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자명고, 유아 사극의 한계를 깨나?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3. 31. 05:06
이병훈 사극의 특징은 초반부에 아역을 내세워서 인기 몰이를 한다는 점이다. 한동안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이산, 왕과나를 비롯한 사극들은 이러한 아동 사극을 표방했다. 하지만 곧 식상하고 말았다. 아역연기자에 의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극들은 비현실적인 순수성과 유치함에 매달려 현실적인 내용들을 담지 못하고 유아적인 사극이 되어 버렸다. 픽션을 통해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픽션을 통해 실제에서 도피해 버렸다. 황인뢰의 '일지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우영의 원작을 아동사극으로 만들어버렸다.

드라마 '자명고'에는 사극 초반에 아동연기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중년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문성근, 이미숙, 김성령, 홍요섭, 나한일, 이한위등이 불꽃튀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파격적인 장면과 설정으로 현실감 있는 서사 구조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어린 자명의 생과 사의 갈림김은 지루하여 서사전개의 상상력이 비루해 보였다. 

그럼에도 아동사극의 유치함과 천진난만함이 아니라 어른 사극의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첫사랑이나 순수한 사랑에 목매이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 석세스 스토리라는 단선적인 구도나 선과악의 대결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에서도 거리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멜로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 권력과 국제전쟁 그리고 민족적 갈등이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함께 버무려져 있다.

사실 그동안 스타파워는 사라지고 말았다. 아니 처음부터 스타파워는 없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웬만한 드라마의 인기는 중년 연기자들이 좌우한다. 그점을 쉽게 잊게 된다. 그런데 젊은 연기자들은 두어편 드라마를 찍고 몸값을 불리기에 바빴다. 물론 기획사의 과도한 이익 탐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 조로증에 걸리는 것은 중년연기자들의 알찬 연기를 보면서 반성해야 할 뿐이다. 자명고도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정려원, 정경호등의 젊은 연기자들의 주축이 될 텐데, 오히려 주인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스타의 연인' '카인과 아벨', '그들이 사는 세상'처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