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17

죄수의 딜레마에 걸려든 박연차, 이를 깬 노무현

수사관들이 단골로 사용하는 것, 죄수의 딜레마를 다 알 것이다. 이는 당사자인 사람 사이의 불신을 조장하면서, 원하는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다. 불신은 상대방에 대한 보복을 낳게 한다. 그래서 이실직고를 하고, 수사진이 원하는 대로 답을 하게 한다. 물론, 정통해석에서는 상대방이 이미 다 불었다는 말을 듣고는 자기가 살려고 사실대로 분다고 되어 있다. 박연차는 검찰의 이 죄수의 딜레마 활용에 걸려들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프레임을 잘알고 있었던 탓인지 처음부터 거부했고 판을 깼다. 결국 그는 죄수의 딜레마가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시켰다. 사람은 죄수의 딜레마 전제처럼 그렇게 찌질하게 굴지 않는다는 점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노무현 2009.05.25

노무현 서거를 진보의 결집 계기로 삼는다고?

진보는 일찍부터 노무현을 버렸다. 노무현이 수구 골통과 타협했다고 말이다. 계급성과 운동논리를 따르지 않은 듣보잡이라고 말이다. 훌륭하신 이들이다. 끼리끼리 운동을 해잡수시고 무소불위의 도덕적 권위성을 가졌으니 노무현이 얼마나 같지 않아 보였을까? 그들 브레인들을 보라 하나같이 잘났다. 노무현과 같은 천출이 있든가. 그러한 면에서 그들은 한나라당 패거리와 같다. 한국사회에서 노무현과 같이 행동해도 죽음으로 치달아가는데 자신을 더 진보라고 여기는 이들은 과연 대안이 있는가. 그들은 사기극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한국인들의 욕망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정치적인 결집의 계기로 삼으려는 일은 웃기는 일이다. 그런 작태를 중단하라. 더구나 아무도 그러할 자격이 없다. 지금은 그의 죽음에..

노무현 2009.05.25

노무현이 결벽증이라고?

각 종 매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벽증 혹은 결벽주의자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도덕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정말 이 프레임은 타당한 것일까? 한 평생 결벽증적으로 험한 길만 골라 돌파해왔던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도덕적 상처를 입은 자기 스스로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병률,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동지' 강금원 구속때 극단적 선택 생각한듯, , 2009년 5월 25일 평생 정치적 자산이자 자부심으로 여겼던 도덕성이 무너지고 난 뒤, 노 전 대통령은 그러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의 실망이나 비난 여론도 잦아들 것이고, 더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일들로 만회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척'하지 못하는, '빚'지기 싫어하는 그의 결벽증 때문일 ..

노무현 2009.05.25

노무현 자살? 그럼 박정희는 총살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일컬어 미디어들은 서거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조갑제 닷컴에 실린 글을 통해 이를 반박했다. 서거가 아니라 자실이라고 해야 맞다는 것이다. 대략 다음과 같은 말이다. "서거는 죽음을 높이는 말이다. 그러나 현직에서 물러난 자가 검찰에 출두하며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자결한 것을 두고 서거라고 하면 민주주의에서 말이 안된다" "자살을 서거로 해야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 진실을 추구하며 정도로 가야한다." 뇌물 수수혐의라고 했지만, 그것은 검찰이 일방적으로 딱지 붙인 것이다. 그것은 인격살인이었다. 검찰의 권력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갈갈이 찢어 놓을 힘을 가지고 있고 이번에 검찰은 여실하게 이같은 점을 보여주었다, ..

노무현 2009.05.25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두환과 같나?

KBS, MBC등은 모두 대통령의 수난사라는 제목으로 뉴스꼭지를 만들었다. 대통령들의 말로가 모두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수난사라는 큰 범주로 묶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일까?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와 노무현 대통령이 같은 비교의 대상이 될까? 더구나 IMF경제위기와 아들 현철 비리로 얼룩진 김영삼등과 같을 수가 있을까? 근본적으로 말로가 좋지 않다, 비극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기의 신념과 철학을 몸으로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주장을 목숨으로 증명해보였다. 이런 대통령이 있었던가. 어찌 그런 이가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과 같은 범주에 묶여 있어야 하는가. 살인마, 독재자 부정부패자들과 같다는 말인가. 이런 때만 대통령 예우인가. 그러나 그..

노무현 2009.05.24

노전대통령 유서 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노무현 2009.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