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부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8. 8. 21:45

부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만 호구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이다. 이윤과 효율을 잘 따지면 좀 더 생활이 윤택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 둘 중에 어느 쪽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없는 사람들은 마일리지 포인트를 채우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있는 사람들은 애써 마일리지 포인트에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 쓰지 않아도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차질이나 문제는 없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될 것인가. 당연히 없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들은 조그만 경제적 인센티브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말 경제적 동물답다. 그러나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인센티브에 둔감하고 기부를 하며, 공익 활동을 한다. 그들끼리 잘 어울려도 산다. 사회주의 공동체 같다. 카르텔. 빈자는 정작 항공 마일리지를 채워도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진정한 강자, 지배자는 시간을. 자기중심에 맞게 배치 조율한다. 그러나 우리 같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피터 플레잉의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은 우리가 어느새 당연시하고 있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학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묻고 찾는다. 적어도 모든 인간이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잠정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핵심 지배 계층의 밖에 위치한 이들이다. 이들은 경제적 성공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경제적 유인 요소들에 집착한다. 그렇게 집착할수록 좀 더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 하게 된다. 성공하지 못하면 개인이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가 아닌데 결국 혼자 고통스러워한다. 그런 고통을 받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위해 다양한 힐링 비즈니스가 얼마든지 형성된다.


정말 행동 경제학이 뜨게 된 것이 결국 호모 이코노미쿠스 관점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 사람은 손실 회피 경향이 있고, 프레임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똑같은 확률인데 다르게 선택하는 것. 이것은 결국 작은 인센티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나 하는 것이다. 숫자의 변화에 민감한 것은 없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셈이 된다. 예컨대, 부채를 활용할 아파트를 구입하고 이를 다시 갭투자라는 것에 진입하는 이들은 대개 가난한 이들이다. 암호화폐의 등락폭을 실시간으로 체크 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매우 지혜롭고 능동적인 경제인으로 보이지만. 돈을 진정으로 버는 이들은 그러한 판을 만들어내는 이들이지 않나. 우리는 일하고 돈을 받도록 훈육되고 길러진다. 경제 활동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능력이 없거나 이탈자로 규정된다. 그 경제 활동은 대개 기업에 들어가서 노동자로 일하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노동을 할수록 멋진 사회인으로 규정되지만, 직장인의 본질은 자신의 자아 실현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남에게 벌어주는 도구이다. 당연히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힘든 척하고 조직 갈등 속에 월급과 보너스에 집착한다. 물론 보험과 은행에 자동이체 되는 데 말이다.


살펴보면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되려면 호모 이코노미쿠스에서 벗어나야 하겠다. 지금의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삶은 경제적인 이윤이나 효율성면에서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그리고 본인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고 생각할수록 혼자 고립될 수밖에 없고 애초의 이상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일을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 것은 가난해지고 건강을 해칠 구조 시스템에서 효율성이 목매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마일리지 포인트는 현금화가 안된다, 강남의 아파트 제 아무리 비싸도 그것을 팔고 움직이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강남에 집 한 채만 있고 생활비 관리비조차 없는 것, 그것이 가장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꿈꾸는 성공 모델에서 거주 이전의 자유조차 없는 스스로 가둔 감옥에서 울고 웃는 숫자의 등락, 점멸에 주어진 한계 시간은 우리와 관계없이 흘러간다.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고 거부하는 순간, 우리는 강자, 부자인지 모른다. 짱돌은 들 필요까지는 없다. 판이 그렇게 짜였다.

/김헌식(문화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