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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하며 돈받는 '커들러'(Cuddler) 어떨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 19. 18:54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포옹을 많이 한 사람들일수록 스트레스 양에 관계없이 심각한 질병의 증상을 덜 경험했다. 포옹이 질병 예방에 1/3 정도 이바지 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실험에 따르면 포옹은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증가시킨다. 반면에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인다고 한다. 나아가 혈압과 심장박동수가 2배 이상 낮았다. 이에 BBC는 심혈관계 질병을 낮춰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스트레일리 시드니 대학의 연구에서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코티솔을 줄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 직접적인 효과를 낳는다.





연구자들은 부모의 포옹을 자주 받은 아이들은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이 더 많이 분비되고, 뇌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애착 심리 이론으로 체계화 된다. 아이들은 포옹을 해주면 타인에 대한 신뢰적인 태도는 물론 그 스스로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애착이 없으면 불안한 심리 상태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동요된다는 것.


미국 국립보건원이 400여개 문화권을 분석한 결과, 포퐁이 있는 문화권일수록 폭력이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프리 허그(Free Hug) 운동은 앞선 논의들의 맥락에서 일어났다. 나아가 예스터치(Yes-Touch)는 낯선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이나 가족끼리 포옹이나 스킨십을 자주 하자는 운동도 있다.


몇년전 미국에서는 커틀 파티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로 포옹 등의 스킨십을 하면서 파티를 하는 것이다. 옷은 입고 있어야 하고, 성관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커들러'(Cuddler)가 전문직업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는데 미국 전역에 걸쳐 그 수는 수천명애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모르는 사람을 포옹해주는 사람들이 커틀러들인데,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아니라 시급을 받는 사람들이다.


http://www.examiner.com/article/professional-cuddler-charges-80-hour-new-york-city


또 다른 특징을 보면, 옷을 입은 상태로 다른 사람들을 안기거나 접촉을 하지만 성관계는 허용이 되지 않는다. 남녀관계만이 아니라 동성간에 포옹이 이루어진다. 이를 '커들러 치유법'(Cuddle Therap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담전문가에 따라서는 치유의 과학이면서 인생의 예술이라는 표현도 한다. 어쨌든 스마트 환경이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커틀러는 빠르게 회원을 모집해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상 생활에서 포옹이나 스킨십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가족 간에도 이런 일이 시도되기도 한다. 그런데 애매한 경우가 생긴다. 며느리에게 포옹인사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포옹을 하는 시어버지에게는 타당한 이유와 명분이 있을 수 있지만, 며느리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는 노력이 오히려 그렇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이는 의학적인 연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013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포옹이 코티솔을 분비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편한 상황이거나 낯선 사람의 포옹은 부정적인 효과를 낳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포옹을 당하는 사람이나 안기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평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좋은 감정에 따라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특히, 성인에게는 이러한 문제가 중요하다.


아이들은 포옹 그 자체에 대해서 다른 저항감이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포옹은 심리적인 치유를 넘어서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그런데 성인에게 포옹은 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일어났던 심리나 의학적 연구결과를 어른에게 바로 대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부부간에 실시했던 연구결과도 마찬가지다. 부부는 이미 상호 간의 스킨십이 허용되는 관계 형성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라면 낯선 사람 간에 이뤄지는 스킨십은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해도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스킨십 등은 역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 프리 허그가 사회전체적으로 확산되지 않는 측면은 여기에 있다. 진심과 애정이 사전에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커들러라는 직업이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이러한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할 때, 그것은 심리적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세심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주치의 보다도 더욱 관심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존중받고 싶어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도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포옹을 인사법이나 애정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무엇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는 법이다. 한국에서는 어린 시절에 애착 문화가 육아에서 덜하기 때문에 이런 커틀러가 필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한국에서 이런 전문적인 직업이 나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견해가 많다. 역시 성적인 상품화의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걱정이겠다.


물론 커들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은 심리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근육이 뭉치면 마사지로 풀어주듯이 마음이 뭉치면 이를 풀어주는 스킨십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 사람에 따라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한 심리적 약자의 상태는 단지 심리 자체 이전에 사회 경제적 요인, 그리고 제도적인 미흡만을 발생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카네기멜론대학교 심리학과 쉘던 코헨 교수는 "신뢰하는 사람에게서 포옹을 받으면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포옹은 어느 때 누구에게서 받는가가 중요한 셈이다.

김헌식 콘텐츠학 박사