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87

'아내의 유혹'은 재밌없어 졌나.

'아내의 유혹'이 만화같은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눈길을 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선한 사람의 한풀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정서에서 한이 쌓인 사람으 그 한을 푸는 방식은 복수다. 복수는 그야말로 현실에서 불가능한 악인에 대한 통쾌한 복수이다. 여기에서 주인공은 선하고 착하고 봉사를 하다가 악인들에게 철저하게 당한 사람이어야 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아중심성 때문에 착한 존재에 감정이입을 시키기 마련이다. '아내의 유혹'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었다. 아니 구은재의 복수까지만이었다. 하지만 '아내의 유혹'이 보여준 이후의 구은재에 대한 복수극은 곁다리에 불과하다. 이미 추동력을 잃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키지도 못한다. 사실 '아내의 유혹'은 기존의 조강지처 복수극에서..

드라마 2009.04.11

자명고, 유아 사극의 한계를 깨나?

이병훈 사극의 특징은 초반부에 아역을 내세워서 인기 몰이를 한다는 점이다. 한동안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이산, 왕과나를 비롯한 사극들은 이러한 아동 사극을 표방했다. 하지만 곧 식상하고 말았다. 아역연기자에 의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극들은 비현실적인 순수성과 유치함에 매달려 현실적인 내용들을 담지 못하고 유아적인 사극이 되어 버렸다. 픽션을 통해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픽션을 통해 실제에서 도피해 버렸다. 황인뢰의 '일지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우영의 원작을 아동사극으로 만들어버렸다. 드라마 '자명고'에는 사극 초반에 아동연기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중년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문성근, 이미숙, 김성령, 홍요섭, 나한일, 이한위등이 불꽃튀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파격적인 ..

드라마 2009.03.31

아내의 유혹, 값싼 알사탕의 몰락

25일, 장서희가 출연한 MBC '무릎팍 도사'가 방영되던날 공교롭게도 드라마 '아내의 유혹' 시청률이 20%대로 주저 앉았다. 40%를 육박하던 것과는 어느새 대조적이다. 장서희가 그동안 쌓인 한을 풀어버린 MBC '무릎팍 도사' 가 어색해졌고, 장서희 본인도 계면쩍게 되었다. 사실 그럴필요도 없다. '아내의 유혹'은 '아내의 유혹'이 가진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유혹'은 짧은 겨울날 할 수 없이 보던 드라마라는 가설을 확증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결국 불황에 따른 감각적인 콘텐츠의 어필이라는 분석도 힘을 잃게 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너무나 황당한 만화-드라마 만화-이고 그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시청률이 더 떨어졌는지 모른다. 거두절미하고 진행되는 은재의 복수는 이제는 그 고비를 넘어섰기..

드라마 2009.03.26

한국드라마에는 왜 비정상적인 가족이 많을까?

한국드라마에는 왜 비정상적인 가족이 많을까? -막장드라마, 가족주의 정상과 비정상, 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제는 ‘정상’이란 단어를 쓰는 것도 참 조심스럽습니다. 몇 년 전, 제가 장애인 방송에 고정 출연한 적이 있는데요, 이때 이 ‘정상’이라는 단어 때문에 혼쭐이 난 적이 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스튜디오를 나오니, 작가가 바로 주의를 주는 겁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이랬습니다. “정상인과 장애인은 다를 게 없고, 더 나은 점이 많다”라고 했는데요, 언뜻 들으면 장애인을 매우 존중하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이미 장애인은 정상인이 아니란 뜻을 담고 있는데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비정상인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을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고 부르..

드라마 2009.03.20

'꽃보다 남자'는 게으른 나르시스트의 향연?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아내의 유혹’을 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30대 여성들은 30대 취향인 ‘아내의 유혹’보다 10대 취향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더 시청했다. 오히려 ‘아내의 유혹’에 많은 10대들이 있었다. ‘꽃보다 남자’는 케이블 방영에서도 30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원작 만화의 구매도 30대의 비중이 컸다. 왜 그녀들은 10대 취향의 ‘꽃보다 남자’에 열광한 것일까? 어떤 이들은 10대 소녀시절 읽었던 원작 만화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탄탄한 원작 만화의 감동을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려는 심리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으로 ‘꽃보다 남자’에 열광하는 심리를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꽃보다 남자’에 빠져든 30대 여성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꽃보..

드라마 2009.03.17

자명고는 과연 사람 이름인가

-자명(自鳴)의 현대적 의미를 생각해본다. 드라마 ‘자명고’는 그동안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핑크 폭풍에 짓눌려 있던 드라마 담론에 활기를 주고 있다. ‘꽃보다 남자’는 광고뿐만 아니라 패션, 예능, 패러디, 시청률, 매체 기사등 에 이르기 까지 갖가지 독식현상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젊은 취향의 드라마가 선전을 하면, 소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꽃남’ 담론에 복종하는 경향도 생긴다. ‘꽃남’의 장기독식이 이어지니 매체는 색다른 꺼리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월·화요일에 더 이상 구준표와 F4가 식상하다는 말도 들린다. 색다른 ‘꺼리’로 참신하면 더욱 좋겠다. 일단 드라마 ‘자명고’의 참신성은 자명고에 있다. 드라마의 모티브는 자명고는 과연 존재했는가에 있다. 적이 오면 ..

드라마 2009.03.17

여성기업가들은 왜 악녀로 그려지나

´뉴욕은 언제나 사랑중´,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쇼퍼홀릭´ 등 칙릿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들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 국내 소설인 ´스타일´, ´압구정 다이어리´는 드라마ㆍ영화로 만들어진다. 칙릿 소설은 대개 20-30대 여성의 사랑과 성, 직장 생활을 그린다. 직장생활에서 주로 그리고 있는 것은 직장상사와 벌이는 갈등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직장상사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는 강하고 독하고 모진 여성 캐릭터다. 물론 이러한 소설에서 상사는 악마가 된다. 주인공의 삶을 연민하게 만들지만, 여주인공 자신도 그런 악마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거나 자신은 영원한 선한 자라는 도식에 갇히기 일쑤다. 이러한 가운데 여성 리더, 경영자들은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인 인물들로 서슴없이 그려진다..

드라마 200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