 동남 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 산재한 보편성을 지닌 이야기 구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한류의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